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산에서 서식하고 있는 개와 고양이, 흔히들 말하는 ‘유기동물’들은 등산객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이들은 일바 가정집에서 키워지다 버려진 동물들로 10여년전 은평 뉴타운 개발이 시작되며 북한산으로 상당수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북한산에 살고 있는 유기견(사진 왼쪽)과 유기묘 ⓒ스카이데일리
최근 북한산·인왕산·관악산 등 서울 주변 산에 유기견·유기묘 등 버려진 동물들이 자주 출몰해 등산객 및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산은 버려진 동물들이 유독 많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남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전문가 및 국립공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산 속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 등은 대부분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동물들이다. 산에 서식하면서 등산객들이 주는 음식을 먹으며 생존한다. 산에 버려진 동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야생성이 강해져 점차 위협적인 존재로 바뀌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북한산의 경우 인근 지역의 재개발 사업으로 유기견, 유기묘 등이 특히 많다. 북한산 인근에 거주해 주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과 북한산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고양시 지축동에서 멀지 않은 서울 은평 뉴타운 지구에서 10여년 전 버려진 개들의 상당수가 북한산으로 옮겨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 역시 “대규모 재개발사업 당시 주민들이 이주하며 방치한 반려동물들이 산에 서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산에서 서식하고 야생에서 태어난 개체들이 늘어나면서 광견병 전파와 생태계의 교란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북한산 국립공원에서는 유기 동물 사태를 막기 위해 애완견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자연공원법 제86조에 의거해 3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무리지어 다니는 야생의 유기견들, 사람 만나면 때론 달려들기도
▲ 북한산 국립공원은 유기견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애완견 반입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애완견을 산에 반입할 시에는 자연공원법 제86조에 의거 3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벌이 내려진다. 사진은 애완견 반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북한산에 서식하는 야생 반려동물들은 시민들에게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산 대동문에서 만난 허순희(59·여) 씨는 “두 달 전쯤 이곳에서 유기견을 본 적 있다”며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미선(56·여) 씨는 일 년 전쯤 형제봉 능선에서 유기견을 만나 두려웠던 기억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바위에 혼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개 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반대편에서도 따라 짖어서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박 씨는 “야생의 야행성인 개들이라 주로 오후 시간에 출몰하는 것 같다”며 “특히 여자 혼자 있을 때를 알아보고 접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산속에서 이뤄지는 무속신앙 의식들도 유기견 증식에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며 “등산객이 없는 새벽에 주로 기도(제사 등)를 하는데, 그때 내놓은 음식을 개들이 먹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남문 앞에서 만난 산악회 회원 김희주(가명) 씨는 얼마 전 이웃 주민이 북한산 유기견 무리에게 위협을 느꼈던 일화를 전했다.
김 씨는 “앞 집 할아버지께서 혼자 새벽 등산을 즐기시는데 지난주에 대 여섯 마리의 유기견 무리들이 할아버지에게 달려들었다”며 “다행히 할아버지가 먹을 것을 갖고 계셔서 그걸 던져주고 도망 오셨다고 한다”고 우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에서 유기견을 만나면 먹이를 주지 말고 일단 자리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박봉열 민애견훈련소장은 “사람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온순한 성향의 유기견이라도 언제든 야생성이 나와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산에 버려진 유기동물…생태계 교란, 인명피해 등 문제 심각”
▲ 행락철을 맞아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들은 산에서 식사를 할 때 유기견들이 주로 나타난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북한산 곳곳에는 유기견에게 음식을 주면 안 된다는 경고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사진은 산속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 ⓒ스카이데일리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의 정상욱 보전팀장은 “북한산에는 버려진 반려동물은 대부분 개와 고양이다”며 “이 중 고양이는 야생 생물 보호법에 의해 생태계 교란 종인 관리 대상 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산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지자체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북한산에서 고양이가 발견되면 지자체에 연락해 구제를 신청해야 한다”며 “신고를 통해 포획된 고양이는 협의체로 넘어가 안락사나 중성화 수술 등 처리 방안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산국립공원 내에서는 유기동물 포획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정 팀장은 “현재 북한산 내 유기동물들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에 포획 틀을 설치해 놨다”며 “현재 불광사 방향으로 유기동물들이 많이 포진돼 있어 지난주에도 일대 지역에서 포획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리공단 측의 이 같은 활동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획틀을 이용한 유기동물 포획에 대해 박 소장은 “현재 유기견 구조에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결정적으로 개들은 다른 개가 포획 틀에 갇히는 걸 목격했을 경우 다시는 그 장소에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마취총도 활용되고 있지만 총으로 조준해야 하는 거리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기견 포획에 좀 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내비쳤다. 박지현(여·38) 씨는 “한두 마리가 아닌 무리를 지어 다니는 개들인데, 포획틀을 이용한 포획방법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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