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속 수감 된 지 2년이 지났다. 총수의 부재 속에 SK그룹 계열사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했고, SK네트웍스는 올해 M&A 최대어였던 KT렌탈 인수에 실패하는 등 ‘오너리스크’가 장기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SK네트웍스 전 사장이 자신의 퇴임을 두고 항명하는 사태까지 발생해 SK그룹 최고위층마저 흔들리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문덕규 전 SK네트웍스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하면서, 자신을 퇴진시킨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알려 달라”는 항의성 메일을 보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건 문 전 사장이 지난달 18일 SK네트웍스 직원들에게 해당 사실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면서다. 문 전 사장은 김 의장에게 메일을 보냈음에도 자신의 퇴진 이유를 듣지 못하자 이 같은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의 관심은 문 전 사장이 퇴임하게 된 배경으로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갖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회자되는 내용은 문 전 사장의 퇴임이 ‘문책성 인사’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문 전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최고의 ‘재무통’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그가 SK네트웍스의 재무구조를 탄탄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문 전 사장 취임 후 국내외 경기 침체, 유가하락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 부실자산 정리에 따른 적자 결산 등의 악재가 겹쳐 성과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문 전 사장의 항명사태를 두고 일고 있는 업계 및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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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덕규 전 SK네트웍스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하면서, 자신을 퇴진시킨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알려 달라”는 항의성 메일을 보냈다. 업계에서는 문 회장이 퇴임하게 된 배경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SK네트웍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SK네트웍스가 지난해 말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 퇴임한 문덕규 전 사장의 ‘인사 항명’으로 최근 홍역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문 전 사장은 지난달 18일 SK네트웍스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을 퇴진시킨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보냈던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문 전 사장은 SK네트웍스 전직원에게 메일을 보낸 것은 김 의장에게 임기 중 돌연 사임하게 한 배경을 물어봤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40년 SK를 떠나면서 많은 고민 끝에 그룹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몇가지 고언을 남기고자 한다”고 운을 뗀 뒤 “SK의 건전한 성장 발전과 구성원의 자긍심을 지키고자 하는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다.
이어 김 의장에게 “지난해 말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라는 말 외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SK네트웍스 대표이사를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국내 3대 그룹에서 임기 중인 CEO를 아무런 사유나 설명도 없이 퇴임시키는 관행은 중단되고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러면서 “당당하게 만나 제 얘기를 듣고 저를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달라. 그래야 오랜기간 그룹에 봉직하고 떠나는 많은 분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떠나 그룹을 계속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 전 사장은 이메일을 보낸 지 5~10분 만에 다시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 홍보실에서는 해당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전 사장이 지난달 18일 이메일을 보냈지만 바로 회수 조치해 홍보실에서도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퇴임 두고 ‘설설설’…‘재무통’ 문 전 사장의 문책성 인사?
이에 따라 최태원 회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 의장의 인사권 행사에 계열사 CEO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파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 문덕규 전 사장(사진)은 SK E&S 영남에너지 사장과 SK E&S 사장 등을 거쳐 2013년 2월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SK그룹 내에서 최고의 ‘재무통’으로 인정받던 인물이어서 최 회장의 부재 속에서 SK네트웍스의 재무구조를 탄탄히 해 줄 것을 기대했다. [사진=SK네트웍스]
이런 상황에서 문 전 사장이 퇴임한 이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전 사장이 SK네트웍스를 나가게 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
문 전 사장은 SK E&S 영남에너지 사장과 SK E&S 사장 등을 거쳐 2013년 2월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SK그룹 내에서 최고의 ‘재무통’으로 인정받던 인물로, 최 회장의 부재 속에서 SK네트웍스의 재무구조를 탄탄히 해 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회사의 실적은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취임 첫 해인 지난 2013년 SK네트웍스의 매출은 25조9754억원으로 전년(27조9355억원) 대비 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408억원을 기록해 전년(2516억원)보다 4.3% 줄었다.
순이익은 큰 폭으로 추락했다. 2012년 119억원의 순이익에서 문 전 사장 취임 첫 해 591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매출은 22조4081억원, 영업이익 2013억원, 순이익 316억원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더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순이익을 문 전 사장 취임 직전인 흑자 상태로 겨우 돌려놓은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 전 사장은 SK그룹 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손꼽히던 ‘재무통’”이라며 “취임 당시 재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런데 국제유가 하락,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내용은 그룹에서도 알 수 없다”면서도 “나가신 분에 대해서 무엇을 잘 못해서 퇴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실적 개선 여부 등 여러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겠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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