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토론회나 시사프로그램에서만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요즘 정치인들은 개인적인 진솔한 이야기와 가정사를 풀어낼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 등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시청률이 높은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인지도를 높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에 기초한 행보로 분석된다. 가정사 등 개인적인 부분을 공개함으로써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의도도 실려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 빈도가 잦아지면서 부정적인 견해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방송 출연에 시간을 할애하다보면 본업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치인의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치인의 이미지 세탁 혹은 해명의 창구로 전락해버릴 가능성도 적지 않아 우려감은 더해졌다. 대중들이 정치인의 정책과 능력 등이 아닌 호감도로만 판단해 버리는 우를 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정치인의 잦은 예능프로그램 출연 실태와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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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권위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편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 대중적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에서다. 일부 정치인들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상당한 지지도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이미지 세탁은 물론 부정적 이슈에 대한 해명의 창구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중들이 정치인의 정책이나 능력이 아닌 이미지만을 보고 판단해 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불거져 나왔다. 정치인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장점 보다 단점이 많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진지함 아닌 친숙함, 웃고 떠드는 모습 속 이미지세탁·논란해명 ‘정치적 의도’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들인 기대명 군과 함께 tvN ‘둥지탈출’이라는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TV조선 ‘강적들’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SBS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했다.
고정 출연이 아닌 초대손님 형식으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정치인들도 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은 KBS2 ‘냄비받침’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MBC 간판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표창원·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등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췄다.
다수의 정치평론가들에 따르면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인지도 상승 및 친근한 이미지 형성에 유리하다. 자신뿐 아니라 소속정당, 나아가 정치 전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부여하기도 한다. 기존에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그러나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례로 방송출연에 시간을 할애하다보면 아무래도 본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이미지 세탁 혹은 해명의 창구로 전락해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인의 정책과 능력 등이 아닌 호감도로만 판단해 버리는 결과 또한 부작용으로 꼽힌다.
일반 대중들 역시 정치인의 잦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두고 적지 않은 우려감을 보였다. 평소 정치인의 예능 진출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박정민(남·29) 씨는 정치인의 예능 출연이 이미지 세탁과 흑색 논리의 대결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감을 보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냄비받침’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추미애 대표에 대한 발언을 사과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박 씨는 “비리 혹은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출연해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경우가 잦은 것 같다”며 “재미를 위한 대결구도, 흑백 논리로 상대방을 비하하는 경우가 많아 눈살이 찌푸려 진다”고 지적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변재준(남·28) 씨는 정치인의 빈번한 예능 출연이 가벼운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 씨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주요 정책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예능 프로그램에 비춰지는 모습이 가볍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정치인의 생명인 신뢰가 추락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아라(여·29) 씨는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도대체 왜 필요하냐”며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최 씨는 “평소에 지상파를 비롯해 종편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는데, 근래 들어 정치인들의 얼굴이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정치인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국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그 시간에 지역구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여러 토론대회나 시사프로그램에 참석해 자신의 정책과 견해를 밝히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에 맞는 일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사생활이나 재치 있는 입담이 아닌 정치력과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는 것이 사랑받는 정치인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의 잦은 예능프로그램 출연, 장점 보다 단점 많은 ‘양날의 칼’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빈번함 보다는 최소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에 정치인이 희화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민수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필요에 의한 행위’로 규정했다. 김 교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은 필요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총선에 출마하거나 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주로 등장하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정치인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양날의 칼’로 표현했다. 그는 “국민들과 정치인 간에는 생각의 차이가 존재해 거리감이 생기기 마련인데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간극을 상당 부분 축소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며 “정치인이 능력과 정책 등을 통해 평가받는 것이 아닌 단순히 화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만으로 평가 받는 것은 특히 심각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이러한 현상은 선거기간에 문제가 된다”며 “정치력이나 정책에 대한 판단으로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사람에게 투표하는 현상이 발생해 무능한 지도자를 낳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치와 관련 없는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자제해야 한다”며 “정치인의 사생활까지 노출하면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무조건 재미에 치중된 모습은 정치인 입장에서도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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