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품질과 브랜드 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인 와인을 이용한 재테크가 주목 받고 있다. 와인 출하 전 예약 구입으로 저렴하게 구매한 후 수년이 흐르고 가치가 상승했을 때 다시 파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얻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와인전문매장 ⓒ스카이데일리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저금리로 저축이나 예금 등이 외면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만한 이색 재테크 중 하나로 ‘와인재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와인재테크’는 품질과 브랜드, 생산년도 등이 다양한 와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와인재테크는 상품의 가격이 저렴할 때 사뒀다가 비싸지면 내다파는 ‘대체투자’ 개념이 적용된다. 좋은 와인을 싼 가격에 사는 것이 핵심인 만큼 와인을 알아보는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인을 통해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10만원대의 저가 와인부터 500~600만원이 넘는 고가 와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이 존재한다.
오래될수록 비싸다…수천만원 최고급 명품 와인 시간 흐르면 수억원대 호가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 소재 고급와인 중개상 리벡스가 만든 ‘리벡스 100 와인지수’ 기준 고가와인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17%다. 와인재테크가 어지간한 고수익 재테크 못지않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실을 방증하는 수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테크 관련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와인에 투자하는 일은 각별한 안목과 오랜 시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와인재테크의 장점은 와인이 매해 한정된 수량만 제조 가능하며, 숙성할수록 가치가 늘어난다는 데 있다. 와인의 가격은 와인생산자, 산지, 생산년도인 빈티지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와인은 주로 품질과 브랜드가 뛰어난 고급 와인이 주를 이룬다.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로마네 콩티’ 와인의 경우 3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최상급 와인의 경우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07년 2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 나온 프랑스 보르도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 1945년산’은 31만700달러(약 2억9205만원)에 낙찰돼 와인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 와인은 희소성에 따라 등급과 가치가 매겨 진다. 수집을 목적으로 와인을 구하더라도 보관만 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돈으로 그 노력을 인정받는다. 사진은 매장에 비치된 한정판 와인(사진 왼쪽)과 프랑스산 ‘브루고뉴’ 와인 ⓒ스카이데일리
무조건 최고급 와인이어야만 재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와인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와인으로 재테크에 도전해 볼 수 있다. 한정판 와인을 구매한 뒤 해당 와인의 가치가 오를 때까지 보관했다가 가치가 오르면 경매를 통해 와인 애호가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와인재테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이상호(38) 씨는 “2007년산 ‘샤또 라뚜르’라는 와인을 2009년 50만원에 구매해놓고 아까워서 보관만 해오다 5년 뒤 120만원에 되팔았다”며 “팔고나서 ‘이럴 줄 알았으면 살 수 있을 때 몇 병 더 구매해 놓을 걸’하는 아쉬움에 와인재테크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애주가이며 취미로도 와인을 모은다는 유성혁(44)씨는 “한창 경제상태가 좋았던 시절 와인을 다룬 만화 ‘신의물방울’을 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보르도 샤또 마고’ 라는 와인을 240만원에 구매하고 소장했다”며 “이후 사업이 어려워져 돈을 벌 목적으로 경매에 내놨는데 원래 가격보다 (몇년만에) 40만원을 더 받고 팔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잘만 구매하면 본전 이상…보존방법, 희소성, 원산지 등에 따라 시세 천차만별
전문가들은 “와인이라고 무조건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와인의 경우 주식과 달리 실물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고급와인의 경우 가격 하락폭이 적은만큼 안전자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와인전문매장 와인공간 관계자는 “사실 마트에서 흔히 파는 3~5만원짜리 와인은 재테크 수단이 되기에는 부적합하다”며 “오래두고 마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와인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와인재테크를 할 때는 와인의 등급만큼이나 보관과 관리도 중요하다. 외부 손상은 특히 금물이다. 일반적으로 저온 다습한 곳에서 눕혀서 보관해야 가치를 인정 받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와인매장 ⓒ스카이데일리
다수의 와인전문가에 따르면 와인 구매 시 와인의 산지, 생산년도(빈티지), 위탁자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구매 후에는 관리에 신경 써야 실패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특히 한정판과 같은 희소성 높은 와인은 값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일례로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인 ‘도멘 앙리 자이에 리쉬부르 그랑 크뤼’는 한 병당 1만5000달러(한화 약 1680만원) 선에 거래된다. 생산년도에 따라 4만달러(약 4490만원)를 호가하기도 한다. 천재 와인메이커로 알려진 앙리 자이에가 만들었는데 한 해 생산량이 3500병 이내에 불과해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와인재테크에 도전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소는 원산지다. 같은 와인이라도 원산지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칠레나 아르헨티나 와인은 상대적으로 가격 대비 가치가 높다. 유럽에선 스페인 와인이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다.
와인을 구매한 이후에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도 가치가 달라진다. 아무리 유명한 와인이라도 잘못된 관리로 고유의 맛과 향이 변질된다면 몸값은 곤두박질치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에 예민한 와인은 되도록 섭씨 10~18도, 습도 75%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전문가들은 “재테크를 위해 와인을 장기적으로 보관하려면 일반 냉장고에 넣는 것은 금물이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와인을 직접 고르고 보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와인 선정부터 보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와인 투자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선은경 와인타임 점장은 “와인재테크를 제대로 하려면 보관 시 냉각온도와 습도가 중요하다”며 “한정판으로 출시된 ‘스크리밍 이글’과 같은 와인 등은 고가의 가치를 지닌 만큼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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