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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문재인정부 일자리공약의 허점(下-금융업계)
대통령·정책코드 변해도 소외 여전 ‘눈물의 콜센터’
금융권 비정규직 중 70% 넘지만 위탁업체 소속…정규직 전환 축제 ‘남 얘기’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02 13:10:08
 ▲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감축’을 정부 정책의 핵심과제로 내세움에 따라 최근 금융권에도 비정규직 줄이기 움직임이 한창이다. 하지만 금융사 비정규직의 상당부분 차지하는 콜센터 직원은 정작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권 비정규직 감축 정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 출범 후 금융권에도 비정규직 감축 바람이 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비정규직 제로’를 핵심 일자리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만큼 금융권 역시 정부 정책에 발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비정규직 줄이기 행보를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아 그 배경에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정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정규직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떠밀리듯 진행되다보니 실효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권 비정규직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콜센터(전화상담)’ 직원들은 정규직 전환 기회조차 얻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콜센터 직원 대부분은 외부 위탁업체 소속 직원들이기 때문에 금융사 비정규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내놓는 정규직 전환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앞서 파견법 개정 등 전반적인 준비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각 사의 노동조합마저도 ‘비정규직 제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로써는 대응 방안이 전무한 상황이라 콜센터 직원들의 고용조건은 쉽게 개선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권코드 맞추기 행보 속 KB국민은행·NH농협손보 비정규직 비율 각각 1위
 
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4대 시중은행 중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전체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7.09%나 된다. 그 뒤를 신한은행(5.44%), 우리은행(4.89%), KEB하나은행(3.70%) 등이 잇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보험사 중에서는 NH농협손해보험이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직원 중 무려 42.3%가 비정규직이다. 같은 금융계열사인 NH농협생명이 32.8%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라이나생명(27.8%), MG손해보험(23.7%), 현대라이프생명(22.1%) 등의 순이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낮았다. 삼성생명은 3.59%를 기록했으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2.08%, 4.89%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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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업 중 씨티은행은 일찌감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동참의사를 밝혔다. 지난 17일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비정규직 3000명을 일괄 전환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역시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논의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올해 안에 비정규직의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환 대상은 사무인력 170여명이며 그 중 60~7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사와 보험사 등도 점차 비정규직 감축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은 점진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역시 여성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의 경우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화 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콜센터 직원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콜센터는 일반적으로 외부 업체 또는 자회사를 통해 위탁 운영되고 있어 금융사 비정규직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사들이 앞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콜센터 직원들은 아예 배제돼 있다.
 
주목되는 점은 소외된 콜센터 직원의 수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콜센터만큼은 위탁운영 방식을 채택해 왔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현재 △비포스 △신한서브 △아이엔씨엠 등에 인바운드 고객상담 업무를 맡겼다. 우리은행은 △우리피앤에스 △고려휴먼스 △효성 ITX 등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생명보험사 1위 삼성생명보험은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을 통해 고객문의 상담·응대 업무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KCA서비스 등에 위탁운영 중이다.
 
 ▲ 자료: 생명보험협회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말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비정규직 중 콜센터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혼합 직무가 29.8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바운드는 금융사로 걸려오는 전화에 대한 상담업무를 의미한다. 반대로 아웃바운드는 영업 등을 위해 콜센터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업무를 뜻한다.
 
또 콜센터 인바운드 고객상담 직무는 전체의 29.48%를 차지했다. 콜센터 아웃바운드 직무 역시 11.16%로 적지 않은 수치를 나타냈다. 콜센터 관련 직종이 금융권 전체 비정규직 중 무려 70.52나 차지하는 셈이다. 금융권 내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70.52%는 대상에 조차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새정부 코드 동떨어진 KDB금융지주…“대통령 무시하는 국책은행” 분분
 
정부 소유의 국책은행 콜센터 직원들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돼 있긴 마찬가지였다. KDB생명보험 관련 고객 상담업무를 수행중인 이수영(가명·32) 씨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생명보험사 관련 업무지만 소속돼 있는 곳은 보험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속 회사 내에서는 정규직으로 계약돼 있긴 하지만 파견기간이 끝나면 사실상 일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다름없다”며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험사, 은행 쪽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이야기들이 들리지만 전혀 와 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금융사의 전화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콜센터 직원들은 대부분 위탁업체에 소속돼있다. 이들은 금융사 내 비정규직 직원 통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콜센터 업체 내 직원들의 모습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송재한 KDB생명 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사내 근로자의 경우 2~3년 전부터 점차 정규직화되고 있지만 콜센터 부분은 그렇지 못하다”며 “현재 약 100명~150명 정도가 파견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콜센터 직원들은 중간에 업체를 거치기 때문에 임금도 다른 근로자에 비해 많이 차이가 나고, 고용보장 측면에서도 미흡한 점이 많다”며 “KDB생명뿐만 아니라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는 문제다”고 비판했다.
 
김유미 현대해상 노동조합 부위원장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에서 사내 비정규직 문제는 논의할 예정이지만 파견직에 대한 정규직화,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힘든 상황이다”며 “위탁업체 측 노동조합이 있다면 연대를 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금융권 전체가 비정규직 감축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콜센터 직원 등 일부 업무 담당자들을 분명 소외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현재 비정규직 콜센터 직원과 관련해 자료를 조사 중이며 곧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며 “구조 상 정규직화 흐름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해서도 정부는 파견법 개정 등을 통해 권익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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