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졸 학력에 스펙이라 내세울 만한 것도 전혀 없어요.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과 가난이 싫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죠. 하지만 책을 통해서 위로받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죠. 덕분에 마케팅에도 눈을 떴고 디저트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었어요”
강호동(39·남) 대표는 타르트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 ‘타르타르’ 운영기업 ‘바로만든’의 설립자다. 강 대표는 지난해 2월 전라도 광주에 ‘타르타르’ 1호점을 열었다. 이 후 가맹점을 늘려 현재 태국 매장을 포함해 4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 연남동과 송파동에 브런치 카페 ‘라라브레드’를 열고 새로운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혈우병 진단에 괴물 취급까지…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죠”
“어렸을 땐 왕따였어요.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혈우병 때문에 친구들은 괴물 취급하고 선생님들도 외면했죠. 잘하는 것도 없었고 항상 혼자여서 하루에 한마디도 하지 않은 날이 더 많았어요.”
강 대표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다. 기초수급자로 15년 동안 동사무소와 학교의 지원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했다. 혈우병 치료를 위해 한 달에 140~150만원이 필요했지만, 어머니가 한 달 내내 청소와 분식집 일 등을 통해 버는 돈은 고작 90만원으로 턱없이 부족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는 어머니께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뒤 단돈 5만원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했다. 18살 미성년자인 그에게 일거리를 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지낼 곳이 없어 영등포에서 2주 동안 노숙생활을 하기도 했다.
“처음 서울로 올라왔을 때가 겨울이었어요. 노숙인들이 모여서 불을 쬐고 있는데 그 모습에 제 미래가 겹쳐보였어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는 구둣방, 택배 상하차, 서빙, 설거지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혈우병 때문에 온몸이 퉁퉁 부었지만 하루에 15~16시간씩은 꾸준히 일했다. 월급의 5분의 1은 항상 책을 사서 읽었고 나머지는 모두 저축했다.
“제가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건 책 덕분이에요. 헬렌켈러는 장애를 가졌지만 훌륭한 교육자로 성장했죠. 책에서 헬렌켈러와 같은 저보다 더 힘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어요.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은 없지만 책 속에서 만난 멘토들이 제게 든든한 힘이 됐죠”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
9년 동안 서울에서 일하던 강 씨는 26살에 다시 고향인 광주로 내려갔다. 어머니의 건강 악화와 창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일하며 모은 1억1000만원으로 인적이 드문 후미진 건물에 호프집을 차렸다.
“돈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가게를 열 수 없었어요. 집기, 가구 등 필요한 건 많고 돈은 없었죠. 구석진 자리에 호프집을 차렸더니 손님이 정말 한 명도 오지 않았어요. 너무 비참했죠. 그렇다고 가게가 망해서 고깃집 불판을 닦으며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했죠”
그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또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마케팅, 홍보 등과 관련된 전문서적을 구매해 무작정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심리부터 사업 성공까지 관련된 모든 책을 섭렵한 후 직접 가게 홍보에 나섰다.
“거리에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은 많잖아요. 저는 마음가짐이 달랐어요. ‘지금 전단지를 뿌려서 오늘 손님이 열 팀이 안 오면 내가 죽을거야’라고 생각했죠. 이렇게 절박한 마음을 가지면 할머니 옷자락이라도 잡고 올 수밖에 없었죠. 전단지 하나에도 열정을 담아서 홍보했어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보다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마음가짐에 따라 아이템도 바뀌는 거죠”
절박한 마음을 품고 홍보에 열을 올리자 강 씨의 호프집은 월 매출이 3500만원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장사가 잘 돼 사람들이 몰리자 건물 주인은 강 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임대료를 내려주기까지 했다. 그는 독서를 통해 배운 마케팅 지식으로 주변 상인들의 가게도 무료로 홍보해줬다. 다른 사람에게 덕을 쌓으면 나에게 덕이 돌아올 것이라는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월 매출 3500만원 황금알 장사 접고 마케팅 회사 설립…새로운 도전 대성공”
강 대표는 마케팅에 갈증을 느끼는 상인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마케팅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책을 통해 배운 것들을 실전에 응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무엇보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케팅 회사에 대한 주변의 반대가 거셌죠. 잘되던 장사나 하라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결혼한 지 얼마 안됐을 때라 안정된 수입이 없다는 불안감에 아내의 반대도 컸어요. 이해는 했지만 서운한 마음도 들었죠. 물론 지금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예요”
그는 마케팅 회사를 차린 후 카페 마케팅 업무를 주로 맡았다. 자신의 홍보를 통해 성장하는 매장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며 5년 동안 일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강 대표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만한 디저트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의 입맛은 날이 갈수록 고급화되는데 이걸 충족시킬만한 디저트가 없다고 생각했죠.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책 내용이 생각났고 디저트 틈새시장을 공략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제 직관력은 책에서 나와요. 영감을 받는 것이죠. 저는 지혜롭지 않지만 책에서 읽었던 내용은 제게 큰 영향을 미쳤어요”
처음 마케팅 회사를 설립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또 다시 주변의 반대에 부딪혔다. 시장조사 과정에서 만난 교수와 전문가 등은 물론, 마케팅회사의 팀원들까지도 디저트 사업 진출을 만류했다.
“밥 한끼가 7~8000원인데 누가 빵을 7~8000원주고 사먹겠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들도 직접 도전한 건 아니었으니까 포기하지 않았죠. 해봐도 후회, 안 해봐도 후회라면 해보고 후회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결국 강 대표는 지난해 2월 광주광역시에 디저트카페전문점 ‘타르타르’를 열었다. 처음 문을 연 카페는 첫 달에만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현재는 태국 지점까지 포함해40여개로 가맹점이 늘었다. 그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지난 7월 서울 연남동과 송파동에 브런치 카페 ‘라라브레드’를 새롭게 오픈했다.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 해요. 하지만 시도해보지 않고는 아무도 성공여부를 알 수 없죠. 도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확실한 건 없어요. 저도 물론 실패할까봐 두렵죠. 하지만 스펙도 없고 중졸인 제가 도전해낸 것을 보고 많은 분들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현재 학교와 기업에서 강의를 하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살았던 본인이 희망으로 성장했다는 스토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다. 혈우병 때문에 일주일에도 3~4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광주와 서울을 오고가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책이었어요. 2000여권의 책 속에서 만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단숨에 성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어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그 자리까지 올라갔죠. 사람들은 단편적으로 성공한 결과물만 보죠. 하지만 고통스러운 과정을 극복한거죠. 성공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힘든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정수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