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차량 65만8642대를 판매했다. 국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 36.3%에 달하는 수치다. 기아자동차의 판매량 53만5000대까지 합하면 총 119만3642대로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65.8%까지 치솟는다.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은 최근 들어 자사 제품의 리콜을 유독 빈번하게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지난 4월 17만1348대, 지난 18일 1만8000여대 등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리콜은 제조사가 자사 제품의 제품결함을 사실상 인정했다는 의미로 비춰진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및 소비자 신뢰 하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제품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번복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사안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제품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지속될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까지 고전할 수 있다며 상당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현대·기아차 제품의 리콜 사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현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견해 등을 직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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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미국에서 한 차례 리콜을 실시했던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과 이달 18일 두 차례에 걸쳐 국내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65.8%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현대·기아차그룹은 연이은 리콜 결정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 및 소비자 신뢰도 저하 등의 우려를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기아차그룹의 연이은 리콜 결정을 두고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 브랜드로써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기업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특히 리콜을 단행하기 이전에 해당 제품의 결함을 부정했던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원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결함 사실을 숨기는 등 고객을 기만했다는 주장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이하·현대차)는 지난 4월 ‘세타 엔진2’ 결함으로 ▲그랜저HG ▲YF소나타 ▲K7 ▲스포티지 등 5개 차종 17만1348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세타2 엔진은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이미 리콜된 엔진이었지만 당시 현대차는 국내 차량의 경우는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연료계통 결함으로 ▲그랜드 스타렉스 왜건 ▲LF소나타 ▲그랜저 등 3개 차종 1만8000여대의 국토부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 각종 제작 결함 등으로 리콜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현대차는 최근 5년간 국내에서 10만대 이상의 대규모 리콜 사례 총 6건 중 4건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지난 2015년 미국 리콜 당시 국내 제품은 문제없다고 못을 박은 제품에 대해서도 지난 4월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결국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소비자들은 늑장 리콜, 꼼수 리콜 등을 지적하며 사실상 고객 기만이나 다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자동차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정몽구 회장이 줄곧 강조해 온 ‘품질경영’ 또한 공염불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신뢰 하락이 세계 시장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대·기아차그룹의 앞날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는 여론도 적지 않다.
“문제없다고 우기더니 이젠 못 믿겠다”…현대차 고객 기만에 소비자 ‘분통’
▲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 제품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현대·기아차는 더군다나 지난 2015년 미국 리콜 당시 국내 제품은 문제없다며 부인한 제품에 대해서도 리콜을 단행해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 전경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현대차 리콜 사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 행사장, 서울 시내 현대자동차 공식서비스센터, 자동차 판매매장 등을 직접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이번 리콜 사태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국내 1위 브랜드 현대차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떨어졌다는 말과 함께 고객기만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에서 만난 권창훈(34·남) 씨는 “현대차는 이번 리콜 사태뿐만 아니라 앞서 급발진 등의 문제로 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항상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이미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는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고 말했다.
이영기(42·남) 씨는 “자동차는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반대로 결함 발생 시 생명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대차는 국내 1위 브랜드답게 사후 서비스나 구매 혜택 등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제품에서 하자가 발생한다면 결국 불안해서 타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모든 사람들이 새 차를 구매할 때 정상 제품을 구매하려 하지 누가 결함이 발견된 차를 사겠는가”라며 “쉐보레, 쌍용, 르노삼성 등 다른 브랜드 차량들도 품질이 좋기 때문에 요즘 같아서는 현대차는 절대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수영(38·남) 씨는 “현대차는 똑같은 모델도 수출용이랑 국내용을 다르게 제작해서 국내용 차량을 더 비싸게 판매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태가 예전부터 이어져 오지 않았느냐”며 “그런데도 내 차는 다르다는 생각으로 현대차를 구매해주는 일부 소비자들이 아직도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이번 리콜 사태로 인해 현대차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근 타 브랜드의 기술력이 현대차 못지않게 좋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대차의 고객 기만 행태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위치한 현대자동차 영업소(사진 위쪽) 및 공식서비스센터 ⓒ스카이데일리
생애 첫 차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회 초년생 윤성훈(가명·27·남) 씨는 “경제적 여건도 마땅치 않고 첫 차는 중고차로 타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에 현재 몇몇 제품을 알아보는 중이다”며 “하지만 이번에 부품 결함으로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량들이 중고 시장에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현대차는 구매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현대차가 국내 1위 기업은 맞지만 요즘 다른 브랜드 차량들도 현대차 못지않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모습인 것 같다”며 “쌍용만 봐도 티볼리가 불티나게 팔리지 않았느냐. 요즘에는 굳이 현대차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고속터미널역 인근 현대자동차 영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재현(32·남) 씨는 “리콜 사태 이후 차량을 구매하러 방문하는 손님보다 제품 문의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손님들이 급증했다”며 “자신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량에 대해 리콜 여부를 묻거나 구매할 신차에 대해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전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 65.8% ‘사실상 독점’…업계 1위 신뢰타격 타 업체에 전가 ‘우려’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현대자동차 65만8642대 ▲기아자동차 53만5000대 ▲쉐보레 18만228대 ▲르노삼성 11만87대 ▲쌍용 10만3554대 ▲수입차 22만5579대 등이다. 점유율로는 ▲현대자동차 36.3% ▲기아자동차 29.5% ▲쉐보레 9.9% ▲르노삼성 6.1% ▲쌍용 5.7% ▲수입차 12.4% 등을 각각 나타냈다.
같은 그룹 내에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을 합치면 점유율은 65.8%에 달한다. 사실상 현대·기아차그룹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의 제품 결함으로 인한 리콜 여파는 국내 자동차업계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자동차 명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병일 카123텍 대표는 “현대차가 이번 사태로 인해 믿음과 신뢰가 많이 깨진 것은 사실이다”며 “동네 슈퍼에서도 물건에 결함이 생기면 사과하고 바꿔주는데 현대차는 아니라고 우기지 않았느냐. 고가의 자동차 제품을 가지고 이러한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는 사실상 폭력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특히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을 너무 홀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이를 뿌리 뽑으려면 자동차와 같이 생명과 직결된 제품의 결함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새롭게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품 애용해 국내 기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현대차 제품을 구매했는데 지금은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딱 현대차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기존 독일·영국·미국 외에 중국·인도 등에서도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가 외면 받는다면 결국 세계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1위 브랜드의 신뢰가 무너지면 업계 전반의 이미지가 실추된다”며 “현대차가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최근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기존 독일·영국·미국 외에 중국·인도 등에서도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가 외면 받는다면 결국 세계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1위 브랜드의 신뢰가 무너지면 업계 전반의 이미지가 실추된다”며 “현대차가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자료: 각 사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해외 완성차 업체 중에는 리콜 이후 기업 전체가 휘청거린 사례가 더러 있었다. 지난 2009년 당시 일본 4위 자동차 업체였던 미쓰비시자동차는 자동차 부품 결함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교체해주다 한 직원의 고발로 인해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총 63만대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당시 리콜에 따른 비용은 약 7000만 달러에 이르렀고 이 비용에 부담을 느낀 미쓰비시자동차는 제휴 관계를 맺고 있던 다임러크라이슬러에 경영권을 넘기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또 지난 2008년 제너럴모터스(GM)를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업체로 자리매김했던 도요타는 지난 2009년 자동차 가속페달 결함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를 리콜하는 사태를 맞았다. 당시 도요타는 제품 신뢰도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도요타는 급발진 사고가 잇따르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부인하다 차량 결함은 물론 은폐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기업 이미지 또한 실추됐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리콜은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사안으로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으면 현대차가 발 빠르게 대처했어야 했다”며 “현대차는 늑장 리콜로 브랜드 이미지 손상과 품질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많은 비용을 들여 전 세계적으로 제품을 회수 처리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얻었다”며 하지만 현대차는 그러지 못한 점이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도 내부적인 변화를 통해 사태 조기 진화에 나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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