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고객들 만날 땐 영업사원 때와 똑같이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지려고 해요. 대표가 됐다고 해서 자칫 거드름 피우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고객들은 바로 돌아설 테니까요. 항상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예전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울 광진구 7호선 군자역 인근에 위치한 쉐보레 동서울대리점 박노진(62·남) 대표는 각종 언론매체에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자동차 영업계의 살아 있는 신화다. 1980년 대우자동차(현·한국GM)에 입사한 이후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년 연속 판매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최초의 고졸영업사원 출신 이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는 2010년 회사에서 나와 직접 대리점을 개설했다. 대리점 사장으로 변신한 그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일 오전 6시에 제일 먼저 출근해 사무실 청소를 하고 찾아오는 고객들을 직접 만나나기도 한다.
작은 체구·내성적 성격 등 영업사원에 불리한 조건 다수, 주변 편견 이겨낸 값진 성공
덕수상업고등학교 출신의 박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우자동차(현·한국GM) 경리 사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그는 경리사원으론 수입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그 시기 판매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영업에 매력을 느껴 과감하게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얼굴, 작은 키 등 외모는 물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자동차 영업을 하고 있던 선배들은 제가 영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어요. 심지어 노래도 술도 못했기 때문에 다들 제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일에 욕심을 부린다며 영업하는 것을 말렸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영업에 도전했지만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영업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했고 고객을 만났을 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무려 세 달 동안이나 단 한대의 자동차도 팔지 못했다.
“청계천 1가에서 9가까지 300장의 전단지를 하루 종일, 매일 돌렸지만 문전박대만 당하고 한통의 전화도 오지 않았어요. 좌절감을 느꼈지만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죠”
“하루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차를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인근 상인의 말에 힌트를 얻어 그나마 호황인 시장을 찾아 다녔어요. 당시 배추가 금값이라는 기사를 보고 용산 배추 청과시장에서 다시 전단지를 돌리기 시작했죠. 그 때부터 차가 팔리기 시작해 1년 반 만에 1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어요”
“정답은 인터넷이나 책이 아닌 현장에 있더라고요. 그 때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발로 뛰어 다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비가 오든 눈이 내리든 궂은 날씨에도 고객을 만나러 다녔는데 그 모습에 고객들이 감동하고 저를 다시 찾으시더라고요. 이론을 아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저를 판매왕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고객 만날 때면 입담보다 경청에 초점…“꾸준한 노력이 중요”
박 대표는 IMF외환위기로 내수경기가 바닥을 쳤던 1997년 ‘판매량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당시 다른 영업사원들의 경우 대규모 실직 사태로 판매실적이 저조했지만 박 대표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꾸준하게 실적을 쌓았다.
“판매왕으로 만들어준 제 실적은 고객 개개인을 찾아다니며 올린 갚진 실적이었죠. 판매고의 진정한 저력은 사실 입소문에서 나오거든요. 한 고객은 제가 손해를 보면서 중고차를 팔아준 데 대해 감동해 다시 찾아오기도 했어요. 그리고는 주변에도 저를 소개시켜줬죠. 실제로 해당 고객 지인 4명이 저에게서 차를 샀어요. 제가 단골 영업에 주력하는 이유죠”
“영업에서 필요한 기술로 입담을 많이 꼽는데 사실 저는 언변이 화려하진 않아요. 대신 저는 20% 말하고 80% 듣죠.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선 더 많이 들어야했고 더 많이 듣기 위해서 질문을 많이 했죠. 고객의 요구를 바탕으로 가장 알맞은 제품을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박 대표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청년들, 그리고 자동차 영업을 시작하는 후배들을 위한 강연도 펼치고 있다. 그들에게 자신의 걸어온 길을 이야기하며 희망을 전하기 위해 애쓴다. 그는 강연을 통해 한 가지에 몰두하고 노력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조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일만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처음부터 타고나는 비범함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되죠. 사실 평범한 행동 하나 하나가 모여 비범함을 만드는 거에요. 꾸준히 한 가지에 몰두하고 노력하다 보면 틀림없이 보상을 받게 돼 있어요. 요행을 바라지 말고 꾸준하게 한 우물 파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죠”
[정희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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