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직접 도박을 하거나 도박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등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도박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게다가 청소년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 도박 앱 이용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김 씨가 구매하는 복권은 흔히 알려진 로또, 연금복권520 등과 거리가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한 파워볼, 스피노키노 등이다. 나눔로또 사이트에서 판매중인 이들 복권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가 가능하다. 구매 후 몇 분 안에 결과가 판가름 난다.
김 씨는 온라인 복권 구매 주기와 구매 금액이 점차 커졌다. 스마트폰 앱을 깔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보니 구매에 거리낌이 없어진 결과였다. 지금은 월 수입 중 상당액을 복권 구매에 할애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복권 중독’에 빠진 것이다.
최근 김 씨의 사례처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행성 행위를 즐기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성까지 높다 보니 문제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사행성 행위의 경우 중독성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도박 중독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박 앱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우려를 더하는 대목으로 평가됐다.
5~7분 단위 온라인 복권 구매·추첨 반복 진행…나눔로또 추첨식 복권 도박과 흡사
김이곤 씨의 설명에 따르면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그가 앱을 통한 온라인 복권 등을 소개하자 대부분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5분, 7분 등 짧은 시간 내에 연속적으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에서 실행한 나눔로또 앱(사진 왼쪽)과 아이폰에서 실행한 앱은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글 플레이(Google Play)는 합법인 나눔로또의 온라인 구매도 사행성으로 보여 진다고 규정지었다. ⓒ스카이데일리
나눔로또 사이트에서 현재 구입 가능한 인터넷 복권은 △파워볼 △스피드키노 △트레져헌터 △트리플럭 △메가빙고 △더블잭마이더스 △캐치미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추첨식 복권은 △파워볼 △스피드키노 △메가빙고 등이다. 즉석식 복권은 △트레져헌터 △트리플럭 △더블잭마이더스 △캐치미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추첨식 복권은 5분 또는 7분 단위로 판매와 추첨이 이뤄진다. 사실상 구매와 동시에 바로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일반적인 도박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복권마다 구입한도는 1회 10만원, 1일 30만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다른 사람 이름으로 얼마 든지 구매가 가능하다.
나눔로또의 온라인 전용 복권 판매의 사행성 문제는 일찌감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내 앱 다운로드 프로그램인 ‘구글 플레이(Google Play)’는 나눔로또의 온라인 전용 복권은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구매할 수 없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선전성·도박성·사기성 앱 유통을 금지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결과였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폰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이들은 앱을 통한 나눔로또 온라인 복권 구매가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나눔로또 앱을 설치한 후 인터넷 복권 구매 버튼을 누르면 ‘홈페이지에서 유용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화면이 등장할 뿐 구매는 불가능했다. 반면 아이폰 운영체제에서는 곧장 구매 페이지로 넘어갔다.
사행산업 통합 관리·감독 기구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정작 나눔로또 온라인 복권이 사행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당 기구는 사행산업을 통합적으로 관리, 감독하기 위해 설립된 국무총리 직속 심의·의결 기구다.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위원회 관계자는 “나눔로또가 합법적이긴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앱을 통한 게임 구매가) 사행성 조장 측면으로도 생각할 수 있을 법하다”고 말했다.
계좌에 돈 입금 후 스마트폰 앱 이용해 도박 게임 가능…수십조 불법도박장
▲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설치한 도박 앱 가입 절차에는 은행명, 계좌번호 등 실제로 돈을 거래할 수 있는 정보를 입력해야 했다. 도박 앱 운영진은 실제 입·출금 거래가 가능한 배팅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단속에 걸릴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도박 앱 이용화면(사진 왼쪽) 및 해당 앱 운영자와의 대화 내용 캡쳐 화면 ⓒ스카이데일리
합법적 복권·게임 구매도 사행성 조장을 의심할 수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쉽게 도박 앱을 설치·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주변의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사행성 도박 앱을 직접 설치해 봤다. 앱을 실행하자 화면 하단에는 △가입 코드 △프로필 △카카오톡 문의 등의 항목이 등장했다. 화면 상단에는 카톡(카카오톡) 문의라는 문구와 함께 아이디가 적혀 있었다.
우선 ‘가입 코드’ 버튼을 누르자 숫자가 등장했다. 가입 할 때 필요한 일종의 ‘인증번호’였다. 가입을 위해 ‘Join’ 버튼을 눌렀다. 이후 앞서 나타난 인증 숫자를 입력했다. 이어진 화면에는 아이디와 닉네임, 비밀번호 등과 함께 은행명, 계좌번호, 예금주 등의 항목의 등장했다. 실제로 돈을 거래하며 게임을 하는 불법 도박 앱임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카톡 문의에 적힌 아이디를 통해 운영자와 대화를 시도했다. 운영자는 “단순히 재미로 즐기는 게임 앱이 아니고 현금 거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소소하게 재미로 즐겨도 되고 실제 입·출금 배팅이 가능하며 다양한 게임이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불법 도박 앱 이용에 대한 안전 문제를 걱정하자 “현재 7년간 운영돼 왔다”며 “안전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도박 앱을 다운로드하고 가입을 시도했다. 이번 앱의 경우 가입메뉴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해당 앱은 도박 게임의 직접 이용 대신 특정 도박 게임과 관련된 각종 정보만 제공하고 있었다. 앱 화면 한 쪽에 ‘가족방 문의’라는 문구가 보였다. 확인 결과 ‘가족방’은 특정 도박의 각종 정보 등을 공유하는 모임을 일컫는 말이었다. 대화는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운영자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해당 앱은 사실상 도박 앱의 홍보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운영자는 “이 앱은 홍보용이다”며 “따로 즐기는 곳이(불법 도박 앱) 없다면 우리 앱을 이용하면 가입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운영자가 알려준 주소로 접속하니 회원가입 페이지가 열렸다. 해당 페이지 역시 출금 계좌번호를 적는 항목이 존재했다. 운영자는 “포인트가 있을 때 환전 신청을 하면 해당 계좌로 돈이 입금된다”고 소개했다.
도박 앱 운영 실태에 대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는 곳들은 대부분 불법 도박 앱이다”며 “앱에서 직접 도박이 이뤄지지 않아도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청소년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사행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법 도박 앱 운영업체에서 합법이라 말하는 것은 장사를 위한 것일 뿐이다”며 “현재 계속 불법 도박 웹사이트에 대해 신고를 받고 있고 꾸준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련 웹사이트에 대한 차단 요청을 실시 중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대다수의 도박 앱들은 사실상 불법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5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간한 ‘제3차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신종 지능형 온라인 도박을 비롯한 불법 도박이 확산되고 있어 단속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스포츠토토, 나눔로또, 배트맨 등을 제외한 나머지 온라인 도박 게임은 모두 불법이다.
불법 온라인 도박 게임으로는 ▲사다리, 달팽이 등 웹보드 ▲라이브 카지노 ▲바다이야기 등 릴게임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지난 2015년 기준 불법 온라인 도박 규모(3차 실태조사)의 추정치는 웹보드가 12조5177억원, 온라인 카지노가 8조3452억원, 릴게임 4조1726억원 등이었다. 모두 합친 총규모는 25조355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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