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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커먼플라자
삼익악기 돈벌이에 애꿎은 커먼프라자 상인 피눈물
34년 터전서 길거리 내몰린 상인...소송진행 중 강제집행·영업방해 논란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19 16:49:05
서울 남대문시장에 위치한 ‘커먼프라자’는 34년 역사를 자랑하는 의류 전문 상가다. 작은 지하상가에 불과했던 커먼프라자가 남대문의 명물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밤낮없이 일해온 상인들이 있었다. 그런데 커먼프라자를 매입한 삼익악기가 34년 간 일해 온 상인들을 제대로 된 보상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재개발을 이유로 기존에 임차해있던 상인들을 몰아내면서 상인들이 받아야 할 보상금이나 제대로 된 보증금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커먼프라자를 둘러싼 삼익악기와 상인들 간 갈등에 대해 취재했다.

▲ 삼부빌딩을 매입한 삼익악기는 삼부빌딩 재건축을 이유로 지하 커먼프라자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상인들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상인들의 영업권 보존 및 보상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대문시장에 위치한 커먼프라자 입구 ⓒ스카이데일리
 
최근 삼부빌딩을 소유 중인 삼익악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34년 간 삼부빌딩 지하상가인 커먼프라자에서 일해왔던 상인들은 삼익악기가 영업권 보존이나 제대로 된 보상조차 내놓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나가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삼익악기는 건물 재건축을 이유로 상인들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삼익악기가 과거에도 재건축을 빌미로 임차인을 내쫒은 뒤 재건축은 하지도 않고 건물을 되팔아 막대한 부동산 시세차익을 챙긴 바 있어 삼익악기가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한 채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34년 장사터전서 일방적 퇴거…삼익악기 행태에 커먼프라자 상인 ‘피눈물’
 
커먼프라자는 서울 남대분시장 ‘삼부빌딩’ 지하에 위차한 지하상가다. 34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숙녀복 전문 상가’로 정평이 나있다. 상인들이 밤낮없이 일하며 쌓아온 신뢰가 쌓이면서 덜달아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삼부빌딩의 소유주였던 삼부토건이 삼익악기에 건물을 매각한 이후 커먼프라자 상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삼익악기가 돌연 상인들과 임대차계약 재계약을 맺지 않고 상인들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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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악기는 삼부빌딩 재건축을 내세워 상인들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상인들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소송 및 강제집행에 나서고 있다. 현재 커먼프라자 내에서는 삼익악기의 강제집행 등에 의해 공실이 된 상가도 여럿 존재한다.
 
상인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근거로 삼익악기과 맞서고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최초 계약일 이후 10년간 정당한 이유없이 임차인의 재계약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임차인인 커먼프라자 상인들은 삼익악기에 지난 2014년에 맺은 계약이 신규계약이니 임대인은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삼익악기는 기존의 계약을 승계했으니 신규계약이 아니며 임차인들과 재계약을 맺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진 법원이 삼익악기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삼익악기는 상인들과 5건에 나눠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2건의 경우 상고심까지 삼익악기의 승소로 끝났다. 나머지 3건의 경우 삼익악기가 1심에서 승리한 상황인데 나머지 상인들이 항소하면서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커먼숙녀복 전문 상가로 이름난 커먼프라자는 여전히 활기를 띄고 있다. 삼부빌딩을 매입한 삼익악기는 이곳 상인들에게 퇴거를 요구하는 한편 소송과 강제집행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활발히 장사가 진행되고 있는 커먼프라자의 전경(위)과 커먼프라자 내 공실이 된 상점의 모습ⓒ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삼익악기는 아직 소송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상인들의 일방적인 퇴거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제집행을 요구하기도 하며 일부 상인들에겐 전화를 걸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전에 자리를 비우라고 겁주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삼익악기가 대화를 거부하고 마땅한 보상안도 없이 내쫒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연성 커먼프라자 운영위원회 상무는 “삼익악기는 아직 소송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상인들에게 겁을 주면서 내쫒고 있다”며 “상인들이 삼익악기에 상생안을 전달했지만 삼익악기는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커먼프라자에서 34년간 장사해 온 이선숙(69·여) 씨는 “30대부터 희끗해질 때까지 장사를 해온 이곳은 나와 우리 가족의 생계수단이다”며 “지난 30여년간 이곳의 이름이 알려지고 가치가 상승한 배경엔 우리 상인들의 공로가 없지 않을 텐데 갑자기 나타난 삼익악기가 정당한 보상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나가라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 먹은 나더러 이곳을 떠나라는 건 굶어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어 막막한 심정이다”며 “삼익악기가 보상안도 없이 30여년전 이곳에 입점할 때 지급한 2000만원 규모의 보증금만 돌려준다고 하는데, 그 당시 2000만원이 지금 2000만원과 비교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벌이 눈 먼 삼익악기 장삿속 논란…앞뒤 안 맞는 행태에 비난 봇물
 
삼익악기는 상인들의 일방적인 퇴거요구를 하는 가운데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은 채 임대료는 꼬박꼬박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약도 거부하며 퇴거를 요구하면서 보증금은 돌려주지 않은 채 임대료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삼익악기의 앞뒤 안맞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정 운영위원회 상무는 “퇴거를 요구하고 강제집행까지 실시한다면 적어도 보증금은 돌려줘야 맞는 것 아니냐”며 “삼익악기는 힘없는 상인들의 사정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으며 자신들이 손해보는 행위는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익악기가 명분으로 내세운 재건축에 대해서도 의심어린 시선이 나온다. 삼익악기는 과거 몇 차례 서울시와 중구청 등에 삼부빌딩의 재건축을 신청했지만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커먼프라자 상인들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삼부빌딩의 재건축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까닭은 커먼프라자 상인들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크다”며 “삼익악기는 일부 상인들에겐 보상을 해야할 의무도 있다”고 전했다.
 
▲ 상인들은 삼익악기가 ‘돈벌이’를 위해 커먼프라자 상인들을 무리하게 내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부빌딩을 통해 보다 큰 차익을 얻고자 재건축을 실시하고 상가를 비우려 한다는 지적이다. 삼익악기는 삼부빌딩을 통해 이미 70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부빌딩 ⓒ스카이데일리
 
삼익악기가 건물 차익을 높이기 위해 상인들을 내쫒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익악기는 삼부빌딩을 통해 이미 수백억 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은 상태다. 지난 2014년 삼익악기는 삼부빌딩을 약 600억원에 매입했는데 현재 이곳의 가치는 약 1300억 원까지 오른 상태다. 이우람 원빌딩 팀장은 “현재 삼부빌딩의 사치는 1300억원 안팎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박재선 커먼프라자 운영위원회 회장은 “삼익악기가 과거 잠실 쪽에도 건물을 매입해 재건축을 한다는 이유로 임차인들을 내쫓은 후 재건축을 취소하고 건물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삼익악기는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상황이며 더 큰 차익을 위해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삼부빌딩 커먼프라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면서 상인들은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16일 커먼프라자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상인들은 오는 23일에도 한 차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삼익악기가 자신들의 영업권을 보장해 줄 것과 마땅한 보상안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커먼프라자에서 26년간 장사를 해왔다는 김광숙(57·여) 씨는 “장사밖에 할 줄 모르는 우리가 이곳에서 나간다면 뭘 해먹고 살 수 있겠느냐”며 “수억원에 달하는 권리금은 물론이고 정당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장사마저 못하게 된 상황에 분통이 터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 운영위원회 회장은 “삼익악기는 이곳 상인들이 보상금으로 이익을 노리는 것 마냥 호도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여기서 장사를 하고 싶을 뿐이다”며 “삼익악기는 제대로 된 보상방안도 없이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익악기의 욕심에 힘없는 상인들이 거리에 내몰리게 생겼는데 문제가 원활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커먼프라자를 둘러싼 삼익악기의 행태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임대차보호법이 가진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임대인의 이익은 극대화하고 임차인들의 피해는 외면하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법보다 관습에 익숙한 상인들로선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주성식 부동산 컨설턴트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경우 전세권을 새로 설정하는 등의 절차를 밟지 않으면 활용하기 어렵다”며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 등 법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활용하기 어렵고 오히려 임대인들이 악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다 상세히 명문화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스카이데일리는 삼익악기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부재해 전달하겠다고 답변한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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