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8·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곳을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기존 투기지역과 더불어 4곳을 추가 지정한 것이다. 가파른 시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의 집값 상승을 잡겠다는 의도다. 앞서 서울은 이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마포, 용산, 성동, 양천, 강동, 영등포, 노원구 등 11개 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두고 실효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부동산 업계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조차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규제로는 답이 없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특히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 지정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을 포함한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시세 상승 현상이 잠시 주춤했을 뿐 이후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점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번에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을 찾아 정부의 부동산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 동향과 관련 업계 등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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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높은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 주도의 부동산 대책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높게 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얼마 전에도 추가로 규제 일변도의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부동산 업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규제로 진입 문턱이 높아져 시세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 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정부 집값 잡기 목적 ‘규제 종합세트’ 두고 실효성 지적 무성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유동자금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을 신규 지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서울의 투기지역은 총 4곳으로 최근 국지적 불안이 발생하고 있는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은 7월7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각각 0.50%, 0.55%, 0.52%, 0.56%로 0.5%가 넘었다. 서울 내 투기지역은 지난해 8월 지정된 강남, 서초, 송파, 강동, 용산, 성동, 노원, 마포, 양천, 영등포, 강서 등 11곳과 이번에 4곳을 합해 15곳으로 늘어났다.
국토부는 지속적인 투자수요 유입에 따른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 지속 및 주변지역으로의 과열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들 4곳을 투기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투기지역 선정을 위해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의 심의를 거쳤다.
투기지역 선정은 전달 집값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30%를 초과하고 직전 2개월 집값 평균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가격 상승률의 30%를 초과하는 곳을 대상으로 한다. 직전 월 이전 1년간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직전 월 이전 3년간 연평균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높은 지역도 대상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모두 40%로 낮아진다. 기존에 주담대가 1건 이상 있다면 한도는 30%로 추가로 축소된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일반 분양권뿐 아니라 조합원 분양권도 전매가 금지된다. 이들 대부분은 사실상 고강도의 ‘규제 종합세트’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투기지역 추가 지저을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부동산업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대부분이 규제 효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로부터 인기 지역으로 인정받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세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 곳도 존재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시장에는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은 여전히 풍부하고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큰 상태다”며 “이번 대책으로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부족이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매물품귀현상만 부추겨서 다시 가격 상승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속적인 수요억제책은 내성만 키우는 시장 변질 현상이 계속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곧 가을 이사철 성수기가 도래하고 서울 전 지역은 이미 DSR이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고 있어 투지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집값을 잡기엔 역부족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이번 공급확대 정책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은 풍부한 유동자금과 개발계획 발표 등 다양한 요인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투기지역 등 확대 조치로 투기수요를 억제하면 진정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 투기지역 대부분 연일 신고가 거래행진…“정부가 인기지역 인증하는 꼴”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동작·종로·동대문·중구의 부동산 시세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투기지역 지정이 ‘사실상 정부가 인지 지역임을 인증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인식’이 이미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57% 올라 지난달 2월 첫째 주 0.57%에 이어 다시 한 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집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보였다. 지난 27일에는 동대문구 휘경동 동일스위트리버 전용면적 84㎡가 역대 최고가인 5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7월까지만 해도 이 가격이면 같은 단지의 120㎡ 평형대 호실을 살 수 있었다.
동작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에 들어선 ‘흑석한강센트레빌 1차’ 전용면적 84㎡ 평형대 역시 신고가 경신 행진을 거듭했다. 흑석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 평형대는 최근 12억원, 12억3000만원 등에 각각 거래됐다. 기존 고점이었던 지난 6월 실거래가(11억7000만원)보다 수천만원 뛴 가격이다. 요즘 호가는 12억5000만원선이다. 작년 12월 10억2800만원에 거래된 이래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흑석뉴타운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추가 투기수요 유입은 좀 억제될지 몰라도 이미 호가가 억원 단위로 뛰는데 팔고 나갈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영등포는 투기지역인데 왜 동작구는 그동안 투기지역이 아니었는지 묻는 집주인들이 있을 정도로 투기지역 선정을 내심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도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40건 이상 되는데 이웃한 다른 중개업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며 “최근에는 지방에서까지 구입문의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부동산 관계자는 “어차피 가장 부담이 큰 양도세 중과는 이미 시행 중이다”며 “매수 문의는 여전히 많고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전용면적 59㎡ 평형대 호실은 대책 발표일인 지난 27일 사상 최고가인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 평형대 호실도 같은 날 역대 최고가인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지역 지정 등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투기지역 지정은 오히려 추가 상승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분산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집값이 오르는 근본적 원인은 공급부족과 수요증가이지만 정부의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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