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는 입주한지 40년이 지나 노후화 돼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설립 추진위가 설립된 이 단지는 현재 2개의 신탁회사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은 상태다. 이애따라 재건축 방식을 두고 ‘신탁’과 ‘조합’ 방식 사이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강남 및 여의도 일대에서 ‘신탁 방식’의 재건축 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의도 알토란 땅인 광장아파트 또한 신탁 방식의 재건축 추진을 고민 중이다. 광장아파트 측은 신탁회사로부터 입찰을 받았는데, 2개 회사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탁사의 경쟁 입찰은 광장아파트가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이 확정될 경우 두 회사 가운데 한 곳을 최종 낙점해야 한다.
그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조합이 시행사 역할을 해왔다. 조합 주도아래 시공 건설사를 선정해 사업을 펼쳐왔다. 구역 지정이 되면 조합 추진위 결성, 조합 설립,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조합 설립부터 관리처분까지의 과정에서 조합장이 구속되거나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등 숱한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신탁 방식은 말 그대로 조합 역할을 신탁 회사가 떠맡는다. 조합 집행부의 이권 개입을 원천 봉쇄해 투명하게, 그리고 좀 더 빨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신탁 방식은 비싼 신탁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다 지난해 도입돼 아직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했다. 신탁 수수료는 1~2%, 즉 10억 아파트인 경우 가구당 1000만~2000만원을 신탁사 몫으로 넘겨야 한다.
도정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신탁 방식 가능해져… 회사에 내야할 수수료 1~2% 선
신탁 방식은 입주민 75%가 동의하면 신탁회사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일반 조합이 추진하는 재건축 사업은 보통 7.6~10년 이상이 걸린다. 반면 신탁 방식은 조합 결성 등에 걸리던 시간이 줄어들어 적어도 1~3년가량 입주를 앞당길 수 있는 잇점이 있다는 것이다.
▲ ⓒ스카이데일리
신탁 재건축 방식은 여의도 아파트 단지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단지로 꼽히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한국자산신탁과 MOU를 맺으면서 신탁 방식을 채택한 첫 아파트 단지가 됐다.
이후 공작 아파트(KB부동산신탁), 수정아파트(한국자산신탁)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대교·한양·삼익 아파트 등이 신탁 방식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개 부동산 신탁사 수주 경쟁 첫 사례…한국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입찰
광장아파트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 단지 인근에는 KT 여의도타워, 금융감독원, 사학연금회관 등 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다.
1978년 삼익주택이 지은 광장아파트는 지상 14층 10개동 총 744세대로 구성됐다. 입주한지 40년이 지나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하지만 인근 단지들에 신탁 바람이 불자 신탁사들이 광장아파트를 수주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한국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이 주민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고, 사업 참여를 위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재건축 사업을 두고 부동산 신탁회사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광장아파트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단독 입찰뿐이었다.
한국자산신탁은 여의도 시범아파트, 여의도 수정아파트, 서초구 방배7구역 등 사업지에서, KB부동산신탁은 여의도 공작아파트에서 각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만큼이나 수익률이 좋은 곳이 여의도이기 때문에 신탁사들 간의 경쟁구도는 점점 심해질 것”이라며 “조합 방식으로 해도 시공사 선정이 치열하듯이 앞으로는 신탁도 똑같은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부동산 신탁회사는 모두 11개에 달한다.
작년 1억 상승, 최근 2개월 새 또 1억 급등…삼성물산 등 시공사들도 관심
▲ 여의도 내에서도 알짜 땅에 위치한 광장아파트는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재건축 사업에만 손을 대는 삼성물산이 타당성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2개월만에 1억원이 오르는 등 시세 역시 급등했다. ⓒ스카이데일리
여의도에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광장아파트 시세 역시 가파르게 반등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공급면적 165㎡(약 50평)은 지난해 4월 11억8000만원에서 10월 13억원으로 6개월새 1억원 이상 올랐다. 이후 재건축 시장이 꿈틀거리면서 다시 반등 조짐을 보였다. 최근 2개월 새 1억원이 다시 상승해 시세가 14억 안팎에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의도 공인중개사사무소 채여리 대표는 “지난해 재건축 시장에 바람이 불면서 많이 뛰었지만 11.3 대책 발표 이후 2월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했다”며 “그러다 신탁 바람이 불면서 시세가 약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시공에 참여할 대형 건설사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광장아파트에 대한 사업 타당성 검토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삼성물산이 사업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광장아파트의 선택이 여의도 신탁방식 재건축 시장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사업을 준비 중인 여의도 7개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 vs 조합’ 재건축 방식 두고 주민들 의견 분분…내달 주민 총회서 결정될 듯
부동산 업계에서는 광장아파트 역시 신탁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재건축 방식을 두고 주민들 사이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광장아파트 주민들은 조합 방식과 신탁 방식을 비교하는 토론회까지 열었다.
토론회에서 만난 김형철(가명) 씨는 “광장아파트가 신탁 방식으로 가는 줄 알고 있는데, 현재 양쪽 의견이 팽행하다”며 “먼저 신탁 방식을 결정한 시범아파트 역시 조합 방식에도 대비하기 위해 비대위까지 만들었다”고 전했다.
신탁 방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여태까지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약점으로 꼽는다. 시행착오의 결과 또한 아파트 소유주들이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조합 방식을 지지하는 한 주민은 “지난해 8월 신탁방식 추진 설명회 때 초과이득환수를 피할 수 있다고 했는데, 향후 법 개정으로 인해 불가능해질 듯하다”며 “지금까지 신탁 방식 도입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무산되더라도 추진했던 이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처럼 사업 방식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자 추진위 측은 최대한 많은 주민들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양측 의견이 팽팽해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라며 “5월 주민총회에서 신탁과 조합 방식 중에 하나로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신탁사가 성공적인 사업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시장 참여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