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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건설폐기물 처리장 비산먼지 논란
“올해만 2명 사망”…남양주 뒤덮은 비산먼지 공포
날마다 검은 먼지 수두룩…고등학생·노인 호흡기 질환 피해 심각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25 18:04:21
‘미세먼지’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먼지를 뜻한다.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비산먼지다. ‘비산먼지’란 공사장 등에서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뜻한다. ‘비산분진’이라고도 하며 시멘트 공장, 연탄 공장, 연탄 이적장, 건축물 폐기물 처리장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비산먼지’ 중에서도 유난히 가벼운 먼지를 보통 미세먼지라 통칭하는 것이다. ‘비산먼지’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에서 발생 요인에 대한 주의가 요구돼 왔다. 사람의 기관지와 폐 등에 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먼지의 농도가 짙을수록 50세 이상의 사람은 사망률이 증가하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청소년 등은 호흡기질환 및 만서기관지염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경부 장관 혹은 시·도지사가 비산먼지의 발생억제를 위한 시설의 설치 또는 필요한 조치를 요구 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또 제대로 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필요한 시설의 설치나 조치의 이행 또는 개선을 명령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기도 내 한 지역에서 비산먼지 발생으로 수십년째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사례가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지역 내에서는 기관지 질환으로 2명이나 사망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스카이데일리가 수십년째 비산먼지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 건설폐기장 인근 마을을 찾아 현재 실태와 주민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건설폐기물 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때문에 호흡기 질환 등 고통을 토로해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에 위치한 건설폐기물 처리장 ⓒ스카이데일리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건설폐기물 처리장 인근 마을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건설폐기물 처리장에서 발생되는 비산먼지로 인해 수십년째 고통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건강위협 우려가 심각한데다 비산먼지 장기 노출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인 기관지 질환으로 2명이나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일대에는 건설폐기물 처리장이 3곳이나 자리하고 있다. 건설폐기물 처리장에서 약 200m 떨어진 거리에는 약 110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진건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약 300m 떨어진 거리에는 남양주 노인복지회관도 자리하고 있다.
 
건설폐기장 인근 고등학생들 “고등학교 진학 후 비염 심해져…교실 창문 절대 못 열어”
 
스카이데일리는 건설페기물 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문제로 주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를 직접 찾았다. 비가 내린 직후인 탓에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많이 낮아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먼지가 잔뜩 낀 매캐한 공기가 코를 찔렀다.
 
도로 곳곳에서는 검은 물질이 여기저기 부려져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몇 시간 전에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미쳐 씻겨 내려가지 못하고 남아있는 비산먼지의 찌꺼기다”고 설명했다. 오후 4~5시경이 되자 건설폐기물 처리장 인근에 위치한 진건고등학교 학생들이 하교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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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직후 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에 그 연유를 묻자 대부분의 학생들은 “비산먼지 때문이다”고 답했다. 진건고등학교 3학년 이승택(18·남) 군은 “중학교 때부터 가벼운 비염이 있었는데 이 학교에 진학 하면서부터 증상이 매우 심해졌다”며 “학교에 공부를 하러 온 것인지 병을 키우러 온 것 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크게보기=이미지클릭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같은 학교 3학년 강혜진(18·여) 양은 “3년 째 학교를 다니면서 교실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며 “에어컨은 틀어놓고 있지만 환기는 꿈도 꿀 수 없는 탓에 공부하면서 답답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고 언급했다.
 
강 양과 같은 반 친구인 이송이(18·여) 양은 “체육시간에 야외 활동을 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며 “공기가 나쁜 탓에 체육시간은 거의 교실에서 자습하거나 실내 체육관에서 수업을 해 왔다”고 토로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진건고등학교 재학생들은 학년·성별을 불문하고 깨끗한 공기를 요구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기 오염 탓에 야외에서 체육수업을 할 수 없어 운동장은 무용지물이 됐다는 원망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365일 감기 달고 사는 주민들…마을 주민 2명 기관지 질환으로 사망
 
건설페기물 처리장 인근 주민들도 비산먼지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주민들은 하나같이 “이 동네는 사람이 못 살 동네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폐기물 처리장에서 매일 마다 날아오는 검은 비산먼지 때문에 기관지 관련 질병을 1년 내내 달고 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진건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현(43·여)씨는 “이곳은 비산먼지 때문에 절대로 창문을 열고 지낼 수 없다”며 “나 역시도 이 동네에 사무실을 차리고 난 이후부터 감기에 한번 걸리면 기본적으로 몇 달이 질질 끌 정도로 기관지가 안 좋아졌다”고 호소했다.
 
▲ 건설폐기물 처리장 인근에 위치한 진건고등학교 학생들은 비산먼지로 인한 탁한 공기 때문에 창문을 못 열고 운동장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은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진건고등학교 정문 ⓒ스카이데일리
 
주민 김기원(56·남)씨는 “폐렴, 폐암 등 기관지 관련 질환으로 올해에만 이 동네 노인 두 명이 사망했다”며 “물론 비산먼지와 마을 주민의 사망과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증명하는 것을 어렵겠지만 마을 주민들은 모두 비산먼지 때문에 돌아가신 것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이 동네에 위치한 빌라 등 주택의 경우 살기 어려운 생활환경 때문에 집주인이 거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다른 동네에 비해서 집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동네에는 노인 분들이 특히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노인들 입장에서 비산먼지는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 형편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거주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진건고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김정자(70·여)씨는 “매일 집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킬 수 없는데다가 매일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덤프트럭이 도로를 오고가는 통에 소음 공해도 심각하다”며 “당장이라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여건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송곡리에서 멸치국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장희숙(61·여)씨는 “조금만 문을 열어놔도 음식에 검은먼지가 쌓여서 장사를 못하게 되기 때문에 문은 꼭 닫아놔야 한다”고 한탄했다. 이어 “이 동네에 주민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다 보니 심각한 피해가 우려돼 남양주시에 항의도 해봤지만 시는 묵묵부답이다”고 토로했다.
 
남양주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진아 남양주시청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비산먼지를 최대한 적게 내게 하기 위해서 먼지덮개 설치나 물 뿌리기 같은 임시 방책들을 시행하도록 업체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이전을 권유해봤지만 이전하는데 드는 비용과 이전 장소 선정 등의 문제로 인해 이전은 무산됐다고 봐야한다”며 “지역주민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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