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에 속하는 저축은행 업계의 스포츠마케팅이 활기를 띄고 있다. 야구, 배구 등 폭넓고 고정적인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를 통해 대외 이미지 제고는 물론 인지도 상승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스포츠 팬심 사로잡기 나선 저축은행들…진정성 앞세워 ‘호평’
금융권 등에 따르면 주로 금전적인 후원에 머물렀던 기존과 달리 최근에는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기존 스포츠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선수 랭킹제부터, VIP시상식, 인터뷰 등 시도하는 마케팅의 종류도 다양하다.
저축은행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주로 막강한 팬층을 보유한 야구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승리기여도를 분석해 야구선수를 평가하는 랭킹제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승리기여도’는 투수와 타자의 기본 성적별 점수와 승부에 미치는 중요도를 감안해 해당 경기 선수들의 기여도를 수치화한 시스템이다. 프로야구리그 정규시즌 중에 전체 선수들의 순위와 경기 당일 순위도 확인할 수 있다.
매달 누적된 점수를 바탕으로 투수와 타자 각 1명을 이달의 선수로 선정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전에 없었던 방식인 만큼 승리기여도를 통한 랭킹제는 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야구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BI저축은행도 SBS SPORTS 채널과 제휴를 맺고 자사의 대출명인 ‘바빌론’이 포함된 ‘바빌론 MVP’를 선정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팀 기여도와 상황 중요도 등을 바탕으로 해설위원, 아나운서, 기자 등의 의견을 종합해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매일 1명의 바빌론 MVP선수를 발표한다.
MVP로 선정된 선수들 가운데 월간 바빌론MVP를 선정해 해당 선수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동시에 해당 선수의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야구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배구 종목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3년 안산OK저축은행 배구단을 창단한 OK저축은행은 지난 18일부터는 2017-2018 V리그 개막을 기념해 소속 배구단 선수의 이름을 딴 한정판 자유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선수의 매 경기 팀 기여도와 성적, 팬 투표 등을 종합해 선정된 선수의 이름을 상품명에 붙이는 방식이다.
이효진 OK저축은행 스포츠마케팅팀 계장은 “배구 시즌을 맞아 스포츠마케팅 극대화를 위해 상품·영업·채널·홍보 등 모든 분야에 일관된 스포츠마케팅을 접목하고 있다”며 “스포츠를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존중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배구 인기에 은행 이미지 동반상승…스포츠 마케팅 열기 후끈
마케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와 연관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배경에는 이미지 및 신뢰도 제고 목적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가 지닌 건강하고 건전한 이미지를 자사 이미지에 투영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OK저축은행은 소속 배구단과 은행의 밀접한 연관성을 사람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동대문 지점 건물 외벽에 스파이크를 날리기 직전 공중에 떠있는 배구선수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래피티와 입체구조물로 표현했다. 그래피티는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벽 등에 그려놓은 그림을 일컫는다.
이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었다. 동대문 지점 근처를 지나고 있던 이가혜(24·여) 씨는 “이 근처는 낡은 건물 아니면 쇼핑몰이 대부분인데 DDP(동대문디지털프라자)건물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다”며 “운동하면 씩씩한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은행도 부실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재훈(28세·남) 씨는 “요즘 인터넷은행도 출시돼 은행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포츠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스포츠는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분야인 만큼 이를 통해 저축은행은 인지도를 올리고 팬들도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 일석이조다”고 호평했다.
김용만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매체에 자주 노출되면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애쓰지 않아도 반복을 통해 은행을 인지하게 돼있다”며 “기업이 사회적인 물의를 빚거나 잘못된 기업 활동만 펼치지 않는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에 기여하는 것을 좋게 보기 때문에 호의적인 감정과 신뢰가 형성돼 호감도가 올라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특히 제1금융권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저축은행은 어떤 형태로든 많이 알려지는 것이 유리하다”며 “스포츠의 높은 인기 덕분에 덩달아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여기에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올라가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건전함을 대표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스포츠 정신이다”며 “실제로 브랜드 조사 등을 시행하면 스포츠 마케팅과 활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감과 응원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은행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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