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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49>]-KB금융/KB은행
2800명 칼바람 3주만에 8500억 ‘배당잔치’ 펑펑
대규모 구조조정 후 외국인에 돈풀기…창구수수료 도입도 인력감축설 ‘솔솔’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24 00:13:05
 ▲ KB금융지주의 배당을 두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영효율성 개선을 이유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수 천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결정하자 일각에서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KB금융지주 본점 ⓒ스카이데일리
KB금융지주가 대규모 배당결정에 나선 것을 두고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경영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 천 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행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19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6.79% 상승한 수치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2조원 클럽’에 복귀해 업계 1위인 신한금융지주를 바짝 뒤쫓고 있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 급증 배경에는 현대증권 인수가 지목된다.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86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을 얻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염가매수차익은 매수회사가 피매수회사의 지분을 장부가보다 싸게 인수하면서 회계 상 발생하게 되는 이익을 뜻한다.
 
경영 효율성 증대 내세워 대규모 희망퇴직…3주 후 수천억 배당잔치
 
호실적을 거둔 KB금융은 대규모 주주 배당에 나섰다. 잠정영업실적을 공개한 9일 KB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주당 125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규모만 총 4980억원으로 이는 전년(3786억원) 대비 38.53%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의 핵심 자회사 국민은행도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 국민은행의 배당 규모는 3600억원으로 지난해(3800억원)와 비슷한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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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KB금융의 배당금 증가가 시기상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배당이 결정되기 불과 3주 전에 KB금융 핵심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KB국민은행은 총 2795명의 희망퇴직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다. 사실상 30대 후반 이상 전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된 것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는 지난 2015년 희망퇴직 범위(만 45세 이상)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즉, 10년차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전체직원 2만여명 중 2/3 가량이 희망퇴직 대상자에 해당됐다. 실제로 범위 확대는 신청자 수 증가로 나타났다. 2015년 1100여명이었던 희망퇴직 신청자는 지난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타 은행의 희망퇴직과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41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총 742명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280명의 직원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일시적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감소를 기록한 국민은행조차 지난해와 비슷한 배당 규모를 유지하자 업계 안팎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12.92% 감소한 9642억의 당기순이익(잠정)을 기록했다. 희망퇴직 비용은 약 86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KB금융보다 하루 앞서 배당을 결정한 신한금융지주는 이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5.49% 증가한 당기순이익(2조824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역시 30.24%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배당금의 경우 지주사는 8.97%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은행의 경우 오히려 23.93% 감소했다.
 
이처럼 KB금융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이후 통 큰 배당에 나서자 업계 안팎에서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이유로 직원들 임금을 대폭 축소시켜 놓고 배당금 규모는 확대돼 겉과 속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영업이익경비율 인하에도 불구 인원감축 지속시도 움직임…“직원 상생 버렸나”
 
이처럼 국민은행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추진한 배경에는 ‘경영 효율성’ 개선이 가장 먼저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목표를 내세운만큼 세는 비용을 줄여 최대한 높은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대규모 희망퇴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인력 감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창구거래수수료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고객들에게 비대면거래를 권장해 창구 인력을 줄이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진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사진=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희망퇴직 범위를 결정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은 61.3%로 신한은행(48.7%), 우리은행(54.4%), KEB하나은행(52.4%)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경비율이 높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KB금융의 대규모 희망퇴직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명분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이 타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은 상반기 61.3%보다 0.7%p 하락한 60.6%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은행의 61.9%보다 낮은 수준이며 하나은행(59.2%)과도 비슷한 수치다. 희망퇴직을 실시하기 전부터 경영 효율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많은 직원들을 정리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게다가 KB금융은 대규모 희망퇴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직원들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창구거래수수료를 신설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창구거래 수수료는 은행 거래 잔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고객이 은행창구에서 입출금 거래를 할 경우 별도로 부과하는 비용이다. 창구거래수수료 도입은 고객들에게 ATM,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거래를 권장하기 위한 것으로 결국 창구인력을 축소하기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업 전문가는 “지난해 대비 배당 총액을 38%나 늘렸다는 것은 경영 상황에 나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는 3000명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내면서 내세웠던 명분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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