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00년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됐다. 2000년대 초반 현대차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차량용 열연코일의 원활한 수급이었다. 당시 현대차는 열연코일 전량을 포스코 또는 수입을 통해 공급받았다. 열연코일이란 강판으로 제련되기 직전 단계인 슬래브를 얇게 가공한 것을 뜻한다. 이를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일관제철소 설립이 필수적이었다. 일관제철소란 제선·제강·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뜻한다. 일관제철소 건설을 지휘한 이는 우유철 당시 현대제철 총괄사장이었다. 정몽구 회장의 눈에 들어 2004년 한보철강 인수를 위해 투입된 우 총괄사장은 일관제철소 공사 역시 성공적으로 매듭짓고 현대제철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사장으로 출발해 부회장직을 달게 된 오늘까지도 대표이사직을 유지 중이다. 철강업계에서 보기 드문 장수CEO다. 최근 우 부회장이 현대자동차로 적을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새나오는 분위기다. 덩달아 우 부회장과 각자 대표이사체제를 맡고 있는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스카이데일리가 대기업 임원열전 시리즈 100번째로 강학서 사장을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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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현대제철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우유철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맡게 될 구체적인 업무까지 거론되면서 덩달아 현대제철 안팎에서는 우 부회장의 빈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이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현대제철 인천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여부가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강 사장과 함께 현대이사 각자대표이사 체계를 이루고 있는 우유철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구체적인 전망이 제기되면서 부터다.
29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경상북도 김천시 출신인 강 사장은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82년 현대강관에 입사했다. 입사 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현대강관은 오늘날 현대제철에 흡수된 현대하이스코 전신이다. 현대로템에 잠시 몸담았던 것을 제외하면 줄곧 제철 분야에만 몸담아 온 정통 ‘제철맨’인 셈이다.
강 사장은 2002년 현대제철 이사대우로 발탁되며 임원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제철 전무, 현대로템 부사장, 현대로템 대표 등을 거쳐 2009년 현대제철 재정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2014년 6월 현대제철 사장으로 취임한 후, 그해 10월부터 대표이사(등기임원)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2차례 리콜 사태 이후 해결사 우유철 현대자동차 이적설…강학서 1인 체제 물망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강 사장과 함께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는 우유철 부회장은 그동안 정몽구 회장이 아끼는 인사로 평가돼 왔다. 그룹 내 항공우주전문가로 불리던 그를 한보철강 인수라는 중책을 맡기며 현대제철에 앉힌 장본인이 바로 정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우 부회장은 2004년 현대제철(당시·현대INI스틸)로 옮기면서 상무에서 전무로 한 차례 승진한 뒤 불과 몇 달 뒤 부사장에 발탁됐다. 한 해 동안에만 무려 2차례 승진을 거듭한 셈이다. 당시 그룹 내부에서도 ‘이례적 파격승진’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그만큼 두텁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우 부회장이 현대차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기획조정실은 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격인 조직이다. 계열사 간 의견조율 및 그룹의 전반적인 방향, 정몽구 회장의 업무지시 등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그룹의 수뇌부로 불린다. 얼마 전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같은 개념이다. 현재 기획조정실장 자리는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환 부회장이 맡고 있다.
▲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은 우유철 부회장과 함께 현대제철 각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최근 우 부회장의 인사이동설이 나돌면서 자연히 우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게 될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강 사장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우유철’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강학서 현대체절 사장(사진 왼쪽) 및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사진=현대제철]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 한 고위임원은 “현재 그룹 내부에서는 우유철 부회장이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겨 그룹 신사옥 프로젝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총괄을 맡을 것으로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며 “기획조정실장이 부회장 직급이 맡고 있는 만큼 우 부회장이 오게 되면 단순히 팀원으로 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룹 고위 임원 간에 보직 이동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연일 계속되는 리콜 결정으로 인해 현대차의 대내·외 신임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최근 현대차 부회장단을 향한 책임론까지 제기된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우유철 부회장의 기획조정실 행이 확정된다면 단순한 의미 이상을 갖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앞서 현대제철 안팎에서는 우 부회장의 거취문제를 두고도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됐었다. 특히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3연임에 성공하기 전만 하더라도 우 부회장이 타 계열사로 옮길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현대제철에 그대로 남았는데, 최근 연이은 리콜 사태로 그룹 컨트롤타워의 재정비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우 부회장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부서명과 업무명까지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임원의 인사이동 관련 내용이 이슈로 부각되자 자연히 우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울 인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재 1순위로 거론된 인물은 강학서 사장이다. 현대제철에서 줄곧 몸담아 온 그는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데다 각자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이미 내부 임직원들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제철 한 내부관계자는 “강 사장과 우 부회장이 그동안 서로를 견제하는 자세를 취해 왔던 게 사실이다”며 “이는 두 사람의 조직 내 입지가 비슷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실이자 우 부회장이 떠나면 자연히 빈자리를 강 사장이 채울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대규모 리콜 사태 이후 고위급 임원 인사이동설 ‘솔솔’…술렁이는 내부 분위기
철강업계 및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재 현대제철 내부에서 거론되는 ‘포스트 우유철’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다. 먼저 강학서 사장이 현재의 직책·직함을 유지한 상태에서 다른 계열사 출신의 신임 부회장이 임명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제일 낮은 시나리오라는 게 현대제철 내부 임직원들의 주된 반응이다.
결국 나머지 세 시나리오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 모두 강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나는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직을 맡고 있는 송충식 부사장의 사장 승진 및 대표이사 선임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현대차 출신 인사가 사장직으로 오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현·삼우 부회장)의 선임이다.
▲ 강학서 사장은 지난 2010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사진) 한 호실을 23억원에 매입했다. 현대 해당 호실은 강 사장과 그의 아내 장모 씨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의 현재 시세는 매압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
이들 가운데 신 전 사장 발탁설은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신 전 사장은 정몽구 회장의 사위였다. 정 회장의 3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의 전 남편이 바로 신 전 사장이다. 그는 2014년 3월 이혼했으며, 같은해 8월 16년간 몸담았던 현대하이스코를 떠났다.
두 사람 이혼 직전인 2014년 1월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부분이 분할 돼 현대제철에 합병됐다. 이듬해 7월에는 남은 사업 부문 마저도 현대제철에 흡수되며 현대하이스코는 사라졌다. 계열사 간 두 번의 굵직한 합병이 신 전 사장의 이혼과 사임을 전후로 이뤄졌다.
신 전 사장의 복귀설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 역시 관심을 끄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앞서 강학서 사장의 대표이사 재선임을 앞둔 지난해 말, 신 전 사장이 강 사장의 자리를 대신 할 것이란 소문이 현대제철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나돌았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제철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제철 내부에는 기존 현대제철 직원들과 현대하이스코 출신 직원들 간 묘한 긴장감이 유지되는 상황이다”며 “만약 신 전 사장이 복귀할 경우 현대제철 내부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이 수면위로 드러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한 관계자는 “우유철 부회장의 현대차 행은 마치 기정사실처럼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선은 결과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다”며 “결국 현대차 리콜사태로 인한 책임론이 현대차뿐 만 아니라 계열사인 현대체절까지 흔드는 꼴이 됐다”고 해석했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위해 현대제철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우 부회장의 현대차 이동설과 신 전 사장의 복귀설 등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특별히 인사에 대해 언급할만한 내용은 없다”며 다소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현대제철 1인자 유력후보 강학서, 대치동 소재 23억원 아파트 호실 소유
강학서 사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한보미도맨션 한 호실을 아내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강 사장이 60%, 부인 장모 씨가 4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강 사장 부부는 지난 2010년 2월 해당 호실을 23억원에 매입했다. 호실의 규모는 전용면적 174.67㎡(약 53평)규모다. 강 사장 부부 소유 호실의 현재 시세는 매입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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