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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18>-흑석뉴타운 11구역
평당 1억 치솟는 반포 옆 흑석 ‘잠 깨면 오른다’
강남 같은 강남변방 대형건설 눈독…8개월간 매달 1500만원씩↑ 1억 껑충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28 00:55:42
 ▲ 동작구 흑석동 271번지 일대에 위치한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이 곳은 현재는 서울에서 최초로 ‘신탁 방식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에선 처음으로 ‘신탁 방식 재개발’을 추진 중인 흑석뉴타운 11구역의 주택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부동산 업계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흑석동 271번지 일대에 위치한 흑석11구역은 1990년대 초반의 서울을 연상케 할 만큼 낡고 오래된 주택이 많다. 골목길 안에는 방앗간, 지물포 등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상점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흑석뉴타운 재개발 6번째 주자…정책 수혜입고 8개월째 오르고 또 오르고  
 
흑석11구역은 지난 2015년 12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재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르막 경사지가 많은 이 구역은 재개발이 이뤄질 경우 고층에서는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강남과 인접해 준 강남권으로 불리는 흑석동은 총 11개의 구역으로 나눠 전역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흑석 4~8구역은 이미 재개발이 완료됐거나 입주를 준비 중이다. 흑석3구역은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9구역 역시 올해 말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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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흑석동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최대 수혜지 중 하나로 꼽힌다. 국토부는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9억원이 넘는 아파트일 경우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강남권에 인접한 흑석동은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 가격이 9억원을 넘지 않는다. 게다가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주택 시세는 하루가 다르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한솔공인중개사 이해선 대표는 “단독 주택 40평의 경우 지난해 8월 6억원에 거래됐지만 지금 시세는 7억2000만원에 이른다”며 “8개월 만에 집값 1억2000만원이 상승해 매달 1500만원 꼴로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 ⓒ스카이데일리

그는 이어 “또 재개발 사업이 힘을 받아 종전보다 20% 가량 늘어난, 하루에 4~5건의 매수문의가 오고 있다”며 “하지만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흑석 11구역은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도보로 5분, 동작역은 10분 거리여서 교통 여건도 뛰어난 편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국립현충원만 건너면 바로 반포동이다. 흑석동을 가리켜 ‘옆 반포’라는 별명도 있지 않은가”라며 “한강변 현충로와 국립현충원 사이에 자리잡은 상징적인 공간이어서 대형건설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소송에 공공지원금 20억 못받아…조합 “신탁 대행자 통해 재도약할 것”  
 
지난해 4월 흑석11구역은 재개발 사업을 ‘신탁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여의도, 마포, 강동 지역 재건축 아파트 중에 신탁 방식으로 추진한 사례들이 많았지만 재개발 구역 중에서 신탁 방식으로 추진하는 곳은 서울에선 흑석11구역이 첫 사례다.
 
여의도, 강동 등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은 도로, 공원,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이 양호하나 노후화된 건물이 많은 사업지에서 시행되는 반면 흑석동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은 기반시설과 건물 모두 노후화된 곳에서 실시되는 주거개선사업 방식이다.
 
그동안 신탁사들은 재개발 사업에 진입하기를 꺼려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지분이 다양해 권리 관계가 복잡한  재개발 사업지 보다는 재건축 사업지를 염두해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흑석11구역은 입지가 좋아  변수를 감안해도 수익성을 보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탁 방식을 추진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재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설립 인가를 취소해달라며 동작구청에 행정 심판을 요청하기도 했다. 비대위 요청은 기각됐지만 이에 불복해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이번에 소송에 참여한 몇몇 사람은 넓은 땅을 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개발 대신 자기 땅에 빌딩을 짓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 흑석11구역은 사업 대행자 신탁방식으로 신탁회사와 함께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행자 방식은 조합이 사업을 시행하고, 신탁회사는 조합으로 위임 받은 업무 및 사업 전반을 관리한다. 조합은 5월 말경에 신탁회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조합 측은 소송으로 인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재개발 융자금 20억원을 받지 못했다. 소송 중인 구역은 지원 신청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조합이 결국 신탁 방식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신탁 회사에 맡겨 재개발을 추진하면 자금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공공지원 자금을 못받은 건 신탁 방식을 택한 이유 중 일부일 뿐”이라며 “향후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조합원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였다. 
 
조합과 신탁사가 공동 추진하는 방식…공사자금 부담 덜어낸 대형 건설사들 눈독  
 
현재 흑석뉴타운 11구역은 신탁 방식 가운데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대행자 방식이란 조합이 사업을 시행하고, 신탁회사는 조합으로 위임 받은 업무를 비롯해 사업 전반을 관리한다.
 
흑석11 주택재개발 조합 최형용 조합장은 “신탁사를 사업시행자로 삼는 방식과 혼돈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행자 방식은 조합과 신탁회사가 공동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셈”이라며 “현재 신탁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 공고를 낸 상태이며 5월 중에 조합 총회를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 측은 공모에 참여한 신탁사들에게 시공사 3곳의 입찰의향서도 함께 첨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수료를 가장 낮게 책정한 신탁 회사를 선택할 계획이다.  
 
흑석11구역이 신탁 방식의 재개발 추진을 발표하자 1군 건설사들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00억~ 3000억원의 공사비 투입이 예상되는 재개발 수주를 따내기 위해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공사들이 신탁 방식의 재개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신탁 방식 사업에 참여하면 신탁사가 조달한 자금으로 공사를 한 뒤 사업비만 받으면 된다. 즉, 시공사는 단순 도급자에 머물 수 있다. 
 
한 재개발 전문가는 “이미 많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경우 상당한 유동 부채를 떠안게 된다. 그런 대형 건설사들이 다시 PF 대출을 받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때문에 신탁사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고, 나중에 공사비만 받는 신탁 방식에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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