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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현장]-노후 시니어들의 신 풍속도(上-여가)
즐기며 쓰고 노년 거부하는 황금같은 황혼족 급증
멋진 호사생활 수억원도 펑펑…아낌없이 주머니 열며 큰 손 소비층 부상
김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1-21 13:22:26
 ▲ 사회활동에 대한 열망이 높은 뉴실버세대가 소비,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시니어들이 노후를 적극적인 생활태도로 바뀌면서 라이프스타일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진=ⓒ스카이데일리 DB]

생활환경 개선 및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연령대 별 인구분포에서 고령층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고령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이다.
 
덕분에 ‘뉴실버세대’, ‘액티브 시니어’ 등 고령층을 일컫는 신조어까지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뉴실버세대’는 사회활동에 대한 열망이 높고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령층을 일컫는 단어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은퇴 이후 소비·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50~60대를 뜻한다.
 
고령층, 흔히 ‘시니어’로 불리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빠르게 변화고 있다. 과거에는 ‘남은 여생 조용히 보내자’는 인식이 팽배했다면 최근에는 노령기를 ‘제3의 인생’으로 보고 적극적 생활태도를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노년에 누리는 우아한 취미, 시니어모델 하고 싶던 청춘의 꿈…“멋지게 살고 싶어요”
 
스카이데일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제3의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이들을 직접 만나봤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시니어모델교실’이었다. 60세 이상의 회원들로 구성된 시니어모델교실은 사회적기업인 ‘뉴시니어라이프’가 운영하는 단체다.
 
애경백화점에서 진행하는 패션쇼를 앞두고 한창 연습이 진행 중인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워킹연습에 몰두해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의 발끝에서 뻗쳐 나오는 워킹의 힘은 실제 나이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활기가 넘쳐 보였다. 회원들은 쉬는 시간에도 전신거울을 보며 자신의 워킹을 점검하는가 하면, 실력이 좋은 동료의 워킹을 따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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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실 한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여성 회원을 만났다. 빨간 원피스 의상에 빨간 매니큐어로 한껏 멋을 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숙진(69)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성은 젊은 시절 스타킹 CF를 찍었을 정도로 모델일에 관심이 많았다. 미스코리아 진출의 필수 코스로 알려진 ‘명동 국제복장학원(국제패션디자인학원)’에도 다녔지만 엄격했던 가풍 때문에 모델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음 씨는 “2년 전부터 모델교실에 나와 연습을 하기 시작해 지금은 23회의 패션쇼 경력을 가진 베테랑 시니어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음 씨와의 인터뷰 도중 곱게 화장을 한 다른 여성 회원이 수줍은 표정으로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시니어모델교실의 원년 멤버 1기생인 김근옥(82)씨다. 김 씨는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모델교실을 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 사회적 기업인 뉴시니어라이프에서는 시니어모델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강남 소재 연습실에서 만난 시니어들은 꾸준한 워킹연습을 통해 패션쇼 등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또 패션쇼 준비, 모델활동 등을 위해 자신에게 아끼없이 투자하고 있다.  [사진=뉴시니어라이프]

김 씨는 취미생활에 대한 질문에 “모델교실에서 워킹연습을 하며 몸자세도 교정하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며 “노래도 좋아해 합창부 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은 다음달 열리는 가곡발표회 독창무대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그와 시니어모델교실의 인연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시니어타운에서 비롯됐다. 그가 거주하고 있는 ‘노블레스타워’에 시니어모델교실의 운영법인인 ‘뉴시니어라이프’ 사무실이 입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모델 세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2007년 설립된 ‘뉴시니어라이프’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패션쇼, 시니어 모델 매니지먼트, 패션제작 등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김 씨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더 건강해지고 나이가 들어서도 멋지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며 “모델 활동을 위해 옷을 맞추거나 피부관리를 하는 등 투자금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억원대 달하는 호화로운 공간의 일상…“시니어 타운 시설 이용만으로도 하루 벅차다”
 
김 씨가 거주하는 ‘노블레스타워’는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위치한 도심형 실버주거 복합단지다. ‘노블레스타워’에는 시니어층에게 유용한 의료간호·사회복지·운동처방·생활편의·건강식사 등이 마련돼 있다.
 
김 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시니어타운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김 씨에 따르면 그의 하루는 매일 아침 30분 동안 이뤄지는 스트레칭으로 시작된다. 주기적으로 실내 수영장에서 수중걷기 운동을 하고, 헬스장에 가서 틈틈이 자전거 타기 등도 한다. 또 클리닉에서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고, 수시로 물리치료도 받고 있다.
 
노블레스타워의 입주보증금은 3억7500만원, 월 관리비는 100만원이다. 입주 후 관리비만 내면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는 노블레스타워 외에도 고급 시니어타운이 여럿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더클래식500’은 대표적인 고급 시니어 타운이다. 학교법인 건국재단이 운영하는 ‘더클래식500’은 입주보증금 9억3000만원, 월 관리비 294만원(식비 포함) 등이다.
 
‘더클래식500’ 역시 별도의 비용 없이 다양한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펜타즈호텔이다. 이곳에는 피트니스클럽, 메디컬 라이프케어센터, 체련장, 스파, 골프 등 시니어층의 건강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 도심형 실버타운 노블레스타워에서는 건물 내 거주하고 있는 시니어들을 위해 음악회를 열고 있다. 시니어모델교실에서 만난 김근옥씨도 노블레스타워에 거주하면서 합창부, 운동 등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 [사진=노블레스타워]

더클래식500관계자에 따르면 펜타즈호텔 시설을 이용하는 고객은 멤버십 회원과 입주자로 구성돼 있다. 비율은 6대4 정도다. 해당 시설은 주상복합 더샵스타시티 등 인근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주민들도 펜타즈 회원권을 구입하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비거주자의 회원권 구매 비용은 1인 기준 보증금 3800만원, 연회비 약 270만원이다.
 
스카이데일리는 펜타즈호텔을 직접 찾았다. 해당 시설을 이곳저곳 둘러보던 중 문화교실 강의실에서 재즈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검정 드레스를 입은 60대 여성이 교습을 받고 있었다. 입주자들은 댄스 등 다양한 동호회에 가입해 취미 활동을 즐기고 있었다.

댄스 동호회 활동을 끝마치고 나온 주민 이영희(가명·72)씨는 “고전, 라틴, 살사 등을 모두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댄스 동호회의 1년 회비는 35만원, 10회 개인레슨비용은 50만원이다.
 
이 씨는 “태어나서 배운 것 중 댄스가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며 “댄스를 하면 에너지가 넘쳐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아침 마다 댄스를 배우는 등 이곳에서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하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재벌 총수도 받는 홈케어 인기, 젊은층 못지않은 정보력에 자유로운 시니어 여행족 증가
 
고령층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실버산업도 성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실버산업’ 보다는 ‘시니어 산업’으로 더 많이 불린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과거 시니어 관련 요양 서비스가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프리미엄 층을 대상으로 각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인기다. 지난 2007년 설립된 ‘비지팅엔젤스코리아’ 역시 프리미엄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는 미국 볼티모어에 본사를 둔 비지팅엔젤스의 한국 지사다. 미국의 비지팅엔젤스는 고령화 사회의 진입하는 한국 홈케어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진출을 결정했다.
 
 ▲ 고급실버타운으로 꼽히는 더클래식500에는  피트니스클럽, 메디컬 라이프케어센터, 체련장, 스파, 골프, 건강관리 시설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은 더클래식500 펜타즈호텔 지하1층 스파 및 골프시설 로비 ⓒ스카이데일리

비지팅엔젤스 서비스에 가입하면 전문성을 갖춘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간병뿐만 아니라 신체, 가사 수발, 산책 도움, 말벗, 취미생활 등 정서적 측면의 1:1맞춤서비스가 제공된다. 케어 서비스는 간호서비스 및 심리치료서비스, 동행서비스, 재활 및 운동보조, 여가서비스, 개인업무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정구은 비지팅엔젤스코리아 과장은 “예전에는 신체 수발, 간호 등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다양한 케어서비스에 대한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저소득층, 독거노인 중심으로 이뤄진 요양 서비스가 이제는 중산층, 부유층까지도 확대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를 받는 고객 중에는 그룹 총수, 은퇴 후 노년을 보내는 CEO들도 많다”며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에 거주하면서 소득수준이 높은 고령자의 경우 정서 함양을 위한 서비스를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시니어들의 여행 스타일도 달라지는 추세다.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위주 패키지여행이 인기였다면 이제는 유럽, 남미 등 장거리 여행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유럽여행의 경우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것에서 1~2개국에 집중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유럽 패키지 프로그램은 성수기·비성수기 편차가 있으나 보통 1인 기준 200만~300만원이다.
 
모두투어 유럽 패키지 서비스를 이용한 박성철(가명·60)씨는 “과거에는 단기간 내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 위해 빡빡한 스케줄의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좋은 장소, 여행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선택하는 등 여행의 질을 더 따지는 편이다”고 말했다.
 
한용수 모두투어 대리는 “시니어 고객들은 예나 지금이나 사전에 계획된 패키지 프로그램을 선호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은 빡빡한 일정을 선호하던 것에서 탈피해 여유롭게 짜여진 일정을 더 선호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젊은 세대 못지않게 정보 습득력이 높아진 시니어 고객들이 늘면서 다른 프로그램과 자세히 비교한 뒤 새로운 일정을 제시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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