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라북도 익산시 제1국가산업단지와 제2일반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산업 단지 내 공장에서 발생한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매년 여름철이나 심야시간대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2014년 1월 정부는 이곳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선정한데 이어 익산시청은 하절기 악취해소 야간상황실을 운영하고 산업단지 입주 공장들 단속에 나섰지만 뚜렷한 효과는 없는 상태다. 산업 단지 내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잦은 단속과 규제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악취 원인 파악 자체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산단 인근에 자리한 축산농가와 쓰레기 소각장 등을 악취 발생지로 지목하고 있다. 주민들은 논란이 되는 악취 발생지 파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악취 속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스카이데일리가 익산 국가산업단지 인근 악취 피해 실태와 인근 주민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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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산업단지(이하 산단) 주변 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산업단지와 주택가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어 수년째 악취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결 의지를 보이곤 있지만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악취의 근원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악취 근원지 조사부터 유해물질 포함 여부 확인 등 주민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수년째 끊이지 않는 심각한 악취…참다 못 해 보금자리 떠나는 주민들
1975년 이리공업단지로 시작한 익산 제1국가산업단지는 귀금속 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과 전기, 전자, 화학 등 231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제2일반산업단지는 1980년대 제1산단 근처에 조성됐고 현재 151개 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산업단지와 인접한 지역은 익산시 영등동을 비롯해 어양동, 삼성동, 팔봉동 등 도심지역이다. 이곳에는 4만여 가구, 10만6000여명(2018년 8월 기준)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영등동과 삼성동, 팔봉동 일부 지역은 산단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다.
이곳 지역 주민들은 수년째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악취의 근원지로는 산단 내 일부 공장을 지목했다. 주민들은 특히 남동풍이 부는 여름철과 기압이 낮은 심야시간이면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악취가 풍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단 인근 아파트 관리소장 고영희 씨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며 “시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서 어느 정도 저감된 것 같았는데 여전히 악취 민원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단 인근에 거주하는 박옥순(가명) 씨는 “산업단지 말고는 냄새가 날 곳이 없다”며 “특히 밤에는 악취가 심해 방문을 열어두지 못할 정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산단 악취 단속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강명화 씨는 “어릴 적부터 분뇨 냄새 비슷한 악취가 났는데 그동안은 축사 냄새인줄 알고 살았다”며 “지난해 시청 직원과 악취 단속을 위해 산단을 찾았는데 한 공장 주변에서 비슷한 냄새가 풍겼다”고 설명했다.
악취를 피해를 견디지 못해 오랜 기간 거주해 온 보금자리를 떠나는 주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자칫 악취로 인해 유령마을이 생겨나지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산단 인근 주택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진기숙(가명) 씨는 “얼마 전에 아파트를 소개해준 사람이 ‘냄새나서 못 있을 것 같아 이사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며 “그 사람 집이 산단에서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도 그 정도니 가까운 곳은 안 봐도 뻔 하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과 주민들은 배출되는 악취가 주로 산단에서 유발되는 만큼, 악취 속에 화학물질 등 유해요소가 있을 수 있다며 상당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손문선 익산 좋은정치시민넷 대표는 “주민들이 악취물질 안에 건강상 유해한 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며 “아직 대기 유해물질에 대한 역학조사는 하지 않았는데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악취배출 사업장에 대한 단속에만 매달리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익산시에 화학물질에 대한 분석을 요구한 상태다. 주민 강명화 씨는 “인근 주민 1000여명 정도에게 서명을 받아 악취분석을 위한 업체 선정을 빨리 진행해 달라고 시에 요구했다“며 ”시에서 곧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단속·규제에도 지속되는 악취…“악취 발생지 파악부터 잘못됐으니 당연한 결과”
주민들의 빗발치는 악취 민원에 지자체인 익산시가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익산시는 지난 2014년 제1·2 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산단 악취배출 허용기준을 희석배수 1000배에서 750배로 강화했다. 이어 올해 초 500배로 강화했다.
익산시청은 야간 악취상황실을 설치하고 악취배출업체에 대한 단속도 펼치고 있다. 악취배출업체에 대한 행정조치는 악취관리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악취배출허용기준을 넘기는 업체에겐 개선명령 또는 개선조치를 내리고 악취배출기준 초과가 반복될 경우 과징금 처분이나 조업정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산단이 익산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조업정지를 대신해 개선명령이나 과징금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상반기 익산시가 악취점검에서 제1,2산업단지 15개 사업장이 17차례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으며 이중 10개 사업장이 개선명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악취 감축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곤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삼성동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강봉덕(가명) 씨는 “새벽에 경비를 서다보면 여전히 냄새가 난다”며 “아파트 주민들도 냄새난다고 시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확인이 어렵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악취 발생지 파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단 내 기업들은 축산농가와 쓰레기 소각장 등을 악취 발생지로 지목하며 애꿎은 공장만 옥죄니 악취가 없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익산상공회의소와 상공인들은 “악취의 대부분이 분뇨 냄새임에도 단속이 공단에만 집중돼 있다”며 “주민들이 산단에서 악취를 뿜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산단에 대한 단속과 처벌 대신 악취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오염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며 ”산단 전체를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 보다는 개별업체 위주의 단속 관리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제2산단에 입주한 국도화학 측은 “냄새가 나는 것은 공장뿐 아니라 축산단지에서도 나는데 역학조사 없이 무조건 산단만 악취 발생지로 호도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악취를 모아 심야시간을 노려 배출한다’고 하는데 공장에 악취를 모아뒀다가 방출하는 설계는 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이어 “우리를 비롯해 산단 내 여러 기업들이 악취절감시설 설치를 위해 매년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런 노력은 별로 알려지지 않는 것 같다”며 “악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이 규명돼 정확한 사실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악취 발생지 파악이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현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소희 익산시청 주무관은 “악취가 계속 유발되고 있지만 복합적으로 섞이다 보니 주 배출지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악취배출업체를 우수·일반·중점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는데 업체들은 무조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중에는 해당 업체를 강하게 처벌하거나 쫓아내라고 한다”며 “잘 조율하고 싶지만 난감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익산시는 올해 연말까지 악취 점검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유승기 익산시청 주무관은 “악취모니터링 시스템을 10개소에 설치할 계획이다”며 “주변의 악취가 어느 정도 나오고 어느 업체에서 많이 나오는지 분석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년 초에 시운전을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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