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수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압수수색이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검찰은 7일 최근 불거진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북부지검에 따르면 압수수색 대상은 이광구 행장의 사무실을 포함한 전산실, 인사부 등 20여곳이다.
검찰 관계자는 “은행장실을 비롯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무실 10여 곳과 관련자 주거지 10여 군데를 압수수색 중이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 개입됐는지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당시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채용 비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은 수출입은행 간부의 부탁으로 당시 채용 과정 담당자에게 예정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하도록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덕분에 해당 수출입은행 간부의 자녀는 금감원 채용에 합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종규 KB회장도 최근 압수수색을 당했다. 지난 3일 영등포 경찰서는 KB금융지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KB금융지주 노동조합 측은 윤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실시된 찬반투표에서 사측이 개입해 설문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경찰은 노조업무를 담당하는 HR본부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윤 회장에 대한 배인, 횡령 혐의를 수사 중에 있다. 지난 7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LIG손해보험 인수과정에서 윤 회장이 5000억원 이상의 배임을 저질렀다고 고발한 바 있다.
최근 검찰과 경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이들은 모두 얼마 전까지 회사의 유례없는 성장을 이끌며 호평을 받아왔다.
이광구 행장의 경우 지난해 우리은행의 숙원과제였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까지 성공했다. 올해 3분기 기준 1조37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 실적면에서도 높은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는 수치다. 하지만 현재 이 행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한 상태다.
윤종규 회장은 과거 KB사태(KB금융지주 내분사태)를 성공적으로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3분기 누적실적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그 간의 실적들을 인정받아 차기금융지주 회장 선거에서도 단독후보로 추천되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김용환 회장 역시 호실적을 바탕으로 농협금융지주 최초로 올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7285억원으로 올해 연간 목표인 65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윤종규 회장과 김용환 회장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현재 각각 연임 여부와 잔여 임기 수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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