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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10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공장을 짓고 있으나 수출 물량을 당장 미국 내 공장에서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집적회로와 반도체게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미국 내 생산을 강조했다. 같은 날 애플은 미국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4월부터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관세 부과 시점은 이르면 다음 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 달러다.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지만 조립·가공 과정에서 다른 나라를 거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 비중은 훨씬 높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HBM이 경우 대만으로 수출된 후 TSMC를 거쳐 엔비디아에 납품되는 것을 고려하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라는 점에서도 관세 부과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이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체결한 22조7000억 원 규모의 계약은 텍사스 공장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며 6일 애플이 삼성전자와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해당 물량이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는 평택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관세를 피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다. 그러나 인디애나주 공장 양산 예상 시점은 2028년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기 때문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는 협상을 타결하면서 반도체나 바이오 부분에 있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며 “다른 나라에 주는 것과 결코 불리하지 않기 때문에 100%가 되든 200%가 되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00%든 200%든 어떤 나라가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면 우리 반도체나 의약품 분야에 있어서 최혜국 대우 약속을 받았다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발언에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6일 2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SK하이닉스 주가는 7일 오전 11시 기준 25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방침이 알려지며 한때 25만500원까지 급락했으나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6일 6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가 7일 오전 9시 7만800원으로 시작해 오전 11시에는 7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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