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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시 한양도성 내부 교통제한 정책
밀라노 따라잡기 박원순, 막가파식 규제 ‘시민 뒷목’
한양도성 ‘경유차 진입 강화’에 불만 고조…“실효성 있는 대안 먼저 내놔야”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2 13:05:36
서민 자동차 ‘경유차’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나날이 급증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주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6㎍/㎥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이하인 먼지를 뜻한다. 또한 지난 6일 서울의 미세먼지는 올해 최고치인 일평균 264㎍/㎥를 기록했다. 이에 문재인정부는 경유차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예고하고 있으며 서울시 역시 올해부터 노후 경유차에 대한 통행 제한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한 ‘도심차량통행제한 정책’에 따라 한양도성 안에 한해서 추가적인 경유차 통행제한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이러한 조치들이 서민들에 대한 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서민들은 주로 경유차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경유차 폐차 지원 등이 서민들의 현실에 비해 부족해 추가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시의 한양도성 통행제한 정책과 경유차 차별 논란에 대해 진단했다.

 ▲ 최근 서울시의 도시교통정책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서울시가 한양도성 내 차량 진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상당수 시민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경유차에 대한 규제는 서민층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시청(사진 위쪽)과 숭례문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시의 새로운 도시교통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서울 4대문 내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녹색교통진흥 특별대책지역’ 정책을 예고하자 그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경유차 운행에 대한 ‘강력 제재’ 방침은 저소득층에 대한 ‘차별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시를 뉴욕, 런던 수준으로”…이탈리아 ZTL방식 도입, 유례없는 교통제한 예고
 
22일 서울시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유례없는 도심차량통행제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숭례문에서부터 창의문, 혜화문, 흥인지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의 내부 지역에 차량 진입을 억제할 예정이다. 대상 면적은 총 16.7㎢며 제한 대상은 노후 경유차, 관광버스, 일반 승용차 등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 9일부터 ‘녹색교통진흥지역 자동차 통행 관리 시스템’ 설계·연구 용역 입찰을 받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3월 한양도성내부가 녹색교통진흥 특별 대책 지역으로 지정돼 교통 수요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된 상태다.
 
‘녹색교통진흥 특별 대책 지역’은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에 따른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 해당 지역은 자동차 통행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교통 혼잡 정도 등을 고려해 자동차 운행을 제한할 수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차량 운행 제한 방안으로는 2부제·5부제·10부제 등을 통한 승용차 운행 통제, 친환경 관광버스 인증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노후 경유차 운행 단속 역시 한양도성 내부에 한해 대폭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이나 제한 범위 등을 토론회, 공청회 등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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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책은 서울시 교통 환경 개선에 그 목적이 있다. 현재 한양 도성 내 하루 교통량은 1㎢당 7만7400대다. 이는 뉴욕에 비해서 약 1.5배, 런던과 비교하면 약 3.7배 정도 많은 수치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서울도심은 1.88t으로 뉴욕의 약 1.65배, 런던의 약 1.6배에 달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제재 방식으로는 이탈리아의 ‘ZTL(Zona Traffico Limitato·교통 제한구역)’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다. 로마·피렌체·밀라노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 존재하고 있는 ZTL 내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차량이 80~100유로(약 9만8000원~12만2000원)의 과태료를 물게 돼있다. 구역 내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통해 적발한다.
 
“마땅한 대안 없는 강도 높은 제한, 혼란 초래할 것” 반대 여론 급증
 
해당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시민들은 우려 섞인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vp*****’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는 한 누리꾼은 “과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며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인 만큼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 ‘na*****’는 “거주자 말고는 (도성 내에)다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경유차를 이용하고 있는 누리꾼들은 보다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한 조치만 하더라도 많은 차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 더욱 강화된다면 경유차 운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마땅한 대안 없이 강도 높은 규제책만 내놓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올해부터 노후 경유차에 대한 운행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제한 대상은 지난 2005년 이전 등록된 2.5톤 이상 경유차량 중 미세먼지 저감장치(DPF)가 부착돼 있지 않은 차량이다. 3차례 적발 시부터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다. ‘ka*********’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지금도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데, 새롭게 강화되면 규제에 걸리는 시민이 너무 많다”며 “실행에 따른 이익보다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반응은 스카이데일리 현장 취재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평일 오전 시청 인근은 많은 시민들과 차량들이 출근을 위해 지나다니고 있었다. 현재 시청, 광화문, 경복궁 인근 지역에는 서울시청, 서울정부청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 본사들이 위치해 있다.
 
시청 앞에서 만난 김진석(34) 씨는 교통제한 정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과 차들이 출근길에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 없이 규제책만을 펼치게 된다면 시민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만은 출근과 관련된 문제에 국한돼있지 않았다. 한양도성 내 위치한 각종 편의시설 이용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경유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경우 차종에 따라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유차는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사안의 심각성은 더하다는 게 일부 시민들의 주장이었다.
 
 ▲ 한양도성 내에는 명동, 남대문시장 등 다양한 관광명소들이 위치해 있으며 롯데백화점 본점·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같은 쇼핑, 편의시설들도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정책이 실행될 경우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가 저해될 우려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사진 왼쪽)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양도성 내에는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 등이 존재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난 윤종헌(43) 씨는 서울시의 경유차 진입 제한에 대해 “이 주변에 다양한 편의시설과 명소들이 많은데 노후 경유차라는 이유만으로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돈이 있는데도 낡은 차를 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세계 백화점 주차장에서 만난 이윤수(37·가명) 씨는 자신이 경유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의도가 좋은 것은 알지만 요즘 경유차를 마치 죄인 취급하는 것 같다”며 “한때 정부에서 경유차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이용을 제한한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니라 노후 차량 이용자에 대한 대책이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의 건강과 연결되는 의료시설의 경우 ‘차별’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도성 내에는 각종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종합병원 등 의료시설도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의료시설로는 서울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서울중앙의료의원 등이 있다.
 
서울대학병원에서 만난 최시현(46) 씨는 “종합병원 같은 경우는 환자와 같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만으로 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경유차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병원 이용에 제한이 생길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경유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기름값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것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유차량 이용자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서 만난 이운영(가명·37) 씨 역시 “노후된 경유차를 타고 싶어서 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아무 대책 없이 타지 말라고만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장치 설치 및 조기폐차 지원금 실효성 논란…“추가적 지원 필요”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경유차,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들은 실효성 부분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미세먼지 저감장치(DPF)가 달려 있지 않은 차량의 경우 장치 설치비용을 90%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자동차 검사에서 합격하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 한양도성에는 백화점 등 편의시설 외에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돼 있는 종합의료시설들도 존재한다. 때문에 서울시의 교통정책으로 인해 경유차의 접근이 차단될 경우 서민들이 의료 서비스 이용해 불편을 겪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경유차 지원책이 아직 미비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비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과 서울대학교 병원, 서울대학교 병원 내부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DPF 설치비용은 차종별로 상이하지만 평균 3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차주의 부담금은 30만원 가량이다. 이는 차주 개인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DPF 부착 비용이 전액 지원되는 저소득층의 조건도 4인 가구 기준 월소득 223만4000원 이하로 극소수에 해당한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DPF가 소음, 출력 및 연비 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경유차 차주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노후 차량들의 경우 DPF를 설치하더라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애초에 설치가 불가능한 차량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DPF 개발이 돼있지 않은 차종으로는 카니발(기아), 트라제(현대), 로디우스(쌍용) 등 꼽힌다. 수도권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 중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 수 없는 경유차는 약 22만 대로 추정된다.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러한 차량들은 서울시에서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폐차가 불가피하다. 만약 한양도성 내 경유차 규제가 더욱 강화된다면 그 범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에서는 조기폐차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금액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주를 이룬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달 지원금 소진으로 사업이 마감된 상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등록차량 중 경유차의 비중은 42%에 달한다”며 “이러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따라하기식’ 규제는 시민들의 편의를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경유차 규제는 지금의 감축 지원책 이외에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확실한 대안을 마련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동시에 친환경 차에 파격적 혜택을 부여해 자연스럽게 경유차 운전자들이 친환경차로 옮겨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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