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태운 DB생명보험(구·동부화재, 이하 DB·생보) 사장의 경영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DB생보의 구원투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실적 및 건전성 하락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이태운 DB생보 사장은 올해 8월 연임이 결정됐다. 재임 직후 회사 순이익을 끌어올려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주들의 신뢰를 얻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임기가 늘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연임이 결정되자마자 수익성이 줄어들고 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안팎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오는 2021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생보업계가 자본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DB생보는 배당성향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사고 있다.
‘정통 동부맨’ 연임 직후부터 업계 호황 속 실적 내리막
이태운 DB생보 사장은 1982년 동부화재에 입사했다. 마케팅담당 상무, 대구사업본부장 상무, 경인사업본부장 상무, 개인사업부문장 상무, 개인사업부문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8월 동부생명 사장(대표이사)에 올랐다. 30여년 가까이 동부에만 몸담은 정통 ‘동부맨’인 셈이다.
올해 8월 임기 종료 예정이었던 이태운 사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이 결정됐다. 생보업계 안팎에서는 사장 취임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 호조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2014년 이 사장 취임 직후 DB생명의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2014년 DB생보의 영업이익은 288억원, 당기순이익은 186억원 등이었다. 이태운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5년은 영업이익 535억원, 당기순이익 499억원 등으로 실적이 급등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보장성 신계약은 전년대비 30%로 큰 폭으로 신장했고 총자산은 1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연임 확정 이후인 올 3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387억원, 당기순이익 289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23.32%, 당기순이익 27.07%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생보사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94억원, 9507억원, 8393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8%, 45.03%, 6.56% 각각 늘었다.
DB생명의 운용자산수익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운용자산은 회사의 자산 중 수입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산으로 운용자산수익율은 보험사의 자산 활용 능력을 보여준다. 2015년 4.55%로 전년(4.46%)보다 0.09%p 상승했지만 지난해 4.31%로 감소했다. 올해 3분기에는 3.83%를 기록하며 3%대로 추락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전 자본 확충 시급 상황서 자본건전성 지표 내리막
DB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 한 지표다.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평가된다. DB생명의 RBC비율은 2015년 182.4%에서 지난해 179.5%, 올 3분기 175.4%로 점차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경쟁업체들의 RBC비율은 증가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올 3분기 RBC 비율은 각각 329.9%, 216.9%, 255.63% 등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8%p, 18.2%p, 21.78%p 늘어난 수치다.
부채비율 역시 경쟁사에 비해 DB생보가 높았다. 올 3분기 DB생보의 부채비율은 1635%로 삼성생명(763.8%), 한화생명(1104%), 교보생명(1044%)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전년 동기(1073%)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RBC비율이 줄고 부채비율은 늘어나자 DB생보는 지난달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300억원 규모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며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RBC비율 개선에 효과적이다. 다만 만기가 긴 대신 발행금리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DB생보는 지난 7월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공유와 결의를 다지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이태운 사장은 “향후 새 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해 내실을 더욱 다지면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생보업계는 오는 2021년 본격 시행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해 자본금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IFRS17은 보험사들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한다. 현재와 같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 특히 과거 고금리일 때 판매한 보험 상품은 부채를 현재의 저금리로 평가해 부채 규모가 늘게 된다.
생보사들은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 규모를 줄이며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은 모두 배당성향을 낮췄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0.6%로 2015년(27.5%)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각각 25.5%에서 7.6%로, 16.9%에서 14.94%로 줄였다.
하지만 DB생보는 생보업계가 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을 줄이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앞서 2015년엔 배당성향을 줄였지만 지난해엔 다시 높였다. DB생보의 배당성향은 2014년 25.85%에서 2015년 9.63%로 감소했지만 지난해엔 12.44%로 전년 대비 2.81%p 증가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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