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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내달 1일 발효 예정이던 상호 관세를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한미 간 막바지 협상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당초 25%로 예고했던 일본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일본의 대규모 대미 투자와 농산물 시장 개방을 이끌어냈다. 우리 정부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고 미일 합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며, 긴박한 대미 협상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23일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과 일본의 협상 결과에 대한 세부 내용은 파악 중이며, 우리의 협상에도 참고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안보실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 중이며, 이번 주에는 경제부총리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 주요 인사들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합의안이 기준점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더 나은 조건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며 “국익 극대화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패키지 딜’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74시간 만에 귀국길에 오른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위 실장은 현지시간 23일 오후 인천행 항공편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20일 미국에 도착한 그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 고위 인사들과 연이어 면담하며, 상호 관세와 농수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국방비 증액 등 통상·안보 현안을 아우르는 ‘홀 패키지 딜’ 협상을 진행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2+2 통상협의’가 25일 예정된 가운데, 위 실장의 조기 귀국은 협상이 일정 성과를 거뒀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귀국 즉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협상 결과를 보고하고, 협상팀에 후속 지침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진전을 보일 경우 한미 정상 간 담판이 가시화될 수 있으며, 반대로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경우 위 실장이 또 다른 협상안을 들고 재방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일본에 24%의 상호 관세를 예고한 데 이어 이달 7일 25%로 상향 조정했으나, 이번 협상에서 10%포인트를 낮춘 15%로 최종 타결했다. 관세 인하의 대가로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60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와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LNG 조인트 벤처 설립 등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협상 중 최대 규모”라며 “일본의 자국 시장 개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1300km 길이의 가스관 건설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떤 카드를 꺼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미국산 쌀과 쇠고기 수입 확대는 협상 카드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8년 광우병 파동과 같은 정치적 리스크를 피하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신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에너지 작물 수입 확대, 반도체·의약품·조선·에너지 분야 협력, 대미 투자 확대 등을 중심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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