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과거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금도 신한금융 내 ‘친라(친 라응찬)세력’의 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측은 신한사태 이후 그룹 내 ‘파벌’과 ‘계파’가 모두 사라졌다고 줄곧 주장해왔지만 주변의 반응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동안 위 행장은 중립계 인사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줄곧 경쟁구도를 그려왔다. 탄탄한 지지 세력을 구축한 위 행장과 달리 조 회장은 전임 한동우 전 회장 외에는 마땅한 지지자가 없었다. 신한사태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중립계’인 조 회장이 신한지주 회장직을 차지하긴 했지만 ‘여전히 그룹 장악력이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든든한 지지자인 한 전 회장과의 관계가 오히려 조 회장이 그룹 장악력을 키우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향후 예정된 계열사 CEO인사에 한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 역시 한 전 회장의 그늘 아래서 지배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일고 있다. 이른바 ‘한동우 막후지배설’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조용병 체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CEO인사의 예상시나리오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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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조 회장이 자신의 친정세력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곤 있지만 최근 들어 반대 의견에도 상당부분 힘이 실리고 있다. 전임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지금의 자리에 오른 만큼 계열사 CEO들 역시 ‘한동우 사람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조 회장 역시 당분간 한 전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동우 막후지배’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6개 주요계열사 수장 무더기 임기 만료…“한동우 막후경영 막 올리나”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CEO들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 계열사 중 규모 측면에서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하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의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CEO들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임기만료를 앞둔 CEO는 △이병찬(신한생명) △민정기(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설영오(신한캐피탈) △김영표(신한저축은행) △이신기(신한아이타스) △이동대(제주은행) 등 총 6명이다. 이들 중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 이동대 제주은행장 등은 이미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계열사 CEO인사는 임기 만료 약 1~3달을 앞둔 시점에서 대부분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현재 신한금융 내부는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머릿속이 복잡할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불과 몇 달 앞으로 다가온 CEO 인사는 신한금융의 내부 권력구도 개편과 동시에 조 회장의 그룹 장악 능력을 판가름하는 ‘시험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회장이 취임한 지 반년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위성호 신한은행장과의 알력 다툼을 의심하는 시선들이 많아 이를 종식시킬 계기로도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을 통해 조 회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그룹을 장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의 든든한 후원자인 한동우 전 회장의 의중이 인사에 먼저 반영될 수도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한 전 회장은 퇴임 후 고문직을 맡으며 한 차례 ‘수렴청정’, ‘막후경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 인선을 통해 계열사 CEO 자리가 ‘한동우사람들’로 채워지고 막후경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배경이다.
최근 이뤄진 계열사 CEO로 발탁된 인사들의 면면은 이미 이러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신한금융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연내 설립될 리츠 AMC의 수장으로 남궁훈 신한금융투자본부장을 내정했다. 남궁 내정자는 한 전 회장과 같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93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2003년 신한생명으로 이동해 종합금융팀장과 여신운용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가 신한생명에 몸담았을 당시 그곳의 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은 바로 한 전 회장이다.
당시 신한은행 부행장이었던 한 전 회장은 2002년 5월부터 신한생명 대표를 맡았고 순이익을 5년 동안 10배 이상 올리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당시 공로는 한 전 회장이 신한금융 회장이 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열사 CEO 자리 차지한 ‘한동우 사람들’ 연임 가능성 높아”
현재 계열사 사장 중에도 한 전 회장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 중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인물들도 다수 존재하는데, 대부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우선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은 지난 2001년부터 신한생명 상무를 맡았으며 2005년부터는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한 전 회장과 함께 신한생명 실적 개선을 이뤄낸 당사자다.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의 경우 한 전 회장과 같은 부산 출신이다. 한 전 회장은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설 사장은 부산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설 사장은 한 전 회장 체제 하에서 신한아이타스 사장, 신한캐피탈 사장 등 2개의 계열사에서 사장직을 수행했다.
차기 CEO 선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인물 중에도 ‘한동우 사람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 이동환 GIB(Group and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사업부문장은 한 전 회장에 의해 발탁된 인사다. 2009년 신한은행 상무였던 그는 2011년 금융지주 전무로 자리를 옮겼고 4개월 만에 부사장보가 됐다.
이후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됐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과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거쳐 지난 6월 부문장이 됐다. GIB사업부문장은 신한금융 5개사(지주, 은행, 카드, 금투, 생명) 투자부문을 총괄하는 자리다.
신한은행 부행장 중에서는 서현주 부행장과 왕태욱 부행장이 한 전 회장과 같은 부산 출신인사다. 서 부행장은 부산상업고등학교를 왕 부행장은 브니엘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둘은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친라응찬계 인사로 꼽히는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 등의 자리가 공석이 될 경우 계열사 사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영향력 미비한 조용병의 사람들…힘 실리는 ‘한동우 막후경영설’
신한금융 내 ‘조용병의 사람들’로 지칭될만한 이들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 역시 ‘한동우 막후경영설’에 힘을 싣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조 회장이 파격인사를 단행해 몇몇 인사를 등용하긴 했지만 재임기간이 짧아 ‘지지세력’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영웅 신한금융 부사장과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 진옥동 부사장 등의 경우 조 회장의 은행장 임기 말에 파격인사를 통해 등용된 인물들이다. 우 부사장과 허 부행장은 일반적으로 2년이 걸리는 전무를 단 1년만 거치고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우 부사장은 부행장 승진 3개월 만에 조 회장을 따라 신한금융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신한금융 내 5개사의 디지털 분야를 총괄하는 CDO(Chief Digital Officer)로 선임됐다. 허 부행장은 5개사 글로벌 부문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맡게 됐다. 허 부행장은 조 회장과 같은 뉴욕지점 출신 ‘국제통’이다.
진 부사장은 보다 특이한 케이스다. 그는 상무직 SBJ(신한은행 일본 현지 법인)사장에서 전무를 거치지 않고 곧장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우 부사장과 함께 조 회장을 따라 지주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회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재일교포 주주 인맥 부족을 해결해줄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환 GIB사업부문장도 최근 그룹 내 핵심 요직을 맡으며 조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조 회장과는 과거 뉴욕지점에서 대리직급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박우균 신한금융 상무도 조 회장과 같은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들에 대해 “대표적인 ‘조용병의 사람들’로 분류되곤 있지만 아직까지 지지세력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부분 임원 경력이 길지 않아 자신의 입지조차 완벽하게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핵심인사는 “조용병 회장이 지금 당장 한동우 전 회장의 영향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며 “아직까지 한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지지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열사 인사를 통해 조용병 회장이 단번에 자신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아마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위성호 은행장과의 관계 때문이라도 당장은 한동우 전 회장에게 기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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