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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가상화폐 열풍과 정부 규제(上-현황)
사기로 몰린 글로벌대세…한심한 가상화폐 옥죄기
미국·일본 제도권 편입 후 미래 화폐시장 선점 노력, 한국은 규제 급급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22 00:05:19
‘가상화폐’는 올해 전 세계 금융 최대 이슈 중 하나다. 과거 17세기 ‘튤립버블’을 연상시키는 급격한 가격 폭등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기대감과 우려감을 동시에 심어주고 있다. 각국 금융전문가들의 반응도 분분하다.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을 두고 “투자보다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놨으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유명 시장조사기관 스탠드포인트리서치의 창업자 로니 모아스는 “비트코인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통화다”며 “앞으로도 500% 이상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국 중 하나인 한국의 정부는 규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 노선을 정립하고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상화폐가 지니는 미래 가치 향후 화폐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을 위해서라도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가상화폐 시장의 현 상황과 미래 가치에 대해 취재했다.

▲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규제안만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투기 방지, 소비자 보호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포함시킨 후 적절한 육성과 규제를 함께 시행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최종구 금융위원장 ⓒ스카이데일리
 
가상화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규제 노선으로 가닥을 잡은 데 대해 부정적 반응이 적지 않다. 급증하는 투기수요에 대응해 정부는 최근 긴급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기조가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무조건 적인 규제를 가하기보다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하고 육성과 규제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화폐 연이어 등장…특징·장점 ‘다양’
 
최근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시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화폐’는 컴퓨터 등에 정보형태로만 존재한 채 사이버 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를 뜻한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와는 달리 누구나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표적인 가상화폐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특성들로 향후 ‘법정 통화’를 대체할 미래화폐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가상화폐 가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존하는 가상화폐 1371개 중 이들 5개 코인 차지하는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7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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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지난 2008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다. 2100만코인까지만 발행(채굴)이 가능해 공급이 한정적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이뤄진 전 세계 채굴량은 약 1675만코인이다. 오랜 된 만큼 가장 안정적인 가상화폐로 평가받고 있다.  
 
▲ 자료: 코인마캣캡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더리움’은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계약 내용까지 블록체인(소위 ‘공공 거래 장부’라 불리며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 방식으로 기록해 저장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주식증서, 토지 소유문서, 예금증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콘트랙트’(스마트계약)로 불리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금융사 없이도 개인과 개인, 개인과 다수가 보험, 예금, 대출 등의 계약을 안전하게 맺을 수 있다.
 
‘리플’은 은행간 거래에 특화된 가상통화로 지급결제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플페이’라는 이름의 실시간 자금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으며 금융거래를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다른 가상통화처럼 채굴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실시간 일괄 정산시스템과 환전·송금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리플은 지난 10월 100곳 이상의 금융기관이 리플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으로부터 하드포크(분할)돼 거래되는 가상화폐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라 네트워크 과부하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비트코인보다 거래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트코인’은 역시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에 비해 채굴량이 4배(8400만개) 많으며 거래속도도 4배 정도 빠른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11년 전직 구글 직원에 의해 만들어졌다.
 
투기광풍 긴급대책 무용지물…효용성 인정 후 제도권 편입 필요성 대두
 
현재 한국 시장에서 이들 가상화폐들은 그 특징과 가치보다는 투기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분위기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가격 제한폭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수익을 얻고자하는 개인·단체들의 투자가 과도하게 몰린 결과다.
    
▲ 글로벌 가상화폐 가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존하는 가상화폐의 총 수는 1371개에 달한다. 그 중 주요화폐로 꼽히는 것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리플, 라이트코인 등이 있다. 이들이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 수준이다. 5개 주요 가상화폐는 각기 다른 특성들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ATM을 사용하는 투자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기준 지난해 11월말 119만원이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현재 2100만원에 달한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약 18배 가량이 상승한 것이다. 최근 한 달간 상승폭은 엄청나다. 지난달 20일 기준 895만원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20일 2100만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134.64%다.
 
이더리움 역시 지난달 20일 39만원에서 이달 20일 106만원까지 상승하며 171.79%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리플과 비트코인캐시도 같은 기간 각각 251.53%, 280.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라이트코인은 해당 기간 8만원에서 42만원으로 급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425%)을 보였다.
 
주목되는 사실은 급격한 가격상승은 반대의 상황을 낳을수도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단 이틀 만에 42.22% 가량 가격이 급락했다. 8일 오전 9시 2475만원이었던 시세는 10일 오후 12시 1430만원까지 하락했다.
 
가상화폐 투자가 점차 투기의 성격을 띄게 되자 정부는 지난 13일 가상통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거쳐 ‘가상통화 긴급대책안’을 발표했다. 대책안의 주 내용은 거래소 안정화와 고교생 이하 미성년자·비거주자(외국인) 거래 금지 등이었다.
 
일반 투자자들의 투기심리 자극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가상화폐 보유·매입 등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거론돼왔던 ‘거래소 인가제’는 대책안에서 제외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자료: 빗썸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대책 후에도 가상화폐는 여전히 투기 성격이 짙게 풍기고 있다. 대책이 발표된 3일 502원이었던 리플은 단 이틀 만에 9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또 다른 가상화폐 퀀텀도 13일부터 1만9000원에서 19일 7만7000원까지 상승했다. 상승률은 각각 79.28%, 305.26% 등이었다.
 
지난 19일에는 국내 거래소 중 하나인 ‘유빗’이 해킹으로 인한 손실로 파산절차에 들어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관련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법 내에서 정부가 취하고 있는 임시조치로는 투기방지, 소비자 보호 등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영업 중인 거래소들은 모두 일반적인 통신판매업자 사이트와 동일한 수준의 정보보안 규제를 받고 있다. 가상화폐 및 가상화폐거래소를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하고 적절한 규제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선진국들은 가상화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미 제도권 금융으로 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도입해 사실상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했다. 일본 역시 이미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한 상황이며 내년도 회계연도부터는 가상화폐 자산을 법인 회계에 인정할 예정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물론 현존하는 모든 가상화폐들이 미래 블록체인 사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지는 않을 가능성은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 기조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제도권에 가상화폐를 포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야한다”며 “미국과 일본이 가상화폐를 제도권에 편입시킨 것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경제적 기능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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