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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경영 금융업<31>]-SBI저축은행
1등 불안불안…“저축은행 돈 몰리지만 조심하세요”
자산 1위 불구 안정성·운용능력 하위권…건전성·수익성도 바닥권 ‘시한폭탄 논란’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1-22 00:02:55
 ▲ 중금리 대출 ‘사이다’로 잘 알려진 SBI저축은행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산규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면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지표 등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SBI저축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내 저축은행 업계의 선도기업으로 불리는 SBI저축은행의 행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자산규모 1위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및 수익창출능력이 최하위 수준에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자칫 저축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SBI저축은행을 ‘시한폭탄’에 비유하는 평가마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여·수신 모두 거래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선 올 초 도입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요건이 낮은 제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전체의 여신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3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신거래 역시 증가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예금자들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돈을 맡기기 시작했다. 저축은행들 역시 때를 놓치지 않고 제1금융권보다 1%p 이상 높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을 출시하며 고객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른바 ‘물들어 올 때 노 젓는 식’의 행보를 보였다. 덕분에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전체의 수신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40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올 하반기 들어 서서히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외 경기불황으로 투자처가 감소해 고금리 예·적금을 통해 모은 자산 활용이 어렵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각종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30일 무료 대출, 무분별한 광고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제재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초부터 1금융권에 적용돼 온 집단대출 규제가 2금융권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저축은행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지난 1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제2금융권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상호금융권에 맞는 맞춤형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이달 중 확정하고 내년 초부터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장기화되면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어진다. 마땅한 투자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마저 막히게 되면 고금리를 지불하면서 끌어 모은 예수금이 갈 곳을 잃게 돼 결국 수익성 저하 및 이자 지급 능력 상실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제2의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 자료: 저축은행 중앙회 ⓒ스카이데일리

저축은행들의 예탁금 규모 증가는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는 요소로 꼽힌다. 갈 곳 잃은 예수금들이 결국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저축은행중앙회 예탁금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총 중앙회 예탁금은 지난 해 말 보다 34.5%(1조4300억원) 증가한 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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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2% 초반대인 반면 중앙회 예치금 금리는 1.6~1.8% 수준이다”며 “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자산운용능력 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수익률 일부를 포기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실이다”고 진단했다.
 
자산규모 1위 SBI저축은행, 안정성·자금운용능력 업계 하위권 ‘맴맴’
 
이런 가운데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의 ‘자산운용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산운용능력 마저 뒤처진다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타 저축은행에 비해 월등히 큰 점 때문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업계 및 SBI저축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자산총액은 4조7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79개 저축은행 평균인 6000억원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평균 자산인 2조원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다.
 
SBI저축은행은 업계 최고 규모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안정성과 자금운용능력은 업계 하위 수준에 그쳤다. 지난 6월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총자산 대비 당기순이익)은 0.76%, 자기자본순이익률(ROE·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은 8.3% 등이었다. ROA와 ROE는 모두 이익창출 능력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SBI저축은행의 ROA는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대신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10개 저축은행 평균인 0.93%보다 0.17%p 낮은 수준이다. ROE 역시 10대 저축은행 평균인 10.5%보다 2%p 이상 낮은 수준이다. SBI저축은행보다 ROE가 낮은 은행은 대신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뿐이다.
 
SBI저축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수치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BIS자기자본비율’은 BIS(국제결제은행)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자기자본 측정과 기준에 관한 국제적 합의’에 의한 개념으로 위험가중 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에 관련된 국제적 통일 기준을 의미한다. SBI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8위인 11%에 그쳤다. 이는 상위 10개 저축은행 평균인 13.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SBI저축은행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부분은 자산건전성 부분이라는 시각이 많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등이 모두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 측면에서 무분별한 대출에만 의존한 결과 대출 채권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저축은행업계 및 SBI저축은행 등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6%다.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10개 저축은행 평균인 8.2%보다도 약 6.4%p 높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연체율 역시 높아 상위권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3.5%다. 10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며, 2위인 OK저축은행(10.4%)보다도 3%p 이상 높은 수준이다. 10개 저축은행의 평균은 7.51%다.
 
한 금융전문가는 “최근 예금 보증 금액인 5000만원을 초과한 예금액이 5조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저축은행에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SBI저축은행의 건전성 논란은 결코 가볍게 넘겨선 안 되는 심각한 사안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건전성 논란에 휩싸인 SBI저축은행의 현재 상황은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내부적으로 자산 운용능력을 개선시켜 가계대출에만 의존하는 영업방식에서 벗어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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