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는 하나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다. 국내 대표 금융지주로는 KB·신한·하나·농협 등이 있다. 이들 중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10년 동안이나 업계 1위(순이익 기준)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전혀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 KB금융지주에게 1위 자리를 뺐긴 것이다. 자산 규모, 사업 부문 등이 대부분 비슷한 두 금융지주사의 성패에는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이번 결과를 두고 은행과 비은행 등을 균형 감각 있게 경영한 최고 경영자의 승리나 다름없다는 시각도 나왔다. 경영 능력 측면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 비해 다소 뒤처지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실적을 비교·분석하고 이를 통한 두 금융지주 수장의 경영 행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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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금융시장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4대금융지주’(KB, 신한, 하나, NH농협)의 순위(실적 기준)에 변동이 생겼다. 올해 3분기 KB금융지주(이하·KB금융)가 10년 동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 온 신한금융지주(이하·신한금융)의 독주를 저지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금융권 안팎에서 이들 두 금융지주 간에 순위 변동을 수장의 경영 능력을 비교하는 잣대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 사업부문 등에서 서로 흡사한 두 금융지주사 간에 성패가 결국 수장의 경영 능력에서 판가름 났다는 시각이 일고 있다. 현재 KB금융지주는 윤종규 회장이,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윤종규의 은행·비은행 동시 공략 적중…KB금융 10년만에 ‘리딩금융’ 탈환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모두 △은행 △신용카드 △증권 △보험 등의 분야에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사실상 금융 분야 전반에 발을 담그고 있는 셈이다. 올 3분기 기준 자본규모도 KB금융 33조7272억원, 신한금융 33조6878억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 2조78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7270억원) 대비 1조627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무엇보다 4대금융 중 가장 높은 금액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1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 온 신한금융을 꺾었다는 의미다.
KB금융의 순이자이익 규모는 △1분기 1조7264억원 △2분기 1조9392억원 △3분기 2조215억원 등으로 점차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5조687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571억원) 대비 22.15%나 증가했다. 반면 올 3분기 신한금융의 누적 순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9% 오른 5조7708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B금융은 분기별 실적으로만 봤을 때 이미 지난 2분기 때 신한금융의 그것을 앞질렀다. 지난 2분기부터 KB손보의 실적이 KB금융에 100% 반영된 결과였다. KB금융은 지난 4월과 7월 공개매수와 주식교환 방식 등을 통해 KB손보 지분율을 기존 39.81%에서 100%로 늘려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KB손보의 올해 2분기와 3분기 순이익은 각각 1618억2900만원, 1195억4700만원 등이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올해 2분기와 3분기 순이익 차이가 불과 1028억4700만원, 689억5200만원 등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KB손보 실적이 두 금융지주의 순위를 뒤집은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중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각각 73%, 27% 등이었다. 반면 올해 3분기의 경우 은행과 비은행 부문 비중은 66%, 34% 등을 각각 나타냈다. 3분기 만에 비은행 부문 비중이 7%p 확대된 셈이다.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도 비교적 고른 편이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용카드 8.38%, 손해보험 10.0%, 증권 5.74% 등으로 계열사 대부분이 고른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카드 순이익 쏠림 현상 심각…2위로 추락한 신한금융 앞날 불투명
KB금융과 반대로 신한금융은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누적 당기순이익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376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2조2105억원에 비해 5271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하지만 KB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에 비해서는 521억원 가량 적은 수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그동안 신한금융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올해 1분기 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73억원으로 8876억원을 기록한 KB금융에 앞섰다. 하지만 2분기 이후 기존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분기별 순이익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지른 것이다.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이 신한금융 순이익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신한카드의 분기별 순이익은 △1분기 4278억원 △2분기 2576억원 △3분기 1759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자연스레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 중 신한카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그 수치는 △1분기 42.47% △2분기 28.56% △3분기 21.24% 등이었다.
신한금융은 순이익 대부분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집중돼 있어 향후 1위 재탈환 가능성을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이 계열사 고루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은 전체 순이익 중 은행·카드 비중이 90%를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의 전체 순이익 가운데 은행·카드 순이익은 각각 55.75%, 35.90% 등을 차지했다. 3분기(누적) 역시 59.73%, 31.46% 등이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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