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인 크리스마스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날은 연인·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겨울 최고의 기념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 이런 뜻 깊은 날의 분위기를 망치는 일들도 비일비재 발생한다.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역시 그 중 하나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이용해 숙박업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점을 이용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새해로 이어지는 연말까지도 계속되는데, 이미 연례 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기존 대비 3배 폭리…“차라리 안가고 만다”
호텔·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등 대부분의 숙박업소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연중 가격의 2배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특수가격’을 책정해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상품 구매 서비스인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도 마찬가지였다. 숙박예약 모바일 어플로는 ‘데일리호텔’, ‘여기어때’, ‘에어비앤비’, ‘야놀자’ 등이 대표적이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어플과 제휴 중인 서울 종로구 소재 숙박업소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인 23일~25일까지의 숙박 가격을 문의했다. 한 모텔의 경우 스탠다드룸·디럭스룸의 크리스마스이브 숙박가격은 16만원으로 연중 주말가격 8만원의 두 배에 달했다. 숙박업소의 시설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VIP룸·파티룸이 아닌 일반룸의 숙박가격 역시 2인 기준 16만원~20만원이었다.
소비자들은 숙박업소들의 ‘크리스마스 특수가격’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대한 저렴한 숙박업소를 찾아 예약을 서두르는가 하면 아예 숙박업소 이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야놀자, 여기어때 등 어플을 통해 숙박시설 예약을 시도했다는 권다지(여·24) 씨는 “평소 7·8만원 하는 곳들이 크리스마스·연말만 되면 15만원~25만원까지 부르는 경우도 봤다”며 “너무 비싸다 생각하지만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이 없는데다 다른 업소도 거의 가격이 비슷해 그냥 적당한 곳을 찾아 예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혜준(25·여) 씨는 숙박시설 구하는 일을 아예 체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숙박시설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애인과 집에서 보낸다”며 “주변의 다른 커플들도 비싼 가격 때문에 대부분 숙박업소 이용을 꺼리는 편이다”고 말했다.
업주들 “한철 장사인데 비난 과해”…숙박업계 이미지 차원 근절 움직임 꿈틀
숙박가격은 정가제가 아닌 업주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구조다. 툭하면 ‘바가지’ 시비가 붙은 이유다. 종로구에 위치한 A 모텔은 야놀자·여기어때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곳 업주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는 평소 주말가격보다 더 올려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며 “당일 손님이 많고 적음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인근 B모텔 업주는 ‘크리스마스 특수가격’과 관련해 “모텔을 운영한지 10년간 물가가 오르고 청소노동자 월급도 오른데 반해 숙박비는 비싸다는 인식 탓에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며 “평소 근근이 유지하다가 크리스마스 대목에 한철 장사 해보겠다는 것까지 비판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며 항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바가지 근절 대책에 대해 “가격 담합 등은 공정거래법상 금지 대상이지만 ‘바가지’는 사람마다 ‘비싸다’는 것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가격 결정은 수요·공급 등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가격을 비싸게 결정하는 사업자에 대해 건건이 규제·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성수기에는 사용예정일 10일 전까지 또는 계약체결 당일에 취소하면 예약금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하지만 숙박예약 어플 운영 업체들의 경우 환불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환불규정을 위반한 이들 어플 운영업체에 대해 소비자가 계약체결 후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내 취소할 경우 예약금 전액을 환불하도록 시정 조치한 바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숙박업계에 바가지 문화를 근절하자는 반가운 움직임이 보여 이목을 끌고 있다. ‘여기어때’는 이달 업계 최초로 ‘365일 요일별 정가제’를 도입했다.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이 연중 동일한 요금체계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이달 23~25일, 30일, 내년 1월 1일 사용객실에 대해 특수 요금부터 없앤다는 방침이다.
[이슬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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