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사업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적자행보를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활로 모색’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는 쿠팡·위메프·티켓몬스터(이하·티몬) 등이다. 이들은 최대 2조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하면서도 적자에 허덕였다. 이에 ‘풍요 속 빈곤’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계열 유통업체들의 온라인몰 진출까지 가속화 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모니터 밖으로 나선 소셜커머스…월간 무제한 커피요금제 등 아이디어 독특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오프라인 시장에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곳은 위메프다. 지난 2013년 W카페를 런칭해 업계 최초로 모니터 밖으로 나선 위메프는 상당기간 해당 사업에서 부침을 겪어 왔다. 당초 20곳의 가맹점설립을 목표로 출범했으나 최대 7개의 매장을 직·가맹으로 운영하는데 그쳤고 이마저도 지난해 5월부터는 직영점 5개만 남아있을 뿐이다.
한 차례 쓴맛을 본 위메프는 전열을 가다듬고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직영점 한 곳을 추가 출점한데 이어 스마트폰 앱 ‘커핑’을 선보이며 월정액 무제한 커피 및 음료요금제를 선보였다. ‘아메리카노 무제한패스’는 월 2만9900원에 커피를 무제한 제공받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모든 커피&티 무제한 패스’는 이름 그대로 커피를 포함한 전 음료류를 월 5만9900원에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3시간 당 한 잔씩 제공되며 W카페 또는 커핑 제휴카페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W카페 역삼점을 찾아봤다. 오피스 밀집지에 위치한 해당 매장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시간대도 많은 고객들이 찾는 모습이었다. 커핑 무제한패스를 이용한 고객 비율은 높지 않았지만 아메리카노 한 잔에 1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퇴근시간까지도 많은 직장인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김다윤(여·27·가명) 씨는 야근을 위해 매장에 들러 커피를 샀다. 그는 “점심시간에 자주 들르지만 위메프가 운영하는지 몰랐다”며 “맛은 그럭저럭이지만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해 두 세배는 싼 가격이라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퇴근 후 카페를 찾은 장해주(남·22) 씨는 “요즘 이렇게 커피를 싼 값에 내놓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데 가격대비 괜찮은 축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위례신도시에 신선식품 판매매장 신설한 티몬…“풍요 속 빈곤 해소되나”
티몬은 강점으로 평가받던 신선식품 판매에 있어 오프라인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위례신도시 아파트단지 인근에 티몬팩토리를 선보였다. 약 214.5㎡(약 65평) 규모로 알려진 이곳은 지난 25일 임시 오픈한 상태다. 판매 품목은 신선식품을 비롯해 기저귀·분유 등 유아용품은 물론 각종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티몬 측은 영업을 정확한 오픈 시기와 향후 영업지속 여부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하는 단계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적자행보를 이어가는 티몬 등 소셜커머스 업계가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행보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티몬 측은 “온라인매장보다 오프라인매장이 인건비 등 지출규모가 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시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간 티몬이 보여 온 행보를 감안했을 때 여전히 새로운 활로모색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티몬은 티몬팩토리를 선보이기 앞서 2016년 △경기도 일산(두산위브아파트) △서울 노원구(상계보람아파트) △서울 마포구(메세나폴리스몰) △서울 양천구(시영아파트) △경기도 성남(분당 한솔마을) 등에서 차례로 ‘슈퍼마트’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한 위메프와 티몬은 2016년 각각 3691억원·2036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수천억원대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나란히 636억원·1551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풍요속의 빈곤 소셜커머스 전망과 과제’를 발표하며 소셜커머스 시장을 향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업체의 적자 원인은 업체 간 무리한 할인 등 이른바 출혈경쟁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타 유통채널과의 경쟁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중국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의 ‘신소매혁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화 된 오프라인매장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제품 사이의 화학적 융합을 일으켜야 하며 이를 위해 국내 소셜커머스가 단순히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오프라인이 연동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이제는 가격파괴 전략보다 차별화된 요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소셜커머스들이 손실 돌파구로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것에 그쳐 해당 매장들이 줄줄이 철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온라인과 비교해 오프라인 매장만이 가지고 있는 체험 등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소셜커머스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찾아내는 고민이 필요한 단계다”고 조언했다.
[이슬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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