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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회장님들의 특별한 그곳[下-별장]
수몰집 옆 ‘신격호 안가’…제2고향에 ‘김준기 별장’
고향 잃은 주민들에 잔치 ‘안락한 향수’…주택 인근 선영에 부친 호 딴 농장도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8-08 00:03:32
 ▲ 재벌그룹의 총수 중 자신의 향수가 남아 있는 곳에 별장을 짓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꼽힌다. 이들은 고향 혹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장소에 거대한 별장을 짓고 추억을 회상하거나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별장(위)과 남양주에 위치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별장 정문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 취재팀|울산·남양주=김신·임현범·유은주·황새봄 기자] 흔히들 재벌그룹 총수라고 하면 해외 유명 휴양지에 호화로운 별장을 갖고 있다고 인식하기 쉽다. 일부 재벌들의 해외 부동산들이 매스컴 등을 통해 종종 알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우리나라 재벌기업 총수들 중 상당수는 국내 한적한 곳에 별장을 마련해 두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그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 중에는 자신의 고향 혹은 추억이 서린 장소를 휴식처로 삼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과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등이 꼽힌다.
 
신 총괄회장은 고향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생가를 복원하고 수몰된 고향마을을 기리는 마음에 대암호 옆에 별장을 지었다.
 
동부그룹 김 회장의 경우 고향은 아니지만 아버지 고 김진만 국회부의장과 함께 자주 찾던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일대 지역에 별장과 농장을 지었다. 현재 김 회장은 그 곳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묘소를 두고 가끔 찾아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한다는 것이 재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 회장, 수몰된 고향마을 인근지역 별장 건설…마을잔치 하며 어린 시절 추억 회상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별장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위치해 있다. 총 7개의 필지로 된 별장 부지 인근에는 대암호가 있다. 별장 부지는 총 9408㎡(약 2846평)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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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필지는 모두 신 총괄회장의 모친인 고 박대방 씨가 1971~1972년 사이에 매입했다. 이후 1999년 12월 신동주, 신동빈 형제에게 증여됐다.
 
 ▲ 자료:부동산등기부등본 ⓒ스카이데일리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해당 필지 위에는 단독주택 3채와 창고건물 등 총 4개의 건물이 있다. 토지와 달리 건물은 신 총괄회장의 소유로 등재돼 있다. 가동은 지상 2층 건물, 나동은 지하 1층, 지상2층 구조로 각각 돼 있다. 또 다동과 라동은 모두 지상 1층 구조로 지어졌다. 이들 4개 건물의 총 연면적은 1419.91㎡(약 430평)에 달한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별장 주변은 한적한 편이었다. 별장 입구로 들어가는 철문 맞은 편에 위치한 둔기회관은 꽤 오랜 기간 아무도 이용하지 않았는지 녹슨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었다.
 
최근 신 회장의 건강악화설이 돌고, 지난 2014년 이후 매 년 실시되던 마을잔치까지 끊기면서 지금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3년 전 까지만 해도 이곳을 빈번하게 찾았지만 최근에는 발길이 뜸한 편이다.
 
과거 신 총괄회장이 한창 찾았을 때 마을사람들 사이에서 이 곳은 ‘신 총괄회장의 안가(安家)’로 불리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정적 의미가 아닌 단어 뜻 그대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붙여졌다.
 
둔기리 이장 조경용 씨는 “신 총괄회장은 마을잔치 때뿐만 아니라 매 년 신정에도 이곳 별장을 찾았다”며 “그가 등장할 땐 검정색 벤츠 4~5대가 연달아 지나가 어떤 차에 탔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며 “마을 잔치가 있을 때도 웬만하면 건물 안에서만 조용히 있다가 해질녘 즈음에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 씨는 “신 총괄회장과 대화를 나눠본 주민들 말로는 신 총괄회장이 대암호를 바라보며 ‘예전엔 누가 어디에 살았고, 어느 집이 어디에 있었고’하며 주변사람들에게 과거 얘기를 풀어 놓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 별장 바로 옆 대암호 근처에는 수몰된 둔기마을을 기리는 애향비(사진 아래)가 세워져 있다. 맞은편 길가에는 신 총괄회장의 복원된 생가(사진 위)가 자리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별장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별장 진입을 시도했다. ‘개조심’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써 있는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별장 관리인과의 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롯데그룹이) 시끄럽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담당자의 허락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노인들과 아이들 위한 선행에 감사” 호평 속 “인색한 태도 아쉬워” 불평 섞인 목소리도
 
신 총괄회장의 고향사랑은 예전부터 익히 유명했다는 게 재계 원로들 사이에서 나오는 평판이다. 매 년 별장에서 마을잔치를 크게 열어 주민들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 이를 방증하기도 한다.
 
인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이 태어나고 자란 둔기마을은 1970년 대암댐 건설로 인해 물에 잠겼다. 그 곳에 살던 주민들은 부산·대구 등 타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신 회장은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 그들을 별장으로 초대해 추억을 회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초대된 주민들에게는 돈이 담긴 흰 봉투도 함께 건네진 것으로 알려졌다. 둔기리 근처 사촌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신기득(84)씨는 “최초 1인 당 1만원을 시작으로 5만원, 10만원 등으로 점점 그 액수가 올랐고 최근에는 20만원 까지 준 걸로 알고 있다”며 “잔치에는 ‘둔기회’에 소속된 사람들만 초청받았고, 다른 주민들은 그냥 구경하러 가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그 구경마저도 지난 2014년부터 할 수 없게 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인해 행사가 취소된 뒤 그 이듬해 부터는 롯데삼동복지재단이 교통혼잡을 이유로 아예 마을잔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삼동분회 경로당에 모인 노인들도 잔치가 열리지 않는 데 대해 내심 아쉬워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하잠리에 거주하는 차상일(75) 경로회장은 “개인 돈으로 하는 행사니 해 달라 말라 할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하다가 안하니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초등학교에 기부도 많이 하고 동네 노인들을 위해 이런 저런 도움을 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한다”며 신 총괄회장을 추켜세웠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삼동분회 경로당에 있는 TV역시 롯데삼동복지재단에서 기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의 또 다른 동네인 사촌마을에서는 롯데삼동복지재단이 마을 어르신 등과 초등학교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둔기리 주민 중 일부는 롯데가 실질적으로 이 곳 어르신을 위해 다른 지역보다 특별하게 더 지원해주는 것이 없다고 전하면서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진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삼동초등학교, 삼동분회경로당 TV, 잠겨진 둔기회관 문, 둔기회관 ⓒ스카이데일리

삼동면사무소 앞에서 만난 삼동초등학교 교사 이준석(가명) 씨 역시 신 총괄회장에게 우호적인 인식을 갖고 있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재단에서 해마다 1년에 수학여행비로 1000만원을 지원해주고 어린이날에는 학생 1인당 장학금 20만원도 지급한다”며 “학교출신 중 성공한 사람들의 사진을 학교 벽에 전시해 놓는데 신격호, 신춘호, 신준호 등 신 총괄회장과 그 형제들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의 초등학교 동기라고 전한 차상일씨(75) 또한 “그동안 롯데가 마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며 “이 마을 출신의 유명인이 마을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하는 것에 대해 마을 주민 상당수가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로부터 약간의 아쉬움 섞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 2014년 이후 마을잔치가 중단된 데 대한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었다.
 
마을주민 조성진(가명) 씨는 “당시 재단 측은 마을잔치로 인해 주변 도로 혼잡으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며 행사 중단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며 “그러나 재단 측의 설명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예전에야 교통이 불편했을지 몰라도 잔치가 중단되기 약 7년 전 부터 경찰도 교통정리를 위해 오고 손님들도 차를 많이 안 가져오는 문화가 형성돼 교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주민 윤병수 씨는 “욕심이라면 욕심이겠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회관을 짓고 싶어 대지 20~30평(3.3㎡) 정도만 기부해주면 울주군의 지원을 받아 건물을 지을테니 도와 달라고 롯데그룹에 요청했는데 번번이 무시당했다”며 “이래 저래 작은 도움조차 여러 번 거절당하자 이곳 주민들 중 일부는 현재 롯데가 검찰수사로 힘들고 형제끼리 분쟁이 일어나도 신 총괄회장이 ‘안 됐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추억 서린 그 곳…8만여 평 대지 위에 아름다운 별장·농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고향은 강원도 동해지만 그에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 있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서려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이다. 그는 부모님이 살아있을 적에 함께 자주 찾았던 곳에 별장과 농장을 지었다.
 
 ▲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아버지 고 김진만 국회부의장과 어머니 김숙자 여사의 묘소 인근에 별장을 짓고 아버지의 호인 ‘동곡’을 딴 농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개인 사유지로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에는 보이지 않지만 외국에 나가지 않는 이상 거의 이곳에서 지내며 출퇴근을 할 정도로 거주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남양주 금곡동에 위치한 김 회장의 별장은 조상의 선영(先塋)들이 위치한 곳에 인근에 있다. 별장 주변에는 농장도 조성돼 있다. 농장 이름 ‘동곡농장’이다. ‘동곡’은 김 회장의 부친인 고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호(號)다.
 
별장 인근에는 김 회장의 아버지인 고 김 전 국회부의장과 어머니 김숙자 여사 묘소도 있다. 김 여사는 1968년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먼저 이곳에 묻혔다. 그로부터 약 38년이 흐른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난 고 김 전 국회부의장은 아내인 김 여사의 묘소 옆에 안장됐다.
 
별장 일대 김 회장일가 혹은 재단 소유 부동산은 총 6개 필지에 달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산119-O, 산119-O, 산119-O, 산119-O, 산 119-O, 39-O 등이다. 이들 필지의 총 규모는 25만8491㎡(약 7만8193평)이다. 별장 건물이 위치한 필지는 39-O로 현재 소유주는 김 회장이다.
 
스카이데일리는 김 회장 소유 별장이 위치한 지역을 직접 가봤다. 그러나 내부 진입은 불가능했다. 진입로에는 큰 자물쇠가 단단히 채워진 철문이 세워져 있었다. 철문 안쪽에는 커다란 반려견 한 마리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별장 관리자에게 촬영을 위한 출입을 요청했지만 그는 “별장이 아닌 회장 개인 주택이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별장 인근에 위치한 한 공장직원은 “별장 지역 인근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직접 안에 들어가서 별장을 구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예전에 별장을 오가는 택배직원에게 내부 상황을 물어본 적 있는데, 그에게서 ‘산 전체에 잘 가꿔진 정원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 등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 자료:부동산등기부등본 ⓒ스카이데일리

마을 주민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출입문 안쪽에는 반려견이 목줄이 풀린 채 활보하고 있다. 그 반려견은 외부인이 오면 큰 소리로 짖기도 한다. 마을사람들은 과거 김 회장이 마을회관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출입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입하지 않는다.
 
마을 인근에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저수지가 있는데, 그 곳에 가려면 별장으로 가는 진입로를 통해야 한다. 저수지는 진입로에 설치된 철문 안쪽으로 약 500~600m정도 안에 위치해 있다. 김 회장의 별장은 그 저수지에서 산 방향으로 약 500~600m 더 들어가야 나타난다. 나무가 울창하지 않은 가을이나 겨울에는 산 정상에 올라가면 어렴풋이나마 김 회장의 별장 일대를 둘러보는 게 가능하다.
       
 ▲ 과거 김 회장은 별장 내부에 있는 저수지 사용 때문에 일부 주민들과의 마찰이 있었지만 마을회관 건립을 조건으로 주민들과 합의를 도출해 냈다. 그러나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저수지 출입통제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무대마을회관. ⓒ스카이데일리
 
전 통장 홍종구(72)씨는 “솔직히 저수지 들어가야 딱히 볼 것도 없다. 별장을 관리하는 김 감사(관리인)가 마을의 애로사항이 있으면 얘기할 것을 요구해 소통도 잘 되는 편이다”며 과거 김 회장과 만나기도 했다. 그 때 김 회장을 만나 마을회관 건립 건 등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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