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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아이돌가수 사건·사고 후폭풍
“설마 우리 오빠가”…돈벌이 세뇌 아이돌육성 부메랑
팬들의 상실감, 소액주주 피해 등 소속사 방만 관리 부작용 심각
이슬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29 16:19:38
‘오너리스크’란 대주주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 혹은 경영적 판단 착오 등으로 인해 회사가 손실을 입는 것을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아이돌리스크’는 아이돌가수와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 등 구설수로 인해 소속 연예기획사가 막대한 손실을 입는 사태를 일컫는다. 하지만 ‘아이돌리스크’로 인한 피해는 기획사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여론이 많다. 팬, 소액주주 등으로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과거엔 열애설·태도논란 등에 그쳤던 아이돌가수의 일탈 행위가 마약, 성폭행, 음주운전 등으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어린 팬들의 모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아이돌리스크 실태와 이로 인한 각종 부작용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아이돌가수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피해가 기획사는 물론 팬·소액주주들에게까지 전가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가수를 둘러싼 논란은 열애설·태도논란 등에 그치지 않고 마약·성폭행 등 강력범죄까지 다양한 원인에 기인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FNC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스카이데일리
 
최근 아이돌가수가 연루된 일탈 행위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열애설이나 태도논란 등에 그쳤던 일탈 행위는 최근 들어 수위가 상당히 높아졌다. 마약, 성폭행, 음주운전 등 강력범죄 행위에 연루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돌가수의 일탈 행위는 사회적 파급력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다른 사건에 비해 높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단순히 연예기획사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팬과 소액주주 등으로까지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좋아했던 가수의 일탈 행위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가 하면 소속 기획사의 주가 하락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는 소액주주도 존재한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소속 가수에 대한 연예기획사의 철저한 관리를 꼽고 있다. 소속 가수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사업 확장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 탓에 가수들의 인성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인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아이돌 잇따른 비행 행위, 보이콧 해보지만…“피해는 온전히 팬 몫”
 
팬들은 평소 선망하던 아이돌이 구설수에 휘말리면 적지 않은 심적 타격을 받는다고 호소했다. 배신감을 크게 느낀 팬들은 아이돌의 앨범·음원·관련 상품(굿즈) 등의 ‘보이콧(부당한 행위에 대항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벌이는 거부운동)’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 고생하는 건 자신들 뿐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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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6월 아이돌그룹 JYJ의 멤버 중 한명인 박유천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무려 4명의 여성으로부터 잇달아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사건 장소가 유흥업소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 빅뱅 탑(사진 왼쪽)은 입대 전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검찰조사를 받았다. 씨엔블루 정용화(사진 가운데)는 2016년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부당취득한 데 이어 최근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합격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더블에스501 김현중은 2014년 본인의 여자친구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며 대중들의 지탄을 받았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 박유천이 무혐의 판정을 받으면서 사건은 마무리 된 분위기지만 팬들이 받은 충격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JYJ 팬인 김누리(26·여) 씨는 “사건이 터졌을 때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팬카페 등에서 반응을 살피고 사건이 자세히 알려질 때까지 기다렸다”며 “정황을 확인하고는 정이 떨어져 몇 년 간 쓰던 JYJ의 음악 컬러링을 바꾸고 음악 어플 재생리스트에 있던 음악도 다 지웠다”고 털어놨다.
 
한연우(25·여) 씨는 “가끔 추억을 회상하려 듣던 노래를 박유천 사건 이후로 끊었다”며 “그가 출연한 ‘성균관 스캔들’ 등의 드라마를 재밌게 봤는데 이젠 아예 보기가 싫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건이 한 번 터지면 어디 가서 그 가수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씨엔블루의 멤버인 정용화는 최근 2년 새 두 번이나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016년 미공개 정보를 통해 자신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부당 취득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대학원 특혜입학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는 “해당학과 학과장이었던 교수의 권유로 지원했다”며 “교수가 직접 소속사를 찾아온 자리를 면접이라 말해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고 해명했다. 현재 경희대 측은 이를 학칙 위반으로 결론을 내리고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입학 취소를 논의 중이다.
 
지난 2009년 아이돌그룹 2PM의 리더였던 박재범은 과거 한국비하 글을 게재해 논란에 휘말린 후 결국 그룹을 탈퇴했다. 당시 박재범의 팬이었음을 자처한 윤연지(26·여) 씨는 “단순 실수냐 범법행위냐의 차이는 크지만 대중은 이를 판단할 여유도 이유도 없으니 결국 마음 고생하는 건 팬이다”고 털어놨다.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은 “현재 음악산업 트렌드는 음악 뿐 아니라 패션·사생활 등 아이돌의 모든 부분을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노출하는 것이다”며 “팬들은 그만큼 아이돌에 시간·감정·물적 투자를 하게 되는데 이에 감정적 흠결이 생긴다면 배신감 등 여러 감정이 극단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YG·JYP 등 엔터공룡에 발등 찍힌 개미투자자들…소속 가수 관리시스템 ‘구멍’
  
▲ 전문가들은 아이돌가수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의 주된 원인이 기획사들의 방만한 관리와 경영방침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덕성·사회적책임 등의 교육은 등한시하고 외적 발전만을 강요하면서도 이들을 인격체가 아닌 ‘몇 년 짜리 소모품 정도’로 여긴 결과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드래곤 콘서트 현장 ⓒ스카이데일리
 
아이돌가수의 사건·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이들은 비단 팬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돌가수가 소속된 기획사가 상장기업일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상당했다. 논란에 휩싸인 가수가 당분간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회사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안감이 주가에 반영된다. 자연히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게 돼 결국 소액주주들은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다.
 
일례로 아이돌그룹 빅뱅의 탑은 입대 전 자택에서 대마초를 수차례 흡입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의무경찰 복무 도중 검찰 조사를 받고 직위가 해제됐다. 지난해 6월1일 3만3000원이던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해 같은 해 9월25일 2만4850원까지 감소했다. 3개월 새 약 25% 감소한 수치다.
 
줄곧 엔터테인먼트업계 시가총액 2위를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7일 그 자리를 JYP에 내주게 됐다. 탑 대마초 사건뿐 아니라 연말 소속 프로듀서인 쿠시 등 끊임없이 마약 논란에 휩싸인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8월22일에는 아이돌그룹 더블에스501 리더 김현중의 여자친구 폭행 사건이 보도되자 소속사 키이스트의 주가는 전일 대비 7.55% 떨어졌다. 당시 키이스트 주식의 2190만510주를 보유하고 있던 최대주주 배용준의 지분가치는 약 51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가수를 둘러싼 사건·사고와 이에 따른 부작용의 발생 이유로 기획사들의 방만한 행태를 꼽고 있다. 소속 가수를 그저 사업 확장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 탓에 인성 교육이나 면밀한 관리 측면에서 소홀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권상집 동국대학교 교수는 “아이돌가수의 일탈의 이유는 도덕성·윤리 교육 등을 등한시하고 그저 ‘몇 년 짜리 소모품’으로 여기는 잘못된 경영자 사고가 가장 큰 원인이다”며 “특히 “SM·YG·FNC 등 중견 기획사들은 아이돌 구설수로 한 번 유명세를 치른다고 해도 언제든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일탈을 일삼는 아이돌가수에 대해서는 “아이돌의 삶은 10대 때부터 철학·이성 등 내면에 대한 교육 없이 춤·노래 레슨만 받으며 겉모습·실력 같은 외적인 면만 계발시키도록 짜여 있다”며 “이렇게 자란 이들은 타 성인보다 윤리의식이 부족할 수 있으며 과도한 생활 통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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