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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14>]-NH농협생명보험
63조 생보사 쥐꼬리실적 뒤엔 ‘혁신 제자리걸음’
자산규모 4위, 실적은 10위…“보험업계 유리천장 못 뚫었다” 분분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23 13:19:45
▲ 올해 상반기 국내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이 31.1% 증가한 가운데 NH농협생명보험은 오히려 1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NH농협생명보험의 수장인 서기봉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특히 서 대표가 보험업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자질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NH농협생명보험(이하·농협생명)의 수장인 서기봉 대표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생보업계 ‘빅4’로 불리는 농협생명이 덩치에 걸맞지 않은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서 대표의 경영능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서 대표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지역 전남 출신인사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를 김 회장이 내리 꽂아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낙하산 논란이 촉발된 것이다.
 
실제로 서 대표는 전라남도 구례 출신이다. 과거 농협중앙회 광주금융사업부 부본부장을 맡는 등 김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험업 관련 경력이 거의 없다. 농협대학교 협동조합과를 졸업한 이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년 넘게 농협에 몸담았지만 금융 분야는 은행관련 경력이 대부분이다.
 
농협금융 수익센터 역할 수행 공약 무색…63조 NH생명, 상반기 순이익 ‘고작 658억’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총 자산 규모만 63조원에 달하는 농협생명 수장에 선임된 서 대표는 취임식 자리에서 “농협금융 수익센터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기존 농·축협 영업채널과 새로운 영업채널의 균형 있는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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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은 그동안 전국 4000여 곳이 넘는 지역 농·축협조합을 통한 보험계약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안정적인 영업은 가능하지만 사업 확장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서 대표는 기존에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사, 다이렉트(인터넷), 자산관리 등으로 영업채널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 자료: 생명보험협회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배현정]
 
그러나 서 대표의 야심찬 포부와 달리 경영 성적은 낙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및 생보협회 등에 따르면 상반기 농협생명의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45% 감소한 658억원에 불과했다. 상반기 국내 생보사의 평균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농협생명의 저조한 실적은 막대한 규모 때문에 더욱 초라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생명의 총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63조원에 달한다. 삼성생명(251조원), 한화생명(108조원), 교보생명(94조원) 등에 이어 생보사 자산 순위 4위에 올라 있다.
 
생보업계 자산규모 1위인 삼성생명은 상반기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역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4위인 농협생명은 상반기 순이익 기준 업계 10위 그쳤다. 특히 ING생명과 동양생명 등은 자산규모가 농협생명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당기순이익은 각각 당기순이익 1814억원, 1780억원 등을 기록했다. 농협생명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농협생명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 대해 농협생명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되는 탓에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농협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말 33%를 차지했던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이 올해 상반기 47.5%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보장성보험을 확대하는 행보는 보험업계 전반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다른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확대하는 식의 영업을 하면서도 호실적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농협생명의 실적 부진은 수장의 경영 능력 부족이라는 게 농협생명 안팎의 중론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농협생명의 경우 영업채널 다변화 및 수익성 확대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라는 점은 주변의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올해 5월까지 초회보험료로 8218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이 가운데 97%에 달하는 7974억원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모집됐다. 농·축협을 통해 가입한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한 신규 가입자가 처음 낸 보험료를 일컫는 말로 영업 현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기존 농·축협 영업채널과 새로운 영업채널의 균형있는 성장을 도모해 방카슈랑스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힌 서 대표의 당초 계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농협생명의 저조한 운용자산 이익률 역시 수익성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5월 기준 농협생명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3.31%다. 전년 동기 대비 0.2%p 감소한 수치일 뿐만 아니라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자산 이익률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이용해 투자한 뒤 얼마만큼 벌어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 5월 기준 생보업계 평균 운용자산 이익률은 3.74%다. 운용자산 이익률의 경우 해당 생보사의 수익 창출 능력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농협생명이 내실 다지기가 시급하다는 게 동종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덩치 값 못하는 공룡생보사…전문경영인 서기봉 자질론 뒤엔 낙하산 논란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농협생명이 덩치에 걸맞지 않은 실적과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한 결정적 이유로 서 대표의 전문성 결여를 지목하는 시각이 많다. 보험업은 안전성뿐 아니라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데 서 대표의 경우 은행 경력만 있을 뿐 보험업 경력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 ⓒ스카이데일리
 
서 대표는 지난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후 주로 은행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농협중앙회에서 저축부 팀장, 오목교역지점 지점장, 공공금융서비스부 단장, 광주지역본부 금융사업부 부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농협금융 신경분리 이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농협은행에서 농업금융부장을 시작으로 기관고객부장, 공공금융부장, 영업추진본부 부행장까지 지냈고 2017년 농협생명 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농협금융은 서 대표의 선임 이유로 “올원뱅크 출시와 안착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신경 분리 이전에 은행지점에서 보험을 일부 취급했다는 것이 농협금융 측의 설명이지만 사실상 제대로 보험업을 겪은 경력은 전무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 대표를 둘러싼 경영 자질론이 불거져 나온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 안팎에서 자질론에 휩싸인 서 대표를 둘러싸고 낙하산 논란까지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서 대표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앉힌 인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회장과 같은 전라남도 출신인 서 대표가 예상 밖에 깜짝 인사로 지금의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농협중앙회 한 고위 인사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및 각 계열사 임원의 경우 보통 임기만큼은 철저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보직 이동 역시 임기가 만료된 후 실시된다. 그러나 서 대표의 경우 임기를 1년 남긴 시점에서 돌연 농협생명 사장에 내정됐다.
 
당시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깜짝 인사’라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동시에 그 배경을 궁금해 하는 여론이 높게 일었는데, 그 중 농협중앙회장과 지연으로 얽힌 낙하산 인사 아니냐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을 맡고 있는 김병원 회장은 전라남도 나주 출신이다. 광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나왔다. 덕분에 김 회장은 그동안 내부에서도 전라도 지역 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왔다. 농협중앙회장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전라도 지역 대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서 대표 역시 전라도 출신이다. 광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구례 출신인 서 대표는 과거 농협중앙회 광주금융사업부 부본부장을 맡았을 적에 김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 회장은 전남 나주시 남평읍을 기반으로 한 남평농협 조합장을 역임했다.
 
농협중앙회 사정에 밝은 한 고위인사는 “서기봉 대표는 농협생명 사장에 오를 때부터 김병원의 사람으로 불려왔다”며 “당시 내부에서도 보험분야 경력이 적은 서 대표를 앉힌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 동종업계 타 생보사들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낙하산 논란의 부작용이란 비판 섞인 견해까지 일고 있다”고 귀띔했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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