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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정종민 밀알복지재단 과장
“장애는 극복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개성이죠”
생후 9개월 뇌막염으로 지체장애 2급 판정 불구 장애인 돕는 일 전념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19 00:02:10
▲ 정종민(사진) 밀알복지재단 과장은 생후 9개월 때 뇌막염을 앓으면서 후천적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정 과장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그동안 장애는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제는 개성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됐어요. 장애도 한 인간의 여러 가지 특성 중 하나로 인식되는 사회가 될 때 많은 장애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지난해 기준 전국에 등록된 장애인 수는 251만1051명이다. 그러나 수많은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기만 하다. 장애인들 위한 사회생활 인프라 부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종민(남·44) 밀알복지재단 과장은 유아시절 뇌막염을 앓으면서 후천적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활동 자체가 불편하다. 정 과장은 이러한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복지에 대한 폭넓은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정 과장을 서울시 수서구에 위치한 밀알복지재단에서 만났다.
 
불편한 몸에도 불구 일반고 진학…사회복지 공부하며 자신의 적성 찾아
 
정 과장은 어린 시절 서울의 한 월세 방에서 살았다. 생후 9개월 때 집안에 있는 높은 마루토방에서 넘어져 뇌막염을 앓았고 그로 인해 후천성 지체장애 2급 장애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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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부모님은 서울의 작은 월세 방에서 신혼생활을 하셨어요. 아버지는 공장에 나가 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집에서 삯바느질을 하시며 저를 키우셨죠. 생후 9개월이 되던 때 높은 마루토방에서 넘어 졌어요. 당시 어머니는 머리에서 피가 나지 않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셨죠. 그런데 제가 몇 일째 울기만 한거에요.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머리에 피가 고여 있더래요. 뇌막염을 앓다가 결국 장애를 가지게 됐죠”
 
오른쪽 어깨를 제외한 신체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었던 정 과장은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를 다녔다. 비장애인들과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고등학교는 일반학교를 선택했다. 정 과장은 특유의 사교성과 친화력으로 비장애인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 정종민(사진) 밀알복지재단 과장은 비장애인들과 생활하고 싶어 일반 고등학교 진학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특유의 사교성으로 주변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특수학교에서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받았어요. 고등학교를 진학을 할 무렵 일반 사람들과 같이 생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그곳에서도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어요. 체육활동이나 교련활동을 나간 친구들의 물건을 보관해 주기도 하고 도시락을 먹을 때도 항상 같이 어울려 먹곤 했죠”
 
하지만 성적만큼은 예외였다. 특수학교 시절 입시교육을 받지 못한 탓에 성적이 좋지 않았고, 특히 체육·교련 등의 수업은 참석할 수 없어 번번이 낙제점을 맞곤 했다. 반면 음악·미술 과목의 성적은 우수한 편이었다.
 
“특수학교에서 생활하다보니 입시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부단히 노력했지만 성적을 따라잡기가 힘들었죠. 특히 체육이나 교련 등은 제가 몸이 불편해서 참석을 잘 못하다보니 번번이 하위권의 점수를 받았죠.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미술이나 음악은 우수한 성적을 받았어요. 그 때 ‘할 수 있는 것에 도전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죠”
 
해외난민 아동 봉사활동 직점 참여…“일반적 복지 개념 확산 필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적성에 대해 특별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정 과장은 교회 전도사님의 권유로 사회복지학과에 진학 했다. 대학 졸업 후엔 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 등에서 일하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도움을 줄 여건이 가진 사람을 서로 연결해 주는 일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 입사 했어요. 건강상의 문제로 6개월 만에 퇴사를 한 후 웹마스터 공부를 시작했죠. 얼마 후 굿네이버스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금파트 직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어요. 굿네이버스에 온라인 모금활동을 전개했는데 해외의 빈곤 아동들을 위해 후원금을 납입하는 후원자들을 보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연결하는 일에 대해 보람을 느꼈죠”
  
▲ 정종민(사진) 밀알복지재단 과장은 장애도 개성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에 대한 넓은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정 과장을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대학생봉사단 등과 함께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정 과장은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몸이 불편해 해외에 나가기 힘들었지만 대학생봉사단 등을 인솔하는 담당자로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을 방문할 수 있었죠. 당시 저는 사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어요. 일반인들과 눈높이가 맞지 않아 사진을 찍어도 부자연스러웠죠. 우연한 기회에 카메라를 잡게 됐는데 제가 어린 아이들과 눈높이가 맞더라고요. 사진도 무척 잘 나왔어요. 이를 계기로 사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고 지금은 취미활동으로 사진을 찍고 있어요”
 
6년전 밀알복지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정 과장은 장애인들과 직접 호흡하며 그들의 삶을 공유하고 있다. 정 과장은 장애인들과 어우러져 일을 하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6년 전 지인의 연락으로 밀알복지재단에 오게 됐죠. 밀알복지재단에 오기 전에는 보통 해외 난민 봉사, 모금활동 등을 주로 담당했죠. 밀알복지재단에 온 뒤로 장애인인 제가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장애인들과 어우러지며 생활하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들을 전개할 예정이에요”
 
정 과장은 장애도 개성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도 많이 개선돼야 하며 일반적 복지에 대한 개념도 널리 퍼져야한다고 역설했다.
 
“예전부터 장애는 극복에 대상으로 여겨졌어요. 하지만 저는 장애도 개성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마다 개성이 다르듯이 장애도 다른 것 중 하나일 뿐이거든요. 복지에 대한 시각도 넓어져야 해요. 복지는 어려운 사람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엄연히 차별이죠. 복지는 국민이 필요할 때 받는 서비스에요.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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