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성과연봉제가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통령의 비선실세 파문으로 현 정권에서 추진해 온 국정 과제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의 경우 노동계의 반발 여론에 부딪혀 파열음이 끊이지 않아 왔기 때문에 논란의 정도가 특히 더하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에게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추진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추진 동력을 잃은 정책의 강행에 금융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번 성과연봉제 의결에 대해 노조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KB금융그룹은 유독 잡음이 심한 상황이다. 1인 지배체제로 주목을 받아 온 윤종규 회장의 주도 하에 성과연봉제 도입 움직임이 유독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판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노조 비난 수위를 높이는 한편 직원에 대한 압박 수위까지 높이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노조 안팎에서 윤종규 회장과 정부에 대한 불신 여론이 높은 실정은 무시한 채 여전히 제 성과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의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된 각종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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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지주의 수장(지주회장겸 은행장) 윤종규 회장이 박근혜 정권의 국정과제인 성과연봉제를 강행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금융그룹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탄핵 정국 속에서 국정과제 재검증이 요구되는데도 불구하고 윤 회장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열린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반대 기자회견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KB금융지주의 수장 윤종규 회장(지주회장겸 은행장)의 행보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파문으로 현 정권에서 추진해 온 국정 과제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오히려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파문으로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인 성과연봉제 도입이 금융권에서도 사실상 추진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정부 정책까지 이어지면서 금융권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만큼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져 주목을 받고 있다. 논란이 불거져 나온 곳은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국민카드와 KB국민은행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사 양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된 직원 압박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KB카드 노조…급여체계 개선안에 윤종규 회장 퇴진운동 천명하자 ‘사측 숨고르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이하·KB카드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KB카드 사측은 ‘급여체계 개선(안)’에 대한 직원 이해도 및 수용도 제고를 위한 직원 설명회를 실시했다. 하지만 설명회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나 다름없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재희 KB카드노조 부지부장은 “당시 사측은 급여체계를 단순하게 개선하고 노사 합의에 의해 일시 유보중인 ‘성과보상체계’를 가동해 성과에 따른 차등보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해고연봉제’라는 소문이 돌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고 주장했다.
별 다른 움직임 없이 양측의 긴장관계만 점차 고조되던 상황에서 사측이 먼저 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사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요안건으로 한 이사회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를 사전에 파악한 노조는 즉각 이사회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시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KB국민카드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시도를 민간금융기관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해고연봉제 도입 신호탄’으로 규정하고, 이를 강행시 윤종규 회장의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천명했다.

▲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국민카드와 KB국민은행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사 양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성낙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사진)을 비롯한 금융노조 간부들은 13일 국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스카이데일리
노조 측에 따르면 노조의 거센 반발에 사측은 이사회를 일시적으로 연기했다. 이는 타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추진 상황을 보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16일 KB국민카드 사측은 이사회를 열었지만 결국 성과연봉제는 안건에 부쳐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 성과연봉제 도입 골든타임 주장에 “윤종규 임기연장 위한 골든타임일 뿐” 분분
KB국민카드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직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허위 주장과 노조에 대한 비방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재희 부지부장은 “사측은 성과연봉제 추진 과정에서 노조와의 합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면서도 합의를 이미 마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노조는 해당 사항에 대해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고, 단순히 합의를 도출해 내기 위해 만남의 자리만 몇 번 가졌을 뿐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사측에서는 노사협의회를 12차례 주장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일방적인 입장만 표명한 뒤 ‘검토하고 의견을 달라’는 말만 남겼을 뿐 제도 도입과 관련된 갑론을박 등의 토의 과정은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복수의 노조원들에 따르면 사측은 전 직원에게 단체메일을 발송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종용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에 대한 비방을 일삼기도 했다. 사측이 직원들에게 보낸 단체메일에는 “지금이 성과연봉제 도입해야할 골든타임이다”며 “노동조합의 일관된 합의불가 입장 때문에 노사합의를 통한 제도 개선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쓰여 있었다.
노조원들은 사측이 지난 22일 개최한 ‘급여체계 개선(안) 설명회’에 참여한 직원들 앞에서 노조를 깎아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주장했다. 한 노조원은 “설명회를 주도한 한 임원이 ‘내가 성과보상금 주지 않았나, 여기 안 받은 사람 있으면 손들어라, 내가 주겠다’며 설명회 내내 노동조합을 깍아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연말이 돼서야 쪼개서 준 보상금을 두고 자신을 칭찬하는 데 대해 코웃음이 난다는 이들이 많았다”며 “또 사측이 메일로 언급한 골든타임은 누군가의 임기연장과 지주 또는 은행으로의 영전을 위한 골든타임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누군가’는 KB금융지주의 윤종규 회장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윤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 까지다.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사진)는 지난달 30일 KB국민카드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요안건으로 한 이사회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파악해 즉각 이사회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KB카드 노조]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KB카드 측의 정확한 입장 표명이 없어 의혹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 노조원은 “본부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노동조합에 가서 간부들에게 성과연봉제는 좋은 제도이니 찬성표를 던져라’는 압박을 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일부 직원들에게는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역시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에 따른 노조의 반발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KB국민은행 노조 측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국정혼란을 틈타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중은행들을 종용했고, 이에 사측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성낙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도 “사전 협의없는 일방적인 결정이 반발에 부딪힐 줄 알면서도 강행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며 “물론 성과연봉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긴 하지만 이번에 박근혜·최순실이 주도한 성과연봉제는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 측이 제기하는 의혹은 맞지 않는 사실이다”며 “정확한 논리를 들어 의혹을 제기하면 모르겠지만 근거 없는 내용이다”고 부인했다. 이어 “오늘(지난 17일) 예정돼 있는 금융노조 선거에서 ‘성과연봉제 반대’가 상당히 힘을 얻는 공약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선거효과를 노리기 위해 이 공약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성과연봉제 도입 압박…금융노조 “경제부총리 자리 욕심 있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금융노조)에 따르면 시중은행 행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 등은 지난 12일 긴급 조찬회동을 진행했다. 조찬회동의 주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비선실세 사태로 추진 동력을 상실한 ‘성과연봉제’였다.
이지섭 금융노조 홍보부장은 “당시 조찬회동 전후로 각 은행들이 긴급 이사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사회를 열어 성명만 진행 했거나 아예 안건을 의결한 곳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각 은행 이사회 의결문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시중은행들의 성과연봉제 도입 움직임을 감지하고 곧장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권에서 금융개혁을 위해 추진한 성과연봉제는 노조측과 제대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평가제도 또한 미비한 상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KB금융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금융노조는 시중은행들의 조찬회동 및 이사회 진행 소식이 알려지자 당일 긴급회의를 열었고 다음날인 13일 국회에서 ‘성과연봉제’ 의결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신한·우리·외환·KB·NH농협 등 각 시중은행 노조 위원장, 박용진·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금융노조는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권에서 금융개혁을 위해 추진한 성과연봉제는 노조측과 제대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뿐더러 평가제도도 미비한 상태다”며 “탄핵 정국에 이사회를 열어 긴급 안건을 처리한 것은 불법적 처리나 다름없어 이는 ‘무효’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과연봉제를 ‘최순실표 재벌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임금체계사항은 법률로 정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의원은 “일전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성과연봉제 등 임금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거짓말을 했다”며 지금과 같은 행태에 대해 ‘언행불일치’임을 강조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최근까지 시중은행들은 직원들의 반발 속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에 굳이 참여할 의사가 없었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내달 12일 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성과연봉제 시행 관련 무효 확인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장들을 통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장들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각 시중은행들의 사측에서는 의결문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임 위원장이 강행한 이유가 국정과 관여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경제부총리가 되고자 한다든지, 다른 뜻이 있거나 보이지 않는 인물의 배후 조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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