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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산층붕괴·양극화심화 뇌관 건드는 공시가 폭탄인상
1년 사이 20% 가량 상승…“부자증세 포장된 중산층 죽이기”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22 00:04:33
국토교통부는 이달 14일부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4월 말 발표에 앞서 개인이 사는 호실의 세금을 확인하고 이의 신청을 받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제기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이달 19일 글을 작성한 A씨는 청원 글에서 “아파트 공시가격이 2년 사이 급격하게 올랐다”며 “이제 곧 은퇴인데 수입이 없어지면 보유세, 건강보험료 등 많은 세금을 어떡해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봉급쟁이’ 30년 만에 집을 겨우 한 채 장만 한 평범한 국민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큰 폭의 인상율을 보인 이번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A씨와 똑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10%~20%씩 인상된 공시가격으로 보유세 부담은 물론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관련 세금의 인상도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모호한 산정기준을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바라보는 부동산시장 분위기와 일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국토교통부는 이달 14일 개인들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서울 내 많은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서 10%를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서초구 등을 제외하고도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마포구·용산구 소재 아파트들 중에는 20% 넘게 인상된 곳도 존재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인상, 그리고 이로 인한 중산층 가계경제 붕괴를 크게 우려했다. 사진은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예비 가격이 발표되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당초 예상된 바와 같이 큰 폭의 인상률을 보인데 대해 세부담 증가가 우려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세금이 크게 오르는데 어떻게 부담이 안 될 수 있냐”며 “이렇게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흔들면 중산층이 무너져 양극화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미 보유세, 종합부동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의 인상으로 중산층의 이탈이 현실화 되고 있다. 어렵사리 대출로 집을 마련해 이자부담이 높은 중산층들이 세부담이 늘자 다시 집을 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산층들이 내놓은 집은 빈집으로 방치되거나 일부 고소득층에게 돌아가 결국엔 양극화 심화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연말정산 한 푼에 목매는 서민에 보유세 폭탄 안긴 문재인정부”
 
부동산 공기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주공 1단지’ 1동 전용면적 41.98㎡(약 13평) 규모 호실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7억9100만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는 10억3200만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30.46%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공시지가 대폭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그동안 부과되지 않았던 종합부동산세도 내야한다.
 
용산구도 크게 급등한 단지들이 관측됐다.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에 위치한 ‘신동아’ 아파트 1동 전용면적 95.66㎡(약 29평) 규모 호실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9억120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1억400만원까지 상승했다. 약 21%가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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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에서도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공시지가 9억원을 넘긴 단지가 나왔다.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401동 전용면적 114.588㎡(약 34평) 규모 호실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7억8400만원으로 집계됐으나 올해는 9억7600만원으로 공개됐다. 1년 사이 22.48%나 증가했다.
 
보유세 인상에 종합부동산세까지 추가로 납부하게 될 처지에 놓인 이들은 정부가 공시가격을 큰 폭으로 올린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포동에 거주하고 있는 유재령(남·60대) 씨는 “강남구에 산다고 다 수입이 많은 것은 아니다”며 “대부분 고령인 이곳 주민들은 벌이가 마땅치 않아 세금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포 주공 1단지에서 예전에 재산세 등 세금 때문에 집을 팔고 나간 사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을 하는 신웅태(남·70대) 씨는 “보유세 폭탄이 우려된다”며 “고가 아파트를 찍어서 올렸다고 하는데 결국 부자증세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서민증세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집이 서민들이 가진 가장 고가의 재산이므로 이것만큼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은 국민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며 “세속적인 이야기로 그럴싸한 사탕발림에 잘 속는 서민들만 세금으로 죽어나는 꼴이다”고 말했다.
 
▲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시민들과 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공시지가 공람 결과를 두고 급격한 인상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재산세가 부담 된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전문가들 역시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왼쪽)와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스카이데일리
 
신 씨는 “연봉에서 몇 십, 몇 백 만원이 깎인다고 생각해 보라”며 “연말정산으로 몇 십만원 더 받으려고 하는 서민들의 행동을 생각하면 급격한 인상으로 내야할 재산세 등은 서민에게 사실상 재앙이나 다름없다”고 답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지영(여·40대·가명) 씨는 “부모님께서 3주택자이신데 증여를 이야기 하신다”며 “평생을 피땀흘려 열심히 모은 재산인데 결국 돌아오는 건 집을 팔 수밖에 없게 만드는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폭탄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 양도소득세도 중과돼 이전보다 세금이 몇 배가 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계신다”며 “나 역시 대출을 끼고 집을 샀는데 공시가격이 9억원이 넘어 지출부담이 크게 늘어났다”고 답했다.
 
서초구 소재 S부동산 관계자는 “방배동 현대2차 아파트의 경우 집단으로 이의 신청에 들어갈 것이다”며 “은퇴를 해서 집 하나만 보고 있는 어르신들은 보유세(재산세) 인상으로 노후생활이 험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을 내는 것이 의무긴 하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인상하면 불만이 많아진다”며 “정부는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용산구 소재 M부동산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을 짊어 져야하는 대부분이 평생 일해서 집 한 채 샀고 그 집이 전부인 사람들이다”며 “그 집을 팔아서 교외로 꼭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답했다. 이어 “재산세 인상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다”며 “특히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더욱 그렇고 앞으로 재산세가 계속 오르지 말라는 보장은 없어 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마포구 소재 R부동산 관계자는 “정부는 부동산 거래를 막아놓고 증여세 등으로 세금을 걷고 있다”며 “‘서민정부’라는 이름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실상은 각종 부동산 정책으로 세부담을 가중시키고 서민과 중산층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은 중산층 몰락, 국민분열 양극화 부추겨”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사전 공람을 시작하면서 고가주택 외에는 세 부담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발표를 내놨다. 공시가격 인상의 이유가 부자증세에 있음을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의 해명과는 달리 한 집에서 오래 거주해 시세 차익을 손에 쥐지 못한 서민들, 특히 중·노년층에게 재앙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김윤화]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으로 서민, 중산층들의 세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재산의 양극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배효진 세무사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7억원이던 곳이 약 14% 정도 올라 8억원을 넘었을 때 재산세를 계산하면 185만원에서 222만원으로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는 1세대 1주택의 경우에도 이렇듯 37만원을 더 내야해 부담이 된다”며 “특히 서울에 사는 서민들이 대부분이 대출을 끼고 집을 구매한 만큼 대출이자와 더불어 세금부담까지 더해진다면 가계경제가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김동환 교수는 “세금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작다고 생각될 지라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절세를 위해 각종 상품에 가입하는 등 노력을 하는 서민들에게 20~30만원이 작은 돈이라 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세금 인상으로는 절대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며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증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열심히 노력한 서민들에게 급격한 부담을 지우고 게다가 투기꾼 취급까지 하는 것은 잘 못 되도 한참 잘못됐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대출 이자,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집을 사기 어려운 젊은이들은 전세나 월세로 살며 재산 확장이 어려워지고 중산층 진입이 힘들어진다”며 “재산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지난해 물가 상승과 비교해 공시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보라”며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 증가 뿐 아니라 공정시장가액도 증가할 예정으로 종합부동산세까지 납부해야 할 가계들의 부담은 점점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가격 현실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급격하게 올리는 게 문제다”며 “OECD에서 발표하는 부동산 관련 세금을 확인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 결코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한 번 올라간 세금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국민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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