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를 단 1개월 낸 외국인이 119개월치를 추후납부해 10년의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추납은 외국인에게만 허용한 제도가 아니다. 한국인도 법에서 정한 추납 대상기간이 있다면 같은 방법으로 부족한 가입기간을 채울 수 있다.
6일 본지가 확인한 결과, 국민연금 추납제도는 원칙적으로 내·외국인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낸 뒤 실직·사업중단이나 무소득 배우자 등의 사유로 납부예외·적용제외된 기간이 있다면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다.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이 120개월인 만큼 ‘1개월 실제 납부+119개월 추납’으로 10년 요건을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돈만 내고 과거 119개월을 구매하는 방식은 아니다. 과거에 법에서 인정하는 납부예외·적용제외 기간이 있어야 하며, 해당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내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다.
외국인 논란도 여기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한 달 일한 뒤 해외에서 보낸 119개월을 그대로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그동안 외국인의 추납 대상 국내 거주기간을 외국인등록과 체류자격 중심으로 판단하면서 실제 출입국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 전수조사에서 정확히 ‘1개월 가입 후 119개월 추납’에 해당한 외국인은 3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외국인 추납 전체 규모를 뜻하지 않는다. 2026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교흥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추납 신청은 994건이었고, 추납 전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이 12개월 미만인 외국인 수급자도 60명으로 나타났다.
또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채운 뒤에는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짧은 실제 가입→과거 적용제외 기간 추납→수급권 확보→해외 연금 수령’ 가능성이 형평성 논란을 키웠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외국인의 추납 신청 때 출입국 사실증명을 확인하고 한 달 중 15일 이상 실제 국내에 체류한 달만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도록 심사를 강화했다.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과 추납 가능기간을 연동하거나 최대 119개월인 추납 한도를 줄이는 등 제도 자체를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5년 가입자는 4년 더 냈더니 수익률 최대 8%
한편 이번 논란과 별개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4일 THE TOP 리포트 132호에서 조기퇴직자의 국민연금 계속 납부 현황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미 국민연금에 25년 가입한 사람이 56세에 퇴직한 뒤 60세까지 4년을 더 낼 경우 경제성이 있는지를 계산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10년을 채우면 노령연금 수급권이 생긴다. 10년 가입 시 기본연금액의 50%를 지급하고 이후 1년마다 지급률이 5%p씩 올라 20년이면 100%가 된다. 20년을 넘기면 장기가입 할증계수가 적용돼 가입기간이 늘어날수록 연금액도 증가한다.
연구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기준소득월액 150만 원인 조기퇴직자가 4년간 보험료 738만 원을 추가 납부하면 월 노령연금은 약 10만 원 늘어난다. 65세 기대여명 21.5년을 적용한 총 연금 증가액은 약 2603만 원으로, 회수기간은 6.1년, 연환산 내부수익률(XIRR)은 8.0%다.
기준소득월액이 약 319만 원이면 4년간 약 1571만 원을 내고 월 연금은 약 13만7000원 증가한다. XIRR은 4.9%다. 기준소득월액 600만 원에서는 월 연금 증가액이 약 19만8000원으로 커지지만 XIRR은 3.2%로 낮아진다. 보험료를 적게 내면 납입액 대비 효율이 높고, 많이 내면 연금 증가액이 커지는 구조다.
결국 ‘1개월+119개월 추납’은 과거 추납 대상기간을 활용해 최소 10년의 수급권을 만드는 문제다. 반면 25년 가입자의 4년 추가 납부는 이미 수급권을 확보한 사람이 향후 연금액을 늘리는 선택이다.
외국인 추납 논란을 계기로 향후 제도 개편의 초점은 국적보다 실제 기여기간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실제 보험료를 얼마나 낸 가입자에게 어느 정도의 과거 가입기간을 인정할지, 외국인의 국내 실거주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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