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기후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 복원이 시급하다. 숲과 바다를 살려야 한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아시아·태평양, 남아시아 등 6개 지역에서 최대 2억1600만명의 기후 이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네팔 참사처럼 빙하 해빙에 따른 대홍수가 잘 보여주고 있다.
해법 마련이 긴요하다. 그동안 우리 관심은 주로 육지에 머물렀다. 하지만 바다를 살리는 데 깊은 관심과 투자를 할 때다. 지구 표면의 약 71%는 바다다. 이제 탄소 중립을 논하면서 바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바다의 중요성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를 지닌다. 산소 공급 및 이산화탄소 흡수 등 손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식물성 플랑크톤과 해양 식물은 전 세계 산소의 약 50%를 생산한다. 바다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완화한다. 기후 및 온도 조절 역할이다. 바다는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열에너지의 90% 이상을 흡수해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생명체 서식지이며, 수많은 해양 생물의 터전이다. 식량 및 자원 공급원이다.
바다를 살려야 한다. 바다 회생의 노력이 주목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자연과 기술을 통해 흡수·제거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탄소 중립이다.
산림과 토양 등 육상 생태계에 저장되는 탄소를 흔히 ‘그린 카본(Green Carbon)’, 맹그로브·염습지·해초대(잘피밭) 등 연안과 해양생태계가 흡수·저장하는 탄소는 ‘블루 카본(Blue Carbon)’이다.
연안 블루 카본 생태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탄소를 흡수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산림은 나무와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지만 벌목이나 산불이 발생하면 저장된 탄소가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버린다.
반면 해초대(잘피밭)와 염습지 등 연안 생태계에서는 상당량의 유기탄소가 산소가 부족한 침수 퇴적층에 축적된다. 분해 속도가 느린 데다 새로운 퇴적물이 계속 쌓이면서 탄소가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보존될 수 있다. 탄소를 얼마나 빨리 흡수하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염생식물의 경우는 갯벌을 일반 땅처럼 딱딱하게 변화시키는 육역화 가능성이 높아, 생태계 변화 및 어촌 주민들의 생계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잘피밭 조성 확대가 우리 실정에 가장 적합한 블루 카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잘피는 육상의 식물처럼 뿌리와 줄기, 잎을 가지고 꽃을 피우며 종자를 만드는 ‘바닷속 현화 식물’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잘피밭은 전 세계 해저 면적의 약 0.1%에 불과하지만, 해양에 저장된 탄소의 최대 18%를 저장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탄소흡수원이다. 문제는 이 숲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UNEP는 현재 전 세계 잘피 서식지의 약 7%가 매년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탄소 중립은 배출을 줄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미 훼손된 자연의 탄소 흡수 능력을 회복시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양생태계 복원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시작해야 할 일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닷 속 잘피밭을 넓히는 일이다. 환경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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