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측근 인사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그의 여고동창인 손혜원 의원, 그리고 참여정부 시절부터 함께해 온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사진은 청와대 ⓒ스카이데일리
지난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인사를 분석하면 ‘파격·안정·탕평’ 등의 키워드로 정리된다. 문 대통령과 관계가 멀지만 전문성을 갖춘, 그러면서도 의외의 인물들이 다수 발탁된 데 따른 결과다.
아직까지 인선은 끝나지 않았다. 정부 부처 및 각 기관장, 주요 자리는 아직까지 공석이거나 전임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이 다수 존재한다. 문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들이 여전히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지근거리에서 도움을 줬던 인사들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핵심 요직에 대해서는 ‘보은인사(報恩人事)’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직접 발탁하지 않더라도 해당 인물의 측근을 요직에 앉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의 호남 특보’ 영부인 김정숙 여사 활약에 고교 동창도 새삼 조명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과거 호남지역에서 반문(반 문재인) 정서가 극심했던 때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호남 민심 달래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난 4·13 총선 당시에는 광주를 찾아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를 떠나겠다”는 총강수를 던지기도 했다.
대다수는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지역 내에서의 반문 정서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경쟁후보인 안철수 당시 후보는 ‘호남당’이라 불렸던 국민의당을 적으로 삼고 있어 호남 지역 내에서 문 대통령이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결과는 달랐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호남지역은 18대 대선에 이어 다시 한 번 문 대통령을 선택했다.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 중 상당수는 문 대통령 호남 승리의 결정적 이유로 부인 김정숙 여사의 활약을 꼽았다. 대선 기간 내내 김 여사는 단순히 내조 차원을 넘어서는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가 상당했다. ‘문재인의 호남 특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당선 후에도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을 얻으며 강한 친화력과 소탈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직접 10시간동안 달여 만든 인삼정과를 선물로 내면서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함께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담은 손편지까지 준비하는 등 문 대통령의 ‘협치’ 행보와 발맞춘 내조를 선보였다.
▲ 영부인 김정숙 여사(사진 왼쪽)는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문재인의 호남 특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호남지역을 누비며 문재인 대통령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내조 차원을 넘어서는 활약을 펼쳤다. 김 여사의 숙명여고 동창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홍보위원장으로 직접 영입했다. [사진=뉴시스]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 높아지면서 덩달아 그의 측근 인사들도 하나 둘 조명을 받고 있다. 김 여사가 선거 기간부터 대통령 당선 이후까지 줄곧 문 대통령을 보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측근들의 도움도 상당수 작용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여사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사가 바로 손혜원(서울 마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김 여사와 숙명여고 동창인 손 의원은 지난 2015년 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직접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한 인사다. 1955년 출생으로 숙명여고, 홍익대를 졸업했다.
손 의원은 소주 브랜드 ‘참이슬’, ‘처음처럼’, 카페 ‘엔제리너스’ 등 유명 브랜드 이름을 직접 지은 인물로 유명하다. 영입 당시 “새누리당이 파란색을 버린 것을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한 그는 당 현수막 작업과 당 컬러를 활용한 이미지메이킹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 기간 중 문 대통령에게 ‘케네디 넥타이’라고 불렸던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하도록 권한 인물도 손 의원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 부본부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문 대통령의 오랜 인연…최측근 시선 부담에 2선 후퇴한 ‘3철’
정치권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문 대통령 하면 빼먹지 않고 거론되는 인사는 바로 ‘3철’이다. ‘3철’은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민주당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을 함께 일컫는 단어다. 세 사람 모두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오랜 기간 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물심양면 도운 세 사람은 대선 이후 청와대나 내각의 핵심 요직에 앉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 사람 중 어느 한 사람도 발탁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3철’의 발탁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로 전임 정권의 몰락이 대통령 최측근의 비리 의혹이었던 점을 꼽고 있다. 정권 초기 최측근으로 불리는 ‘3철’을 발탈하게 되면 전임 정권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을 우려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향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 등 위기 상황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전해철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으로 꼽혀 온 인물이다. 2006년 민정수석으로 활동하던 당시 ‘로스쿨 도입’ 등 사법개혁을 직접 지휘했다. 19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단장 및 경기도당 위원장으로서 경기지역 유세를 지원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그는 법조경력과 관료 경험을 두루 갖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 대통령 비서실 민정비서관·민정수석 등을 역임했었다. 하지만 정권 초기임을 감안해 아직까지는 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6일 ‘2선 후퇴’ 의사를 밝힌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기자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국내 언론 선임행정관, 국내 언론 비서관, 홍보기획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상심한 문 대통령을 18대 대선후보로 나서도록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4.13 총선 이후 문 대통령이 휴식 차 히말라야로 트래킹을 떠났을 때 동행했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19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 역할을 했다.
문재인 캠프의 아이디어맨이자 막후 조력자로 꼽힌 그는 당초 청와대 내각 명단에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엔 스스로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2선으로 후퇴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문 대통령이 최측근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비서관 또한 대통령의 최측근 타이틀에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0일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스스로 떠났다. 그는 “정권교체는 이뤄졌고, 내가 할 일을 다 한 듯하다”며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말했다. 그 후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이기도 한 이 전 수석은 1981년 ‘부림사건(제5공화국 시절 집권 초기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일으킨 부산 지역 사상 최대의 용공조작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의 변호를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영화 변호인의 실제 인물이 바로 이 전 수석이다.
이 전 수석은 2012년 대선 때도 당 안팎에서 ‘비선 실세’라는 비판이 나오자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뒤 원래 운영하던 해운대 앞 여행사 대표로 돌아갔지만 이번 대선에서 다시 문 대통령은 지원했다. 그는 부산·경남(PK) 출신 인재영입 지원에 전력을 다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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