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장김치 시장의 경쟁구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포장김치 시장에 선두로 뛰어든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대상 ‘종가집 김치’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CJ 비비고 김치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6월 CJ제일제당이 재료의 고급화를 내세워 시장에 출시한 ‘비비고 김치’는 출시되자마자 시장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여론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4년 9.4%에 불과했던 CJ제일제당의 포장김치 시장점유율은 비비고 김치 출시 이후 불과 1년만인 지난 5월 29.5%까지 상승했다.
경쟁자의 추격에 관련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대상 종가집 김치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4년 60%대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이 지난 5월에는 46.1%까지 떨어졌다. 2년 새 15%p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1인 가구 비중도 점차 높아져 향후 포장김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해마다 상승세를 보였고,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23.3% 증가한 1689억원까지 증가했다. 포장김치 시장에서 비비고 김치와 종가집 김치의 맞대결에 호기심 섞인 시선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혼족 겨냥한 비비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소포장 패키지’ 적중
CJ제일제당 및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비비고 김치는 포기김치와 썰은김치, 총각김치 등 종류가 12가지나 된다. 이들 중 썰은김치는 1인 가구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간 포장김치는 포기째 꺼내 직접 썰어 먹어야 했지만 비비고에서 내놓은 썰은김치는 이미 알맞은 크기로 썰린 채 용기에 담겨있어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줬다는 평가다.
비비고 김치는 대용량 사이즈가 아닌 적은 용량의 제품 위주로 선보이고 있다. 60g부터 3.3kg까지 다양한 용량의 소포장 패키지를 출시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1인 가구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상품 구성 또한 이들을 겨냥한 소용량·소포장에 무게감을 싣고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포장김치와 달리 한눈에 들어오는 초록색 포장 디자인도 비비고 김치의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수요층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한몫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대형 할인마트를 방문한 서정은(21·여) 씨는 “어차피 포장된 김치의 맛을 보고 살 수는 없으니까 통에 들어있는지, 여러 번 나눠 먹어도 번거롭지 않을지 등을 따져보고 사게 된다”며 “처음에는 포장 디자인이 예뻐서 샀는데 맛이 괜찮아서 꾸준히 사먹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소비자들이 줄다보니 한 번을 먹어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고춧가루를 비롯해 액젓, 소금 등 원재료를 고급화 한 비비고 김치를 최상의 맛으로 빨리 먹을 수 있도록 적은 용량으로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젓갈맛과 차별화 전략, 김치명가 아성 ‘종가집’
비비고 김치가 소포장 중심의 제품으로 젊은층을 공략했다면 종가집 김치는 주고객층인 40~50대 소비자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5~10kg 대용량 사이즈 김치로 인기몰이 중이다.
비비고와 종갓집, 주 제품은 김치 맛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고급 원재료와 비법 액젓을 사용한 비비고 김치는 심심하면서도 정갈한 맛이 특징이다. 반면 종가집 김치는 젓갈이 들어간 토속적인 김치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배윤지(29·여) 씨는 “김치는 늘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기 때문에 맛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다른 포장김치 제품은 그때그때 맛이 달라서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종가집은 예전부터 맛의 일관성이 있어 좋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후발주자들의 강세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계 1위인 종갓집도 차별화 전략으로 추격에 맞서고 있다. 대상은 신제품 개발과 함께 농식품부와 올 초 공동연구한 ‘김치발효종균’을 특허 출원했다. 이를 김치에 적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젓갈이나 원재료를 개개인의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김치’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여행객들이 주문한 김치를 공항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 ‘공항배송’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후발 업체가 들어오면서 경쟁이 불가피한 건 있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점유율 하락은 신규 업체들의 진입으로 분산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시적인 행사를 강화하고 김치에 대한 꾸준한 연구로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면서 상황에 따른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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