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경영 행보를 둘러싸고 잡음이 무성하다. 대표적인 오너경영 증권사로 꼽히는 대신증권은 경영을 맡고 있는 오너와 직원의 처우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직원들의 인력감축 등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익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악화가 고조된 탓이다. 특히 자기자본규모 수준이 비슷한 타 증권사에 비해 직원에 대한 처우도 열악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오너 일가에 대한 처우는 오히려 후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는 고액 보수는 물론 배당금도 전년 보다 많이 챙겼다.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은 직원들에게 떠넘긴 채 돈잔치 벌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는 배경이다.
경쟁사 고용 확대 속 줄줄이 떠나는 직원들…“자의인가, 타의인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난해 직원 수는 1576명으로 전년(1701명) 대비 7.35%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1554명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1.4% 줄어드는 등 직원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대신증권 직원수 감소폭은 자기자본 등 규모가 비슷한 타 증권사들과 비교해도 유독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분기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7633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각각 1조8897억원, 1조8866억원 등으로 대신증권과 비슷한 규모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증권사는 지난해 오히려 직원수가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직원수 1529명으로 전년(1504명) 대비 1.66%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직원수는 1497명으로 전년(1384명) 대비 무려 8.16%나 증가했다.
대신증권 직원수 감소의 결정적 이유로는 실적 악화가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수익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악화에 시달렸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간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대형증권사가 연이어 탄생했고, 이들이 위세를 떨치면서 중·소형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신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33억원, 740억원 등을 기록했다. 2015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51.03%, 당기순이익은 45.67% 가량 각각 감소한 수치다.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대신증권은 지난해 직원들의 처우 또한 열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1인 당 평균급여 수준은 동종업계 내에서도 하위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해 기준 대신증권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7700만원이었다. 이에 반해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9300만원, 9900만원 등이었다.
열악한 직원처우 논란…오너일가는 고연봉·고배당 주머니 채우기 ‘급급’
대신증권 직원들이 인력감축·열악한 처우 등으로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그룹 경영을 책임지는 오너일가는 제 배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는 지난해 거액의 연봉은 물론 배당금까지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오너 경영 증권사로 꼽힌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동종업계 유일한 여성 경영인이다. 창업주인 고 양재봉 대신그룹 명예회장의 며느리로 지난 2004년 남편인 고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이 별세한 이후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 회장은 현재 기업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남인 양홍석 사장에게 넘긴 상태다. 지난 1분기 기준 대신증권 최대주주는 7.02%를 가진 양 사장이다. 이 회장은 1.7%를 소유하고 있다. 양 사장은 1981년생으로 올해 나이 36세다. 지난 2006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후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사장에 취임했다. 입사한지 불과 8년 만에 경영 전반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5억8000만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8.88% 증가한 수치다. 대신증권 직원들의 평균 보수액 상승률인 1.32에 비해 6.7배나 높은 수준이다.
등기이사의 보수 가운데 대부분이 오너인 이 회장과 양 사장의 몫이라는 점이 주목됐다. 지난해 등기이사의 보수총액 45억2300만원 가운데 이 회장은 26억3700만원, 양 사장은 11억7300만원 등을 각각 지급받았다. 지난해 오너일가가 수령한 보수는 총 38억1000만원에 달했다.
이 회장과 양 사장은 단순히 연봉뿐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배당금까지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경우 배당 규모를 줄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대신증권은 달랐다. 순이익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오히려 배당규모를 늘렸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주당 보통주 550원, 우선주 600원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원씩 상향 조정해 총 403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했다. 순이익 감소 속에서 배당금을 올린 탓에 배당성향은 54%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증가한 배당금만큼 오너일가의 몫도 덩달아 늘어났다. 최대주주인 양 사장은 지난해 배당금으로 28억2600만원을, 이 회장은 6억8400만원을 각각 챙겼다. 양 사장은 연봉에 배당금까지 더해 총 4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 회장 역시 33억원이 넘는 거액을 챙겼다.
이와 관련, 사무금융노조 한 관계자는 “직원들에게는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조해놓고 정작 경영진들은 성과가 안 좋아도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경영실패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경영진과 오너일가에게 있음에도 그 잘못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자신들의 주머니 채우는 행위는 분명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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