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현대인의 소비 트렌드가 ‘사용’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국내 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렌터카 업체들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연령 렌터카, 카셰어링 등 다양한 대여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일부 업체들의 경우 수리비 과다 청구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친구들과 여행 가려고 렌터카를 빌렸다가 수리비 80만원을 덤터기 썼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도 수리비를 청구해 저희가 지불할 수 없다고 따졌더니 업체 측에서 덩치 큰 사람들을 불러 오기도 했어요. 빨리 끝내자는 식으로 협박도 하더라고요”
최근 렌터카 업체들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인의 소비 트렌드가 ‘소유’보다는 ‘사용’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렌터카 업체들의 윤리 경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시장규모는 지난 2011년 2조4780억원에 이어 ▲2013년 3조2317억원 ▲2014년 3조6906억원 ▲2015년 4조2147억원 ▲2016년 4조4867억원 등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만 18세 이상이면 차량 대여가 가능한 ‘전(全)연령 렌터카’, 한 대의 자동차를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카셰어링’ 등 다양한 방식의 대여 서비스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렌터카 업체들의 경우 수리비 과다 청구, 대여요금 정산 거부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소비자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흠집 차량 반납할 땐 트집…도 넘은 렌터카 덤터기에 소비자 속수무책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최근 3년간 접수된 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는 총 717건이다. 이 중 수리비 등 과다 배상 요구가 346건(48.5%)으로 절반에 달했다.
뒤를 이어 ▲예약금 환불·대여요금 정산 거부 156건(21.8%) ▲보험처리 지연·거절 46건(6.4%) ▲렌터카 고장 30건(4.2%) ▲연료대금 미정산 24건(3.3%) 등의 순이다.
가장 많은 피해가 접수된 수리비 과다 배상 요구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렌터카 업체의 횡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차량을 대여하기 전부터 있었던 미세한 외관 흠집을 소비자에게 떠넘겼고, 소비자 과실로 작은 흠집이 발생하면 과도한 수리비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한국소비자원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주로 20~3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렌터카 관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사고가 나지 않았음에도 과도한 수리비를 청구받은 경우도 있었다.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기 위해 렌터카를 대여했다는 이성민(가명·32·남) 씨는 “렌터카를 운전하다 가벼운 접촉사고로 인해 차량 범퍼에 살짝 스크래치가 난 적이 있다”며 “사고 접수를 했더니 업체 측에서 범퍼를 교체해야 한다고 수리비 30만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차량을 대여할 때부터 차량 문이 찌그러져 있는 등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서 “소비자들에게는 수리비를 다 받으면서 실제로는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민기(22·남) 씨는 “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마다 차량을 렌트해서 다니곤 하는데 당시에도 사고 없이 무사히 잘 다녀왔다”면서 “그런데 차량을 반납할 때 겉으로 보면 티도 나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더니 결국 수리비로 20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서 렌터카를 이용했다는 김민석(26·남) 씨는 “신호를 받고 차량이 정차 중인 상황에서 오토바이가 측면을 들이받아 문이 찌그러졌다”면서 “상대방의 과실이 분명한데도 업체 측에서는 수리비 150만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어 “우리가 사고를 낸 것도 아니고 정차 중인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해 굉장히 억울했다”며 “물론 차량이 찌그러져서 수리비를 내는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150만원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쉽게 빌릴 수 있는 ‘전연령 렌터카’…대다수 업체들 보험 가입 나몰라라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롯데렌터카, AJ렌터카, SK렌터카 등의 업체들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중소렌터카들은 소비자들이 차량을 대여할 때 자차보험과 관련된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롯데렌터카·AJ렌터카·SK렌터카 등에 따르면 렌트 차량 대여는 1~3년 등 일정 기간 이상의 운전 경력을 가진 만 21세 이상 성인만 가능하다. 또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자차보험 가입금액 등과 같은 요금 제도를 명시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자차보험 1만6000원(면책금 5만원), 1만4000원(면책금 30만원) 등이 있다. AJ렌터카의 경우 2만2000원(면책금 5만원), 1만7500원(면책금 10만원), 1만4500원(면책금 30만원) 등이다.
반면 ‘전연령 렌터카’ 업체들은 자차보험 가입에 대한 정보제공이 미흡했다. 전연령 렌터카의 경우 운전 경험이 미숙한 사람들이 이용하는만큼 보험사와 렌터카 업체에서 자차보험 가입을 꺼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이용 요금면에서 전연령 렌터카 업체가 대형 렌터카 업체보다 저렴한 것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젊은층의 경우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려다 자차보험 가입도 되지 않은 전연령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나타 차량 1일(24시간) 렌트 기준으로 렌트 비용을 살펴보면 ▲롯데렌터카 11만원 ▲AJ렌터카 16만5000원 ▲SK렌터카 11만6900원 등이다. 반면 중소렌터카 업체들의 경우 1일 기준 7~8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대기업 렌터카 업체들보다 저렴하다.
▲ 자차보험 등 요금 제도를 명시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에 비해 전연령 렌터카는 정보제공이 미흡한 실정이다. 하지만 1일 기준 7~8만원의 가격대로 대형 업체보다 약 3~4만원 가량 저렴해 젊은층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이 별도의 보험 가입 없이 전연령 렌터카를 이용하며 수리비 폭탄 등 덤터기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위치한 렌터카 차량 ⓒ스카이데일리
문종호(26·남) 씨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은 당연히 저렴한 전연령 렌터카 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물론 대형 렌터카 업체가 좀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있지만 젊은 패기에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현(29·남) 씨는 “돈 없는 20대 대학생들에게는 자차보험 가입비 1~2만원도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다”면서 “싼게 비지떡이라고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이 없어 덤터기를 쓸 수도 있지만 저렴한 가격은 혹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전연령 렌터카 업체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영업에 나서면서 20대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 피해와 직결된 자차보험 가입은 외면하고 있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전연령 렌터카 이용 고객이 사고가 발생시 수리비 폭탄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렌터카를 인수하기 전 외관 손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손상된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해야 한다”면서 “계약 체결 전 예약취소 또는 중도해지에 따른 환급 규정을 살펴보고 사고 발생에 대비해 자기차량 손해보험 가입 여부와 보장 범위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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