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문화시민 도시건설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논란에 휩싸였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미술작품을 서울 전역을 무대로 설치 중이지만 정작 체계적인 관리가 수반되지 않아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해 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프로젝트를 지속 강행하고 있는 서울시를 향해 시민들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세금낭비를 지적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전문가 및 각계의 견해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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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문화시민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을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다.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작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관리 부실로 인해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해 버렸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작품 1점 당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서울시는 사후관리에 소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화시민도시 건설 행보가 오히려 미술품드릐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난해 6월부터 프로젝트가 진행됐음에도 시민들이 인지가 저조해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프로젝트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연임의사를 공식화 한 박원순 시장의 ‘치적쌓기 정책’이나 다름없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 없는 공공미술…“내가 낸 세금이 흉물 만드는 데 쓰이다니”
서울광장에 위치한 조형물 ‘여보세요’는 큰 귀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듣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조형물 설치에 1억4200만원이 투입됐다. 귀 조형물에 설치된 녹음기 앞에서 말을 하면 시민청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녹음한 소리가 송출되도록 만들어졌다.
당초 정책적 의견개진 등을 담기 위해 제작된 작품이지만 실제 녹음된 대부분은 장난 혹은 욕설 등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해당 조형물의 도입 취지는 물론 실효성 면에서도 의구심을 표하는 분위기였다.
광장에서 만난 여명옥(여·54) 씨는 “지나가다가 본적은 있지만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알지 못했다”며 “굳이 공공미술작품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조형물이 왜 서울광장을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정선형(52·남·가명) 씨는 “공공미술작품이라면 건립 목표와 의도가 확실해야 한다”면서 “세금으로 설치된 작품인데 목표·의도와 걸맞지 않게 유지 중이라면 결국 의미없는 조형물로 전락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또 다른 공공미술작품 ‘시민의 목소리’는 1970년대에 사용하던 스피커를 청동으로 본 떠 탑으로 쌓은 작품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1억5000만원을 투입해 이 작품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작품을 지나가던 한 여성은 “이게 미술작품인지도 몰랐다”며 “미술작품이라면 설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광장 테두리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으니 알 턱이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1억원이 넘는 돈을 쓰면서까지 이 작품을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오히려 거추장스럽다”고 비판했다.
광장시장에는 오윤 작가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매일같이 수많은 이들이 이곳을 지나치지만 정작 벽화가 있는지 아는 이들은 드물었다. 노점상들로 인해 벽화가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벽화의 존재를 몰랐다던 한 중년의 남성은 “시민을 위한 벽화를 노점상들이 가릴 정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미술품으로서 가치는 없는 셈이다”고 꼬집었다.
벽화 인근에 위치한 귀금속매장 관계자는 “매일 이 거리를 오가지만 그곳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차라리 벽화를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 작가에 대한 예의일 것 같다”고 주문했다.
둔촌동에 위치한 육봉환 작가의 빗살무늬토기형 조명탑 역시 관리소홀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인근에 위치한 동서울식물원 관계자는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는 정도가 전부다”며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세금을 투입해 만들었으면 지속적인 관리감독으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근에 위치한 화원 관계자 역시 “큰 돈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상 설치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가끔 지저분하다는 느낌까지 들고 겨울에 눈이 오면 오히려 미관상 더 안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맹목적인 문화시민도시 지양해야…미술적 가치 제고 필요”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시민들 중 상당수는 서울시의 정책이 다소 맹목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예산을 투입해 공공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과연 문화시민들의 도시 서울을 만드는 방법이 맞느냐는 의미였다. 관리조차 온전히 하지 못하는 상태서 전시품목만을 무작정 늘리는 행태 역시 문제로 지목됐다.
미술업계에서는 공공미술은 시민과 함께해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공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설치한 미술작품은 영혼 없는 조형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변미영 작가는 “공공미술은 모든 사람들이 작품을 공유하고 감상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공미술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 폐품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꼬집었다. 이어 “감상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공공미술을 설치해야한다”며 “시민들 역시 공공미술품을 소중하게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미술작품 설치에 앞서 일대 시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조성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며 “공공미술자문위원회를 통해 보다 충분한 사전검토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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