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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영풍석포제련소 환경파괴 논란
1300만 시민건강 위협 ‘영풍그룹 유해물질’ 논란
낙동강 최상류 소재 영풍제련소 ‘중금속·발암물질’ 배출 파문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14 16:41:58
‘제련소’는 광석·천연자원을 이용해 금속을 제조하는 공장을 뜻한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그룹 산하의 영풍석포제련소(이하·석포제련소)는 대량으로 아연괴를 생산하는 제련소다. 석포제련소는 지난 1970년 1월 설립됐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낙동강의 최상류인 봉화군 석포면에 석포제련소가 설치된 이유는 낙동강 상류 인근에 위치하던 광산들 때문이다. 지금의 자리가 광산에서 생산된 운석들을 제련하기에 유리한 곳으로 평가된 것이다. 광산이 모두 문을 닫은 현재는 대부분의 원석을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해 제련하고 있지만 제련소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련소가 지금의 자리를 고수해야 할 명분이 사라진 현재, 오랜 기간 끊이지 않고 불거져 나왔던 환경파괴 논란이 재점화 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제련소를 둘러싼 중금속·발암물질 배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해당 제련소는 1300만명에 달하는 경상북도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활용되는 낙동강 상류에 위치해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을 찾아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논란 및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지난 1970년 설립된 영풍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지역인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에 위치해있다. 중금속·발암물질 배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영풍석포제련소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5km정도 떨어져 있다. 낙동강을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이들의 숫자는 약 1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은 석포리에서 바라본 영풍석포제련소 ⓒ스카이데일리
  
 
[경북 봉화=이경엽 기자] 최근 영풍석포제련소(이하·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파괴 논란 거세게 일고 있다. 중금속·발암물질 배출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점은 논란은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중금속·발암물질 등이 낙동강에 유입되면 인근 주민들은 물론 1300만명에 달하는 경상남북도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영풍석포제련소 중금속·발암물질 대거 배출 논란
 
관련업계 및 환경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석포제련소는 지난 1970년 아연괴 등을 국산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석포제련소는 연간 아연괴 35만톤, 황산 60만톤, 황산동 1500톤, 은부산물 2만8000톤, 인듐 30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석포제련소는 행정구역상 봉화군에 위치해 있지만 실제로는 강원도 태백시에 더 가깝다. 특히 태백시에는 낙동강 발원지로 알려진 ‘황지’가 위치해 있다. 석포제련소는 황지로부터 직선거리 15k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 전체 길이가 약 500km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석포제련소는 사실상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다.
 
그런데 최근 석포제련소에서 중금속·발암물질 등 각종 유해물질이 대거 배출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환경단체 및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지난 2014년 8월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중금속이자 발암 물질인 카드뮴과 아연이 토양오염 우려기준 넘게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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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뮴의 경우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14.7ppm이고, 아연은 기준치의 6배가 넘는 2052.4ppm이 각각 검출됐다.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카드뮴의 토양오염 우려기준은 4ppm, 아연은 300ppm 등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암 물질로 알려진 카드뮴에 노출될 경우 기관지염·폐기종·폐렴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초래한다. 나아가 폐부종·폐암·신장손상·전립선암·신장암 등의 유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연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빈혈과 간 손상, 신장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제련과정에서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와 불산도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황산가스는 광화학반응이나 촉매반응에 의해 다른 오염물질과 반응하는데 이를 통해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한다. 이 오염물질은 식물을 고사시키는 등의 피해를 입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사된 곳의 토지를 분석한 결과 산도가 가장 높은 곳은 3.1, 낮은 곳은 4.5가 나와 평균 토지 산도가 3.8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의 산도가 4.0 미만일 경우 씨가 발아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근 주민은 물론, 환경 시민단체와 낙동강 하류 거주 주민들까지 나서서 석포제련소의 폐쇄 혹은 이전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배경이다.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석포제련소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낙동강 하구둑까지 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인근 주민을 넘어 낙동강 물을 마시는 1300만 시도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석포제련소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석포면 지역 주민들 역시 제련소로 인한 환경 피해를 이유로 폐쇄 및 이전 주장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석포면 한 편의점 관계자는 “석포면 자체가 사실상 석포제련소 때문에 조성됐고 유지되고 있어 제련소가 사라지면 석포면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면서도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만큼 영풍 측에서 환경 오염방지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석포면이 고향이라는 권해철(55·남) 씨는 “낙동안 하류에 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제련소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석포제련소 인근 산에 나무가 앙상하게 말라죽은 것을 보면 제련소에서 유해성분이 나온다는 주장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권 씨의의 증언대로 석포제련소 인근 산에 위치한 나무들은 모두 앙상하게 말라죽어 황토색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제련소에서 발생한 유해성분인 아황상가스와 불산 등이 숲을 말라죽게 만들었다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석포 제1제련소 야산의 경우 나무들이 고사된 지 수십년이 지났다”며 “이를 두고 지난 5월 산불로 인한 피해 때문에 산의 일부가 황폐화 됐다고 주장하지만 불이 난 부분과 고사한 부분은 엄연히 다른 곳이다”고 말했다.
 
석포제련소 인근 주민들 “낙동강물 안 쓰는 게 상식…화학제품 부작용 빈번”
 
▲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의 나무들은 아황산가스, 불산 등으로 인해 말라 죽은 상태다. 사진은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풍석포제련소 전경, 제련소 뒷산에 심어진 말라죽은 나무들, 제련소 앞을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 ⓒ스카이데일리
 
석포제련소가 위치한 석포면 석포리에서 남쪽으로 약 5km가량 떨어진 석포면 승부리 승부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제련소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련소에서 배출한 오염물질로 낙동강 물이 오염돼 작물 피해는 물론 건강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승부리에서 수십년간 살았다는 홍가형(65·남) 씨는 “마을 사람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사는데 이곳에선 낙동강물을 쓰지 않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며 “얼마 전에는 갑자기 눈앞이 흐려져 병원에 가봤더니 화학제품으로 인한 부작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석포제련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비단 승부마을 주민에 그치지 않았다. 석포제련소가 위치한 석포리에서 남쪽으로 9km 떨어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양원마을 주민들 역시 제련소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양원마을에 거주하는 오연자(58·여) 씨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낙동강 물이 무서워서 산속에서 나오는 지하수 등을 퍼서 쓸 수밖에 없다”며 “마을에서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가면 왜 아픈지 원인을 모를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그룹 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 전미선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사실상 영풍의 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석포리의 경우 오염으로 인한 고위험군 지역이다”며 “하지만 환경피해를 입어도 왠지 모르게 지역 주민들은 쉬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석포리와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랫마을 역시 피해가 심각해 지속적으로 항의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영풍 측에서는 원인규명의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떠넘길 뿐이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원인 규명에 나서는 등 철저한 조사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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