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야권통합’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을 목표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과 보수인사들의 영입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은 중도진형 중심의 ‘중도개혁통합’을 내세워 맞불을 놓고 있다. 통합의 주도권을 위해 과감한 발언과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야권 발 통합 움직임은 이번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1월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강특위 구성 자유한국당, 통합전대 가능성 열어둔 채 야권통합 주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에서 통합관련 논의가 본격화 된 시기는 이달 초쯤이다. 이전까지 양 당은 지방선거 패배로 인한 지도부의 퇴진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후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새 지도부를 구성했고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와 더불어 조작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전원책 변호사 등을 신임위원으로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전대 가능성을 내비치며 통합의 불씨를 피웠다. 바른미래당 측은 한국당의 통합전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에 “아직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의 미래가 보수정당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른미래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고 중도개혁의 중심을 잡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개혁통합에 대해 언급하며 자유한국당과는 분명한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중도개혁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대한민국 정치의 지형을 바꿔놓을 것이다”고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까지 아우르는 중도진영 통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 의지를 꺾지 않았다.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은 넓은 범위의 보수 통합이 필요하다는 가능성을 피력했다. 전 위원은 4일 “우리 정치에서 양당제가 바른 제도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절박한 상황에서 보수가 분열되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통합전대의 뜻을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먼저 당적을 갖지 않은 보수진영의 유력 주자들의 영입에 나섰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현재 무소속 상태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대표적이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구애 메시지를 보냈다. 전원책 위원은 11일 “다른 정당의 일부 중진위원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과감한 구애에 바른미래당은 불쾌한 반응을 드러냈다. 손학규 대표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고 수구보수로 한쪽으로 밀러날 것이다”며 “통합에 참여할 사람은 지금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의원의 한국당 접촉 소문에 대해서도 “개혁보수를 외치며 새누리당을 나온 만큼 다시 호락호락하게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규모가 큰 자유한국당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야권통합 이뤄질 것”
시간이 지날수록 ‘통합’을 전제로 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자유한국당은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며 보수대통합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통합의 범위를 더욱 넓히며 명분에 힘을 실었다.
전원책 위원은 “태극기 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지 극우세력이 아니다”며 “그들을 우리 보수 세력에서 제외시키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면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역시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전 위원의 발언에 동조했다.
통합 러브콜에 강하게 반대하는 바른미래당은 이에 맞불을 놨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헌법을 부정하는 태극기 부대와 한 번 잘 해보라”고 비꼬았다. 손학규 대표 역시 “한국당의 통합은 어중이떠중이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에 불과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키는데 앞장선 정당에서 다시 박근혜 세력을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평행선을 달리는 야권통합 논의의 향후 향방에 대해 규모가 큰 자유한국당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보수 진영의 통합에 따라 진보 진영 역시 통합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에서 가장 많은 세력이 친박계인데다가 김병준 위원장이나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이 친박 세력과 공조하는 행보인 만큼 친박·태극기 세력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있다”며 “바른미래당이 중도지형을 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힘을 쓸 수 없는 만큼 통합되더라도 어정쩡한 봉합이 이뤄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흡수통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며 “지금의 중도개혁을 표방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앞으로 이뤄질 통합 논의에서 바른미래당이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한국당 중심의 보수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통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는 다시 양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안철수 전 대표의 실패로 현실정치에서 중도가 자리 잡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중도세력이 사라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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