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우회’는 은행에 재직 중이거나 과거 재직했던 전·현직 임직원들의 모임을 일컫는 말이다. 친목 단체 성격을 띄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뿐을 비롯한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은 대부분 행우회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적 교류활동, 경조사 행사 등을 수행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행우회들은 은행권 불공정거래의 온상으로 지적받고 있다. 행우회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들이 관련 은행으로부터 적지 않은 일감을 제공받아 배를 불려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감몰아주기’ 행위는 다른 중소기업의 기회 박탈뿐 아니라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의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행우회가 설립한 우리피앤에스 역시 같은 사안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피앤에스의 경우 일감몰아주기 논란뿐만 아니라 최근 부당해고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그에 대한 비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우리은행 행우회 출자기업 우리피앤에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채용비리 사건으로 은행장 교체까지 단행한 우리은행이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전·현직 임직원들의 모임인 행우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인한 비판의 화살이 우리은행을 향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과 행우회가 주축이 된 논란은 청와대 홈페이지에까지 게시됐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번 사안은 취임한지 한 달이 채 안된 신임 손태승 은행장, 그리고 우리은행의 최대주주인 정부(예금보험공사)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우리 P&S소속 우리은행 상담직원 “많은 상담원들 해고 걱정에 하루하루가 불안”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 내 한 게시글의 청원기간이 종료 됐다. 구랍 4일 올라온 해당 글의 제목은 ‘법망을 이용한 해고 사례’며 글의 작성자는 우리은행 고객센터 상담업무를 수행했던 전 우리피앤에스 직원이었다.
작성자는 “바쁜 와중에 이 글이 시간을 뺏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며 “청원을 하는 손이 떨린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월 한 달 동안 교육을 진행한 후 2월 2일자로 입사했는데, 입사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0월 중순 해고를 당했다”고 적었다.
이어 “해당 사안을 노동부에 접수했지만 부당해고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우리피앤에스의 관리자는 해고 대상 직원을 지속적으로 면담하는 방식으로 사직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어느날 한 직원이 관리자에게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어김없이 그 직원은 (며칠 후) 보이지 않게 됐다”며 “이것이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 7~8월쯤부터 한 팀장과 면담을 하기 시작했다”며 “그 팀장과 상담하는 직원은 어김없이 퇴사를 하다 보니 상담하러 가는 나를 모든 직원들이 쳐다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상담업무와 관련해 민원이 발생하자 약 3주 동안 일을 하지 못하고 이른 바 ‘콜 받아쓰기’만을 하는 등 괴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며 “관리자에게 ‘퇴사를 해야하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그만두라는 말을 직접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작성자는 “결국 지난해 10월 중순 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퇴사를 했다”며 “노동부에 이 일을 알렸으나 회사에서 직접적으로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식으로 많은 상담원들이 불안에 떨면서 일을 하고 있고 인간의 존엄 자체를 존중 받지 못하고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그래서 용기 내 청원을 접수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의 진위 여부와 이에 대한 입장을 확인해본 결과, 우리피앤에스 측은 “지난해 12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 출석해 해당 직원이 주장한 부당해고 등의 사실 관계를 확인한바 ‘이상 없음’으로 종결됐다”며 문제될 소지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수년째 일감몰아주기 지적에도 여전히 당당…“내부거래 척결 공정위 의지 무시하나”
우리피앤에스의 경우 과거부터 줄곧 우리은행으로부터 특혜에 가까운 지원을 받았다고 지적받아 온 행우회 소유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피앤에스는 지난 1930년 설립된 대창흥업주식회사와 1934년 설립된 한일진흥이 전신이다. 1999년 우리은행 본점 건물 종합관리를 개시하면서 대창흥업과 한일진흥을 합병하고 ‘한빛기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2년 우리기업을 거쳐 2013년 우리피앤에스로 상호 및 CI를 변경했다.
우리은행 행우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자산관리, 인력파견, 시설물 유지 및 보수, 인쇄물 제작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우리모기지(95.50%), 우리휴먼서비스(100%), 우리아이에스(100%), 우리두리(100%) 등을 주요 자회사로 두고 있다.
우리피앤에스는 과거 수년 동안 청소, 건물관리, 경비, 콜센터 등 우리은행 관련 일감을 전적으로 제공받아 물의를 빚었다.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한 행위로 타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 체제를 무너뜨린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배임’ 행위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5년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10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우리피앤에스에 매년 수십억원에서 100억원대 이상의 업무를 수의계약을 통해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건수는 총 9건이며 총 거래 금액은 519억원이다. 특히 당시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진행되기 전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우리피앤에스는 그 이후에도 여전히 매출의 상당부분을 우리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피앤에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년 동안 우리은행을 상대로 벌어들인 매출은 총 585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총매출인 1141억원의 51.27%에 해당하는 수치다. 회사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우리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2012년(49.91%), 2013년(48.66%), 2014년(47.66%)보다 높은 수치다. 2015년 기록했던 54.43%(1398억원 중 761억원)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