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절 ‘보수여전사’라 부르더군요. 제 발언 하나하나가 온라인에 기사화가 됐죠. 하지만 전 다르게 생각해요. 그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 도리를 다하며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쓴 소리를 할 뿐이죠”
정미홍 에릭슨컨설팅 대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KBS의 간판 아나운서로 남아있다. 과거 그는 KBS 공채 19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9시뉴스 앵커로 활약,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올림픽중계 메인 앵커로 활약하는 등 스타 아나운서로 이름을 날렸다.
올림픽 이후 정 대표는 돌연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에 돌아온 후 ‘더코칭그룹’이라는 회사를 세워 사업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최근 그는 다른 이유로 여론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존과 달리 정치·사회 분야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겨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 당시 탄핵반대운동에 앞장섰던 태극기집회에서 연일 날선 발언을 쏟아내 주목받았다. 최근 그는 조원진 의원과 함께 신당 대한애국당을 창당하는 등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걷고 있다. 이 밖에도 인터넷방송, 각 집회 현장 및 강연장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아니면 말고식 욕설 좌편향 인터넷방송 경악…이를 지지하던 진보 세력에 재차 경악”
무릇 정치 행보란 반대세력 지지자들로부터 갖은 비판과 비난을 받기 마련이다. 광화문 에릭슨컨설팅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에게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스타 아나운서로 영원히 기억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였다. 정 대표는 6년 전에 겪은 일을 회상하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당시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끈다는 ‘나는꼼수다(나꼼수)’를 듣게 됐어요. 사실 전 그때까지만 해도 경제뉴스만 주로 볼 뿐 시사·정치 등에는 관심이 없었죠. 나꼼수를 들은 전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어요”
‘팟캐스트’란 인터넷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근래에는 TV·라디오 형식을 빌린 동영상·음원 콘텐츠들이 팟캐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꼼수는 팟캐스트 콘텐츠 중 상당한 인기를 끄는 동영상콘텐츠였다.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정치풍자 내용이 주를 이뤘다.
2011년 4월 처음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했으며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정봉주 전 의원, 시사인 주진우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 등이 진행했다.
“나꼼수는 의혹을 제기하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진행됐어요. 인터넷을 통해 방송되는 것이라 그런지 욕설도 난무했죠. 전 사실이 아닌 의혹이 여과 없이 방송되는 현실에 경악했죠. 사회 불안을 촉발시키고 반감을 키우는 촉매제와 같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진보세력은 그런 방송을 오히려 장려하고, 호응했어요. 너무 놀라웠죠”
그 후 정 대표는 시사·정치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작성해 개인 SNS 계정에 게재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종편채널에서 그를 논객으로 초빙했고 이를 계기로 대중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현·자유한국당)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선거에 승리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었죠. 보수정당으로부터 러브콜이 온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수락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해야 할까요. 총선에서는 아시다시피 승리를 거뒀죠. 최선을 다한 만큼 전 제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총선보다 더 중요한 대선이 있더군요”
정 대표는 대선 때도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다. 밀려드는 방송 요청을 빠짐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한민국 사상 첫 여성대통령의 영광을 차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회복…개인의 문제 아닌 나라를 위한 일”
정 대표는 총선·대선 때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 속에서 더욱 주목 받았다. 태극기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연단에 서서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결정된 이후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그는 조원진 의원이 주도해 새롭게 창당한 대한애국당에 참여했다.
“연단 위에서든 아래서든 태극기 집회서 백날 태극기 휘둘러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어요. ‘박사모’라는 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취지였죠. 그래서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대한애국당에 참여했어요.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사모를 해체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어요. 한 개인을 숭배하는 집단화되는 것을 경고한 셈이죠”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다른 마음 같았어요. 박사모 세력을 이용하기 급급했죠. 그들은 저와 대선후보였던 조 의원까지 제명했어요. 그래서 따로 나와 대한애국당을 별도로 창당하게 된 거에요.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었죠.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당을 만든 거예요”
과거 정 대표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민주당 조순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당시의 이력 때문에 일각에서는 ‘철새’라는 오명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철새’라는 수식어는 ‘음해’라고 못을 박았다.
“제가 마치 이당 저당 옮겨 다니는 사람으로 비춰지길 원하는 몇몇 사람들의 음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시 캠프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순순한 마음의 표시였지 입당조차 안 했거든요. 민주당에서 입당을 권한 것은 맞지만 ‘자꾸 입당하라 하면 돕지 않겠다’고 제가 선을 그었어요. 제 손으로 입당계를 제출한 곳은 새누리당(현·자유한국당)이 유일 합니다”
정 대표는 각종 음해의 목소리에 강경하게 대처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악플은 남기는 누리꾼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다. 수년 전까지의 사례들까지 종합해 대대적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소송은 보복이 아닌 사회 정화 차원에서결심하게 됐다. 비판은 달게 받지만 욕설과 협박으로 점철된 비난은 적법하게 응징하겠다는 의미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애국당을 잘 성장시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나갈 거예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부국한 나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이 선제돼야 해요. 저는 친박도 박사모도 아니에요.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박 전 대통령과 차 한 잔 나눠 본적 없어요. 단지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뿐이죠.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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