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신천지 개입설'을 두고 시끄럽다.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입당을 통해 당내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친명(親이재명)계와 친청(親정청래)계 간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의혹은 정치와 종교가 유착해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는 개인의 자유의지를 침해하고, 당심(黨心)을 왜곡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민주적이어야 할 의사결정 과정에 반(反)민주의 암(癌)적 행태가 여전히 뿌리 깊게 도사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악할 일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7월 29일 "합동수사본부가 해당 사안을 수사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고 엄정하게 의혹을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부풀려 정치 공세의 도구로 삼아서도 외부 세력의 경선 개입 가능성을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행정안전부 선거관리위원회, 여야 제 정당이 제도 개선과 투명한 시스템 마련에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의혹 규명을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서는 안 된다.
신천지는 교주 이만희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거대한 재력과 세력을 갖춘 집단이다. 교주 이만희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4년 사이 신천지 신도 약 5만6000명의 국민의힘 당원 집단 가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또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결과, 지난 지방선거 당시 신천지 신도들의 민주당 가입 정황도 포착됐다. 즉, 신천지의 정당 침투 시도는 특정 정당에 국한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조직적으로 이뤄져 온 정황이 짙다는 뜻이다.
신천지의 민주당 개입 의혹의 당사자로 의심받고 있는 친청계는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후보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31일 "분열주의를 없애겠다며 출마한 후보가 근거 없는 신천지 개입설로 당을 흔들고, 당원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모욕하며, 오히려 분열을 키우고 있다"며 김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왜곡된 주장으로 당과 당원들을 갈라치지 말라"며 김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청래 후보 측도 반발만 할 일이 아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불리는 따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신천지가 민주당에도 접근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검·경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당 차원의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의혹을 제기했다고 상대를 공격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의혹 자체를 해소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민주당은 당장의 유불리나 전당대회 스케줄에 매이지 말고 당원 검증 시스템과 경선 투명성 확보를 위한 비상조치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 사후약방문식 대처는 당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다.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전당대회 이후로 미룰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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