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6 09:11
뉴스 > #E fact > 유통·물류·광고
[창조경제 명암<715>]-롯데쇼핑(롯데마트)
동네슈퍼 초고속폐업…“신동빈 골목갑질 무섭다”
롯데마트(서초점) 출점 이후 점포폐업 등 일대 상권 초토화 위기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24 14:53:03
 
▲ 롯데마트 서초점은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장보기와 식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마트 내 입점한 유명 맛집을 비롯한 카페, 베이커리 등은 서초점의 경쟁력을 제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서초점의 장점이 인근 지역 상권에 심각한 피해를 입혀 소상공인들은 생계위협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롯데마트 서초점 외관(왼쪽)과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롯데그룹이 또 다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롯데마트 서초점(이하·서초점)’ 인근 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밝혀졌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초점은 당초 3km 근방에 위치한 이랜드리테일의 킴스클럽 강남점과 치열한 상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골목상권까지 모두 장악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동빈의 강남공략 전초기지 롯데마트 서초점, 부촌 주민들 구름발길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롯데마트 서초점은 지하 1~2층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매장면적 9425㎡(약 2856평) 규모인 서초점은 기존 대형마트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서초점은 강남권에 처음 진출했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롯데마트는 서초구·강남구 일대 상권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목표로 서초점을 기존 대형마트와 달리 ‘그로서란트(grocerant)’ 마켓으로 조성했다. 식재료를 뜻하는 그로서리(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을 합친 신조어인 ‘그로서란트’는 식재료 구입과 식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을 의미한다.
 
서초점 내에는 소비자들이 휴식하면서 장시간 체류할 수 있도록 ‘어반 포레스트’도 조성돼 있다. ‘어반 포레스트’는 자연과 함께 하는 건강한 휴식공간 개념으로 만들어진 쉼터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면서 틈틈이 쉴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마트 내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은 것이다.
 
광고
서초점은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은 물론 식사까지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오픈 이후 인근 주민들은 물론 서초구·강남구 일대 직장인·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 서초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주부 최정원(가명·여) 씨는 “단순히 물건만 구매하는 일반마트는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이후로 잘 가지 않았는데, 이곳 서초점은 식당도 함께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듯 오게 된다”고 말했다.
 
▲ 올해로 영업 10년째인 한울마트는 롯데마트 서초점 오픈 이후 매출이 최대 40%까지 쪼그라 들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현상 유지 정도만 하고 있던 한울마트는 결국 높은 임대료와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롯데마트 서초점 오픈 한 달여 만인 지난 20일 문을 닫았다. 사진은 한울마트 외관(위)과 텅 빈 매대 ⓒ스카이데일리
 
서초점을 찾은 구슬기(33·여) 씨는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보니 동네마트를 몇 번 가는 대신 구매할 물건을 적어놨다가 한 번에 구매하러 이곳에 오게 됐다”며 “물건 종류가 많은데다 신선하고 저렴하기까지 하다 보니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골목상권 지켜온 골목상권 터줏대감들, 일자리 잃고 생계 끊겨 ‘자포자기’
 
일대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서초점으로 몰리면서 오랜 시간 유지되던 인근 골목상권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서초점 인근 상권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기면서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서초점이 문은 연지 약 한 달여 만에 벌써 폐업한 곳까지 생겼다. 10년째 한 자리에서 운영돼 온 동네슈퍼였다.
 
10년째 서초구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한울마트’는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 한울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 불황으로 현상 유지 정도만 하고 있던 한울마트는 서초점이 문을 연 후 매출액이 30~40%가량 뚝 떨어졌다. 결국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서초점이 문을 연지 약 1달여 만에 일이었다.
 
한울마트 관리부장 김병준(45·남) 씨는 “막대한 리스크를 안고 굳이 여기서 장사를 계속할 이유가 없지 않냐”며 “함께 한 직원들의 밥줄 끊기게 된 부분이 가장 신경 쓰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사장님과 함께 주변 지인들에게 직원들을 소개시켜주거나 직접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것 정도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이런 식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와서 무자비하게 상권을 파괴하는 행위를 초기에 막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방법이 효과적이라면 뭐든 했을 거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 격인데 힘없는 상인들이 무슨 수로 이겨낼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 롯데마트 서초점 인근에 위치한 홈마트 서초점은 일찌감치 피해를 예상하고 매장 내 인력을 감축해 최소 인력으로 운영해 왔다. 또한 소매에서 도매로 판매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보다 매출이 50% 가까이 감소해 앞으로 얼마나 매장 운영을 지속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홈마트 외관(위)과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울마트에서 4년 넘게 일했다는 윤정매(52·여) 씨는 “어느 상권이나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그 영향으로 문을 닫는 개인 점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며 “손님이 줄면 매출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고 동네 마트에서 이건 죽으란 거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자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홈마트 서초점 역시 폐업까진 아니지만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였다. 권영화(49·남) 점장은 “우리는 매장 규모가 한울마트보다 작아서 그나마 타격이 덜 하지만 그래도 매출이 50% 가량 감소했다”며 “롯데마트 안에 카페, 음식점 등 다양한 매장들이 모두 입점해 있다 보니 마트뿐 만 아니라 일대 지역 소상공인들이 전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는 장거리 상권을 타겟으로 삼아야 하는데 근거리 상권까지 모두 잡아먹어 버렸다”며 “가격 경쟁력에서 당연히 개인 점포는 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점을 사전에 알고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던 점이 더욱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웃 상인들끼리 골목상권을 유지하기 위해 조정신청을 하려고 했었는데 무산됐다”며 “중소기업중앙회에 알아봤더니 슈퍼마켓협회를 통해야만 조정신청이 가능해 개개인이 뜻을 모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가정식 백반을 판매하는 식당 또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었다. 대박집 서초점 사장은 “서초점에 다양한 식당이 마련돼 있다 보니 근처 슈퍼마켓이나 할인마트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음식점들도 피해가 상당하다”며 “(롯데마트 서초점이) 이미 저렇게 버젓이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마당에 상인들끼리 뜻을 모은다고 해도 달라질게 없으니 사실상 자포자기 한 상태다”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인근에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또 다른 유통채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주목됐다. 롯데마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심형 소형 점포인 ‘롯데 마이슈퍼’는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 일련의 사실에 대해 일대 지역 상인들은 “롯데그룹이 대형마트로 미사일을 쏘고 소규모 마트로 확인사살까지 하고 있다”며 “유통재벌 신동빈 회장의 경영전략이 참으로 무섭다”고 입을 모았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52,506 ▶
어제 157,01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