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이경엽·조성우 기자] 내년 2월로 예정된 서리풀터널 개통을 앞두고 서쪽으로 이수·내방역 일대 동쪽으로 서초·교대·강남역 일대 개발계획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풍부한 녹지공원이 일대 지역의 가치를 보다 상승시켜 줄 것이란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녹지공원은 서리풀터널 위로 드넓게 펼쳐진 ‘서리풀공원’이다. 공원은 방배동 효령대군 묘역 인근에서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일대까지 이어진다. 그 면적만 54만8520㎡(약 16만7000평)에 달한다. 공원 주변으로는 고급 빌라·아파트 등이 밀집해 있다. 서리풀공원은 향후 서초대로 개발 과정에서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주변 환경에 쾌적함을 더해줘 일대 지역 주거환경 개선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녹지공간은 2000만명 이상의 배후인구를 자랑하고 경제·교통·문화·물류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초대형 도시, 이른바 ‘메갈로 폴리스’의 필수요소로 꼽힌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 프랑스 파리의 뤽상부르파크 등이 대표적인 대도시 녹지공간이다. 이들 세 도시는 각각 허드슨·템즈·세느강을 끼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기도 했다.
이들 도시와 규모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서울은 동서를 관통하는 한강이 흐르고 있지만 녹지 면에선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외곽지역을 둘러싼 산악지형과 미군기지 등을 제외하면 도심 또는 중심지역 내 녹지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최근 쾌적한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수요가 날고 증가하는 추세라 서리풀공원은 서초구 일대 부동산 시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녹음 부족한 서초 관통하는 녹지축 서리풀공원…“서울의 센트럴파크”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월 기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들 중 가장 낮은 녹지비율을 기록한 곳은 서울이었다. 당시 추산된 서울의 녹지비율은 30.2%로 1위 강원도(84.51%)는 물론 울산(69.8%)·대구(61.1%)·대전(58.8%) 등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그나마 서울의 녹지도 북한산·관악산 등 외곽지역의 산림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서초구는 그나마 녹지 공간이 풍부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살기 좋은 부촌’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 최근 각종 개발 호재와 맞물려 쾌적한 자연환경까지 갖추고 있는 서초구의 부동산 시세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특히 서초구가 ‘살기 좋은 부촌’ 이미지를 구축한 데는 서리풀공원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속터미널역 인근의 한 외국계 기업에 10년 넘게 근무했다는 박석우(48·남)씨는 “서울이 녹지공간이 해외 다른 도시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우리 회사 주변에는 풍성한 녹음을 자랑하는 서리풀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녹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체감적으로 느끼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이렇게 땅값이 비싼 지역에서 이토록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곳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영국·홍콩·노르웨이 등 세계 주요 국가의 대도시에 많은 출장을 다녀봤지만 서리풀공원에 견줄만한 공원은 드물며 개인적으로는 런던의 하이드파크보다 서리풀공원의 녹음이 보다 자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역시 서리풀공원에 적지 않은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서래마을에서 30년 넘게 거주했다는 김정완(59·여)씨는 “서리풀공원은 예전부터 이른바 ‘정보사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허파 역할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며 “지금도 서리풀공원의 대부분의 공간이 옛날 숲이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서리풀공원의 일부 구간이 배수지로 활용되면서 ‘몽마르뜨공원’이라는 이름의 공원으로 바뀌고 그 과정에서 숲의 일부가 사라지긴 했다”며 “물론 아쉽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형태만 바뀐 것이지 공원 자체로서의 기능을 잃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는 안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은 서리풀공원이 인근 지역 부동산 시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서래마을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방영미 공인중개사는 “공원은 예전부터 조성돼 온 공간이기에 갑자기 공원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오르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높은 가격을 유지시키는데 공원의 존재 여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곳 지역은 이미 부동산 시세 속에 공원으로 인한 가치 상승분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서리풀터널 개발 맞물려 문화시설 유치추진…“새로운 호재 분명”
서리풀터널 착공으로 자리를 옮긴 옛 정보사령부 부지에는 문화복합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녹지로 이뤄진 서리풀공원 중심부에 시민들의 문화 쉼터까지 생겨나는 것이다. 서울시의 ‘서리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문화복합단지는 서초동 1005-6번지 일대에 신설된다. 공연장, 전시장, 상점, 연구소, 운동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 면적만 16만473.4㎡(약 5000평) 규모에 달한다.
인근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문화복합단지 조성은 인근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배동 소재 푸른부동산 관계자는 “서리풀터널이 개통되고 옛 정보사 부지에 문화시설이 들어서면 방배중학교 앞 좁은 도로를 통과하는 차량이 줄어들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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